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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세의 젊은 나이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조용수 <민족일보> 사장.
 31세의 젊은 나이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조용수 <민족일보> 사장.
박정희 정권이 민족일보를 탄압하고 사법 살인을 한 지 48년이라는 긴긴 세월이 지났다. 정권의 정당성을 어디서 찾을까 고민하던 박정희 군사 정권은 정권을 잡자마자 조용수 사장을 비롯한 신문제작진을 '반국가 단체인 북한'에 이익을 주었다는 구실로 체포한다.

이어서 남파간첩한테 공작금을 받았다는 증거 조작을 통해 사법 살인을 저질렀다. 민족일보는 폐간됐고 조용수 사장은 사형당했다.  

지난 11일, 민족일보 희생자들과 유족들에게 국가는 99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늦었지만 크게 환영할 일이다. 유신 정권의 독재의 실상을 감추기 위해 조작해낸 민청학련 사건도 11일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었다.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믿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하는 역사적 사건이다.

민족일보 사건도, 민청학련 사건도 박정희 독재 정권의 민주주의와 인권 탄압임이 사법부에 의해 확인되었음에도 보수 세력 가운데 누구도 사죄를 하지 않는다.

진정한 보수라면 박정희 독재를 포함한 독재 정권의 역사를 반 민주주의 국가 폭력으로 규정하고 반성부터 해야 하는 데 "산업화 세력"이라고 복권을 끊임없이 시도하면서 독재를 정당화하기 바쁘다. 동시에 민주주의 세력, 진보세력을 "빨갱이"로 모느라고 정신이 없다.

사법살인 법관 5명 가운데 한 사람은 선진당 대표로 있는 이회창씨다. 당시 초임판사였던 그의 심정이 어찌했든 그런 일을 결정한 데 대해 반성이 필요하다.

그는 고 노무현 대통령이 금품을 받은 것을 자신은 몰랐다고 말했을 때 "남자가 아내에게 자꾸 책임을 미루느냐"고 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남아답지 못하다고 몰아붙였다. 그는 "원칙"이라는 잣대로 이 사람 저 사람 잘도 몰아붙이다.

그러나 이회창씨 자신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짓밟고도, 죄 없는 사람을 살해하는 사법 살인을 하고도, 민주언론을 말살하는 반민주적 폭력을 저지르고도 사죄 한마디 안 한다.

그의 잣대는 잴 때마다 길이가 달라지는 세계 최고의 탄력을 가진 고무줄 잣대인가?

민족일보 진상규명위원회가 말했듯이 이제라도 이회창씨는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죄하며 용서를 구하고 진실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민족일보> 창간호 1면.
 <민족일보> 창간호 1면.
ⓒ 구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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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씨, 박근혜씨를 포함한 보수세력은 눈만 뜨면 자유민주주의가 어떻고 보수가 어떻고 하면서 마치 자신들이 민주주의와 우리 사회를 지키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친 사람인 것처럼 포장한다.

보수세력의 원조인 박정희가 민주주의 말살하고 사법 살인한 일에 대해 보수세력 전체는 하나같이 왜 계속 침묵하는가? 침묵하는 데 머물면 그나마 다행이다. 공포 자체인 독재의 역사를 아름답게 치장하기 바쁘지 않는가!

이들 보수세력이 민족일보 탄압과 사법 살인에 침묵하면서 민주주의를 말하고 자유언론을 노래하는 것은 위선 그 자체이다.

지금이라도 민족일보, 진보당, 반민특위 습격 사건,  민청학련, 인혁당 사건, 각종 간첩 사건 조작을 통한 사법 살인과 독재정치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사죄하는 세력이나 사람들을 보고 싶다. 단 한 사람이라도 말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악법 국가보안법을 없애지 않는 한 제 2, 제 3의 사법 살인, 국가의 인권 범죄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우리 모두 국가보안법 문제에 관심을 쏟아야 할 이유이다.


태그:#민족일보 , #사장 조용수 , #국가보안법 적용 민족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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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최창우입니다. 특별히 내세울 게 없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마음만은 뜨겁습니다. 옳은 일이랄까 상식이랄까 나름의 기준으로 세상을 보고 때론 슬퍼하고 때론 즐거워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한 여인의 남편이고 세 아이의 아빠입니다. 노원구 상계동에서 30년 동안 살아오면서 가난 때문에 힘들고 지친 사람들의 모습을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사회 현실에 눈감지 않고 할 말을 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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