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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밑반찬 베스트7
 도시락 밑반찬 베스트7
ⓒ 호박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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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학교 다닐때 도시락 싸들고 다니셨나요? 요즘은 급식이 학생들 점심을 해결해 주지만 호박은 초, 중, 고딩 때 도시락 싸들고 학교 다녔어요.

어머님이 바쁘셨던 관계로 살림을 도맡아 하셨던 외할머님이 호박도시락 책임자셨답니다.
호박 외에도 매일 아침 막내아들/막내딸(호박에겐 작은외삼촌과 이모) 것까지 3~5개 도시락을 싸주셨었지요. 야간자율학습 저녁도시락도 싸들고 갈 때가 많아서 할머님이 참 고생많이 하셨어요(ㅠㅠ).

도시락에 얽힌 사연도 참 많답니다. 이모가 3년 내내 사용했던 겨울용 보온도시락을 제가 물려받았었는데요. 다른 곳은 다 멀쩡한데 잠그는 왼쪽고리 한 부분이 말썽이었죠. 버스가 막 출발하려기에 냅다 달렸다가 그 부분이 풀어지면서 안에 있던 밥통이랑 반찬통이 허공을 나르고 날아 저~만치에 퍽! 하고 떨어졌던 순간. 정말 쥐구멍에 숨고 싶었답니다. 당시 흘낏흘낏 호박을 훔쳐보는 남학생도 있었는데(^^) 그날 이후로 나한테 관심을 끊은 듯하더군요. ㅎㅎ

아무튼 호박은 도시락 하면 외할머님이 가장 생각나고, 지금도 뵈러 가면 호박이 좋아했던 음식들을 만들어 주시려 꾸부정한 허리로 좁은 부엌에서 꼼지락꼼지락 하시는 모습이 정말 귀엽답니다. 귀여운 우리 할머님 애칭은 "김여사"랍니다.(어른한테 귀엽다라는 표현이 좀 잘못되긴 했지만^^;)
할머님이 싸주시던 옛날도시락
 할머님이 싸주시던 옛날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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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님은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없는 이 손녀딸 기죽지 말라고 평소 옷과 도시락반찬에 엄청 신경을 써 주셨죠. 저를 빼고 6명이나 되는 손자/손녀딸들은 다 할머니 손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답니다.

당시 소시지 반찬이며 장조림 싸가는 학생은 드물었어요. 점심시간이면 담임선생님도 제 반찬을 호시탐탐 노리곤 하셨답니다. 특히 외할머니의 총각김치는 '죽음'이에요. 한번 맛보면 기절초풍을 해버린다고 할까요^^.

자랑은 그만 하고, 도시락 반찬하면 최고봉을 달리는 도시락(밑반찬) 베스트7을 소개합니다.

할머님이 싸 주시던 옛날도시락 도시락 밑반찬 베스트7 ① 콩자반

도시락 밑반찬 베스트7 - 콩자반
 도시락 밑반찬 베스트7 - 콩자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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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콩도 볶으면 참 고소하고 맛있는데요. 할머니는 요 검정콩이랑 노란콩을 교대로 조려서 도시락으로 싸 주셨었어요. 그런데 왜 아무리 해도 그 할머니표 맛이 안나는지 의아스럽답니다.

* 콩자반 만드는 순서
콩을 물에 불려요 → 물과 간장을 1:1로 넣고 졸이듯이 삶아요→ 자작자작 졸여지면 불을 끄고 물엿을 넣어요 → 그릇에 담아낼 때 깨소금 솔솔솔.

할머님이 싸 주시던 옛날도시락 도시락 밑반찬 베스트7 ② 멸치볶음

도시락 밑반찬 베스트 7 - 멸치볶음
 도시락 밑반찬 베스트 7 - 멸치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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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티 제거를 한 멸치를 간장:식용유 또는 고추장:식용유 양념에 꽈리고추+통마늘을 넣고 볶다가 멸치 넣고 빠른 시간내에 볶아냅니다. 안 그러면 잔멸치는 잘 타요. 또 주의점은 설탕을 넣으면 멸치가 넘 딱딱해지고, 다진 마늘은 좀 지저분해 보여서 통마늘을 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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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님이 싸 주시던 옛날도시락 도시락 밑반찬 베스트7 ③ 소시지부침

도시락 밑반찬 베스트 7 - 소시지(햄)
 도시락 밑반찬 베스트 7 - 소시지(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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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지나 햄이야말로 우리 땐 정말 귀한 반찬이었어요. 요즘은 질 좋고 맛 좋은 햄 종류가 다양하지만 호박 어렸을땐 요 밀가루가 듬뿍 들어간 소시지가 도시락반찬의 황제였답니다. 이걸 싸가면 아이들이 한입만 달라고 줄을 섰었죠. 후후^^ (근데 자꾸 이러니까 호박 나이가 엄청 많은 것 같이 느껴져요... ㅠㅠ)
귀한 대접을 받았던 소시지(햄)
 귀한 대접을 받았던 소시지(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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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은 지금도 비싼 햄 대신 요 가격 착한 소시지를 사다가 옛날 생각하면서 먹어요. 그 당시엔 '라이트라'처럼 고급식용유는 없었지만...

