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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1일 밤 11시 45분]

 

22일 현인택-북측조문단 회동 확정... 통일부측 "면담은 확정, 시간-장소 조정 중"

 

남북한 당국자간 회동이 열리게 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21일 밤 "현인택 장관이 내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조문 온 북측 방문단을 만나기로 했다"면서 "면담방침은 확정됐고 시간과 장소는 현재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북핵 6자회담 자리가 아닌 곳에서는 처음으로 남북한의 고위급 당국자간 면담이 성사된 것이다.

 

북측 조문단장인 김기남 비서는 당 역사와 선전전동을 담당하는 인사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최다 수행한 최측근이고,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북한에서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인물로 최근에는 '클린턴-김정일', '현정은-김정일' 면담에 배석한 인사라는 점에서 현 장관과 상당히 높은 수위의 면담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1신 보강 : 21일 밤 11시 30분]

 

청와대 "북측 요청 있으면 만날 수도"... 김기남 "다 만나겠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을 위해 방문한 북한 '특사 조의방문단'이 21일 김 전 대통령 빈소를 조문하고, 유가족에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위로를 전달함으로써 이들의 기초임무는 끝났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 등 남측 정부당국자와 회동이 성사되느냐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측 조문단 단장인 김기남 조선노동당 비서가 이날 오후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씨 등을 만난 자리에서 남측당국과 회동문제와 관련해 홍양호 통일부 차관 등에게 "다 만나겠다.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대화를 요청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김 비서는 이날 오후 국회를 떠나면서 "오늘 저녁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남측) 당국을 만날 거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웃으며 "천천히 얘기하시죠"라고 말했고, 국회의장실에서 김형오 의장 등 여야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고인의 명복을 비는 의미에서 고인의 북남화합과 북남관계 개선의 뜻을 받들어 할 일이 많다"며 "저희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저녁 숙소인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임동원 정세현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과 박지원 의원,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문정인 연세대 교수 등과 한 만찬에서도 "두루 두루 만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당국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말을 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사람들도 아니고, 그런 성격의 자리도 아니었다"면서 "북측 조문단의 도착이후 전체적인 발언들을 보면 대화의지는 분명한 것으로 봐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통일부에서는 김남식 교류협력국장이 이 자리에 참석했다.

 

여전히 냉랭한 청와대... 하지만 "친서를 가져왔다면 만나겠다"?

 

청와대는 겉으로는 냉랭하지만, 북측 조문단의 요청이 있다면 응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북한 조문단과 회동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북측 조문단의 요청이 없고 현재로서는 만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저쪽의 요청이 있으면 만날 수는 있지만 현재 그런 계획이 없고, 우리가 먼저 만나자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여지를 남긴 것이다.

 

그는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서를 가져왔거나 따로 전할 메시지가 있으면 몰라도 저쪽에서 만나자고 하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만나야 할 이유도 없는데, (청와대 회동) 가능성이 있다, 없다고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청와대측은 이 발언이 "친서를 가져왔으면 만나겠다"는 내용으로 보도되자 "그것은 극단적인 예를 든 것이고,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또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조문단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카운터파트이기 때문에 만나게 되면 만나는 것"이라면서도 "그것도 하게 되면 하는 것이지 예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혹 만나면 공개적으로 만날 것... 비밀회동은 절대 없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혹시 (북측 조문단을) 만나게 되면 공개적으로 투명하고 당당하게 만나지, 뒤로 비밀회동하는 일은 절대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점은 분명하게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청와대가 북측 조문단을 '사설조문단'이라며 폄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회동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북측의 회동요구 여부가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북측은 이번 조문단 파견과 관련해 남측 당국과 회동하겠다고 시사해왔다. 김정일 위원장의 최측근 참모들인 고위급 인사들로 조문단을 구성하고, 체류일정을 1박 2일로 했으며, 조문단이 사용하기 위한 서울-평양간 직통전화 개설을 요구했다.

 

또 20일에 '12.1'조치를 전면 철회해 육로 통행·체류 제한 조치와 경의선 철도, 개성 경제협력사무소를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김정일 위원장과 현정은 회장의 합의를 이행하는 것으로, 조문단을 파견하기 바로 전날 이를 발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통일부 관계자는 21일 저녁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오늘 밤에 북측 조문단을 만날 계획은 없으며, 내일도 회동약속이 돼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만약 회동을 하게 된다면 언론에도 미리 알리고 공개적으로 만날 것"이라면서 "은밀하게 만날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김기남 비서가 "다 만나겠다.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박지원 의원이 그렇게 말했다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이것을 회동제의라고 판단하지는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정부가 먼저 회동을 제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청와대 분위기까지 종합하면 남측 정부에서 먼저 북측 조문단에게 회동을 제의할 계획은 없는 셈이다. 하지만 현정은 회장 방북 이후 모처럼 맞은 남북화해 기회를 이명박 정부가 그냥 넘기기에는 부담감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여전히 회동 가능성은 남아 있다.




태그:#북한 조문단,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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