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신 지 벌써 이틀이 지났습니다. 아직도 가슴이 텅 빈 듯 하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초점 잃은 눈에선 자꾸 희미한 물안개만 올라오고...
언제 다시 이런 분을 만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이런 행복을 다시 누릴 수 있을까요. 아니, 이 땅에서 이런 위대한 정치인이 다시 나올 수나 있을까요.
그는 대한민국이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인물이었습니다. 나라 안보다 밖에서 더 가치를 인정받은 진정한 거인이었습니다. 민족의 아픔을 온 몸으로 껴안고 그를 해결하기 위해 온 몸을 던진 열정의 투사였습니다.
그는 지역차별과 정치적 핍박, 이념적 낙인 등, 천형처럼 그를 옭죄이는 모든 제약들을 뚫고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와 최초의 남북정상회담과 최초의 노벨평화상 수상이라는 불멸의 '트리플 크라운'을 이끌어 냈습니다.
그의 위대성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넘어질 때마다 오뚝이처럼 번번이 일어났다는 것, 핍박과 박해를 받을수록 더욱 꼿꼿이 일어섰다는 것,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결코 웃음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마침내 절망 속에서 누구보다 찬란한 희망의 꽃을 피워냈다는 것. 아아. 굴곡진 그의 삶을 곱씹을수록 안타까움과 그리움만 더해갑니다.
그를 기리는 의미에서 미니홈피나 개인블로그를 통해 추모에 동참한 연예인들을 살펴 봤습니다. 먼저 가신 노무현 전 대통령 때에 비해 열기가 덜한 듯하여 그 수가 얼마 되지 않은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많더군요.
안성기 이병헌 김미화 장서희 태연 최양락 등 방송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을 애도한 분들과 소속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추모의 뚯을 밝힌 서태지 신해철 이승환 같은 이들, 직접 빈소를 찾은 이선희 최불암 최명길 등은 여기서 제외했습니다.
슬픔을 함께 한 친근한 면면들을 둘러 보시죠.
먼저, DJ DOC 멤버인 가수 김창렬은 "화합과 용서란 단어를 진심으로 알려주셨던 분... / 부디 좋은곳에서 우리나라를 지켜주세요... / 고생 많으셨습니다..."란 글을 미니홈피 대문에 올려 가신 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배우 이준기도 "애통한 2009년...큰별들이 지다.. / 민주주의를 위해 평생을 헌신하신 고인의 뜻은 국민들의 가슴 속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란 글을 대문에 남기고 그 위에 국화꽃 한 송이를 띄웠습니다. 쪼그려 앉은 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우는 듯한 오른쪽 하단의 그림이 특히 눈에 띄는군요.
그런가 하면, 슈퍼주니어 이특(박정수)은 "..End..가 아닌..And.. / 명복을 빕니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는 게.. 삶의 이치라지만.. 난 이별이 너무나 싫다.."는 말로 김 전 대통령을 떠나보내는 먹먹한 심정을 표현했습니다.
한때 정치판에 발을 들여놓기도 했던 래퍼 디지(김원종)은 미니홈피 상단에 71년 대선에서 DJ가 연설하는 사진을 올리고, 그 밑에 "Good bye..My President. / C U when I Get There... / Rest In Peace.."란 영문글을 새겨 넣었습니다. "굿바이, 마이 프레지던트"란 말이 정겹지 않습니까?
인기가수 손담비도 추모행렬에 동참했습니다. 검은 색으로 미니홈피를 꾸민 손담비는 대문그림 옆에 국화꽃을 달고, 또 우측 하단에 "근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는 글과 함께 다시 국화꽃을 배치해 애틋한 마음를 전했습니다.
'과속스캔들'로 급부상한 영화배우 박보영은 "아..."라는 탄식으로 김 전 대통령을 잃은 비통함을 대신했습니다. 이어 그 뒤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는 글을 덧붙였습니다.
방송인 박경림은 미니홈피 상단에 올린 글에서 "참 훌륭하신 분"이라고 김 전 대통령의 생전의 삶을 추억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 애도했습니다. 'Today'란에 아로 새겨진 '슬픔'이란 두 글자가 눈에 밟히네요.
그룹 '신화'의 멤버 김동완은 자신의 개인블로그에 올린 "고생 많으셨습니다. 편히 쉬세요"란 짧은 글을 통해 이 땅의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쉼없이 달려온 김 전 대통령의 노고를 기렸습니다.
요즘 '인디안보이'로 한창 주가를 떨치고 있는 가수 MC몽은 별다른 글을 남기진 않았지만, 대문그림 옆에 '근조' 문구가 적힌 국화꽃을 달아 자신의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군 복무 중인 가수 김정훈(전 UN 멤버)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한다"며 그를 추모했습니다.
그외, 영화배우 배두나와 탤런트 서민우, 가수 심은진, '스윗소로우'의 인호진 등도 미니홈피에 노란 국화꽃을 달거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합니다"는 글을 올려 가신 님을 추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