할머님이 싸 주셨던 옛날도시락 도시락 밑반찬 베스트7 ④ 장조림

도시락 밑반찬 베스트 7 - 장조림
 도시락 밑반찬 베스트 7 - 장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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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산다는 친구들만 가끔 싸 왔던 소고기장조림. 메추리알 대신 계란을 넣기도 하죠. 사실 대가족이어서(그리고 대부분이 학생이어서) 살림이 넉넉지 않으셨던 할머님은 소고기 한 덩이에 계란만 잔뜩 넣은 장조림을 생일이면 해주셨답니다.

그래도 그게 어디예요. 이 반찬 나오는 날이면 삼촌이랑 이모랑 이 호박은 눈치작전을 펼쳤던 기억이 나네요.

* 메추리알 장조림
메추리는 살짝 삶아서 껍질을 까둡니다 → 간장/물/꽈리고추/통마늘 넣고 졸이다가
메추리알 넣고 마저 졸입니다 → 약간 짭쪼름해야 더 맛있어요! ( 더 상세히 보려면 클릭)
계란을 대신할 때는 흰자 부분만 익을락 말락하게 삶아서 조리세요. 안 그럼 넘 퍽퍽해져요.

그리고 도시락 밑반찬의 베스트 5는 김이에요! 김!!!!
당시 할머님은 은박지 또는 반찬통 대신 라면봉지에 이 김을 넣어서 반의 반을 접어 노란고무줄을 튕겨 싸 주셨지요. 상상이 가시나요?

할머님이 싸 주셨던 옛날도시락 도시락 밑반찬 베스트7 ⑥ 계란말이

도시락 밑반찬 베스트 7 - 계란말이
 도시락 밑반찬 베스트 7 - 계란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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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님은 아무것도 안 넣고 계란만 넣은 계란말이도 정말 맛있게 만드셨는데, 호박은 이렇게 갖은 야채를 다 넣어서 만들어야 겨우 맛이 난답니다. 대체 할머니 손맛은 언제쯤 제게도 올까요?

* 계란말이
파/고추/양파/갖은 야채... 있는 것만 송송송 썰어서 계란이랑 잘 섞어서 부쳐내면 됩니다.
아주 쉽죠^^ ( 더 상세히 보시려면 클릭)

그리고 우리 김여사님의 센스는 여기에서 끝이 아니셨답니다.

계란말이는 밑바닥에 깔아주는 센스가 필요
 계란말이는 밑바닥에 깔아주는 센스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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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의 경우엔 어찌나 친구들이 삼촌 반찬만 뺏어먹는지 정말 할머님이 삼촌 밥밑엔 계란프라이를 2개나 깔아주곤 하셨어요. 가끔 콩으로 하트까지 그려내셨던 할머님! 우리 할머니는 킹왕짱 센스쟁이시랍니다. 하하하~

도시락 밑반찬의 베스트 7은 없으면 서운한 김치!!!

김치예요. 아무리 냄새가 난다 해도 왠지 김치 없으면 서운하죠.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할머니표 총각김치는 담임선생님도 침을 흘리셨던 임금님 밥상에나 올라갔을 만한 맛이었답니다.

당시엔 병우유로 나왔기에 우유병이나 잼을 담았던 병에 김치를 넣어서 싸주셨었어요. 아~ 할무이 김치 먹고 싶어요.

혼식을 강조했던 그 시절
 혼식을 강조했던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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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호박 어렸을 때는 혼식을 강조하던 때라 쌀밥만 싸오면 벌을 서곤 했지요. 정말 일일이 선생님께서 검사를 하셨고, 귀차니즘 선생님들은 짝꿍끼리 서로 확인하고 혼식을 안해 온 친구를 고자질하게끔 만드셨답니다.

하루는 할머님이 깜빡하고 쌀밥만 하셨는데, 노란 생콩을 그냥 밥 위에 몇 개만 흩뿌려 놓았어요. 그걸 깜빡한 이모는 생콩을 씹고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선생님께 들키고 말았던 코미디가 펼쳐지기도 했답니다.

이웃님들의 도시락에 얽힌 추억도 들려주세요~ 도시락 안 싸 본, 바로 급식세대들은 잠시 빠져 주시고요^^;. 어떤 반찬이 가장 맛있었는지... 우리 아름다운 추억 서로 공유해 보아요~ 흐흐흐

ps 가을입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구~ 맛있는 음식으로 건강 지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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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도시락, #할머니, #추억, #밑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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