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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있는 식사로 고른 영양섭취를 해주는 것은 아이들의 성장에 필수적입니다.
 균형 있는 식사로 고른 영양섭취를 해주는 것은 아이들의 성장에 필수적입니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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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 아동 10명 중 3명 이상이 인위적인 성장관리를 통해 키를 키우려고 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5일 상계백병원 성장클리닉 박미정 교수팀은 대한소아과학회지 최근호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성장클리닉을 방문한 아동 823명(남 416명, 여 407명)을 대상으로 '인위적 성장 관리실태'를 조사한 결과, 키를 크게 하기 위해 인위적 관리를 한 경우가 전체의 33.4%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키를 크게 하려는 방법으로는 한의원에서 성장 촉진 한약을 먹거나 성장보조제를 복용한 경우가 각각 37.8%로 가장 많았던 반면,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은 경우는 2.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키는 그 사회의 경제·사회적인 변화와 관계되는 상대적 요소입니다. 20년 전만 해도 20세 남성의 키 174cm는 비교적 큰 키에 속했지만, 현재는 20세 남성 10명 중 5번째 키에 불과합니다. 이렇듯 현재 성장기 아동의 10명 중 3명 이상이 인위적 성장 관리를 하는 이유는 자신의 현재 키에 대한 불만족 때문일 것입니다.

키에 대한 스트레스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심각합니다. 김덕희 연세의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원장은 "사춘기 청소년 중엔 저신장증으로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어 저신장증의 가족력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키 크고 싶다면, 성장판과 골 연령에 집중하라

많은 사람들이 평균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 현재 자녀들의 키가 치료받지 않아도 될지라도 조금 더 키를 키우고자 합니다. 그러면 현재 각 나이 대별 평균 키는 어느 정도 될까요?

대한 소아과학회에서는 2005년도에 전국적으로 신장을 측정해서 새로운 표준치를 발표했습니다. 만 20세 성인의 기준으로 남성의 평균 신장은 174cm, 여성의 평균 신장은 160.5cm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저신장'이란 어느 정도의 키를 말하는 것일까요?

진동규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연령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같은 또래의 성장기 소아 100명중 3번째 미만(3percentile)이거나 연간 성장 속도가 4cm/년 이하일 때로 정의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키가 크고 잘 자란다고 해도 성적으로 조숙하면 골 연령(뼈 나이)이 항진되어 최종 성인키는 작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현재 잘 자란다고 하더라도 성장판의 성장과 관련된 골 연령이 어느 정도인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장판은 키가 크는 데 키포인트입니다. 인간의 키는 오로지 성장판이 열려 있을 때만 자랍니다. 50cm 정도로 태어난 인간이 농구 선수 하승진이나 K-1 파이터 최홍만 선수같이 2m가 넘는 장신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배경에는 성장판의 왕성한 작용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성장판은 관절의 양끝에 연골로 되어 있으며, 성장판이 열려 있는 시기에는 연골세포가 빠르게 분화하여 개수가 늘어나게 됩니다. 늘어난 세포들은 크기가 커지며 석회화가 되고, 뼈가 길어지면서 그것이 곧 키가 되는 것이지요. 성장판은 주로 다리와 팔 등에 있으며 성장이 완료되면 없어지며, 엑스레이로 촬영해 보면 어느 정도 닫혀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성장판이 닫히고 있는 걸 알려주는 2가지

3백분위수란 100명을 키 순서대로 섰을 경우 앞에서 3번째 이내인 경우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한 반에서 1~2번째 키순서 인 경우를 일반적으로 저신장이라고 말 할 수 있다.
▲ 대한 소아과학회에서 발표한 2005년도 신장 표준치 3백분위수란 100명을 키 순서대로 섰을 경우 앞에서 3번째 이내인 경우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한 반에서 1~2번째 키순서 인 경우를 일반적으로 저신장이라고 말 할 수 있다.
ⓒ 연세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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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일생 동안 두 번 크게 자라게 됩니다. 첫 번째 시기는 생후부터 만 2세까지로 총 38cm 정도가 자라며, 사춘기 동안 25~30cm 정도가 자랍니다. 그러므로 이 두 시기를 놓치게 될 경우 아무리 탁월한 치료를 한다 해도 효과가 미미할 수 있습니다.

김덕희 원장은 "남학생은 만 16세에서 17세, 여학생은 14세를 전후해서 성장판이 닫히기 때문에 이후에 진료실을 찾는 것은 그만큼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성장판이 닫히는 걸 어떻게 알 수 있나, 궁금해 하실 분들이 계실 텐데요. 여성의 경우 초경 후 2년이 지나면, 남성의 경우 겨드랑이 털이 많이 났다면 성장판이 닫히고 있는 것으로 봐도 됩니다.

키가 크지 않는 원인은 생각보다 여러 가지입니다. 의학적으로 저신장증의 원인은 크게 2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이중 병적인 경우는 20% 정도이며, 병적이 아닌 경우가 나머지를 차지합니다.

병적인 원인은 영양장애, 빈혈, 심장병, 신장병, 폐질환 등 만성질환에 의해 나타나며 구루병이나 연골장애 등 골격질환, 터너증후군이나 다운증후군 같은 염색체질환, 태아발육부전, 성장호르몬이나 갑상선호르몬 같은 내분비 호르몬 장애 등으로도 왜소증이 초래됩니다. 병적이 아닌 원인들이란 단순히 키만 작은 것으로 가족성 왜소증과 체질성 성장지연 등을 말합니다.

김덕희 원장은 "가족성 왜소증은 부모 혹은 친척들 가운데 키가 작은 유전적 요인이 있는 경우이며 체질성 성장지연은 지금은 키가 작지만 2~4년 늦게 키가 자라 성인이 되었을 때 키는 정상인 경우를 말한다"고 설명합니다.

가족성 왜소증 소인이 있는 사람 중엔 성장판이 닫힌 후에야 병원을 찾아 '조금만 일찍 찾을 걸'이라고 후회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우리나라 통계에 의하면 체질성 성장지연보다 가족성 왜소증이 더 많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뼈가 자라는 것 방해

현재 성장을 유도하는 최선의 방법은 영양섭취 및 생활습관 교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방법이 필요합니다.

이상일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교수는 "우선 잠을 푹 자야 한다"며 "성장호르몬은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 깊은 잠을 잘 때 가장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균형 있는 식사로 고른 영양섭취를 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성장에 크게 관여하는 것은 열량영양소(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비타민 A, 비타민 B군), 무기질(칼슘, 아연 등)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영양소들이 제대로 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비타민이나 무기질 등의 조절영양소가 필요하므로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쉽게 먹게 되는 인스턴트, 당분식품들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억제시키기 때문에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살찌는 것이 성장에 방해가 될까봐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면 영양의 불균형을 가져와 뼈가 자라는 것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합니다. 김덕희 원장은 "하루에 20분 정도의 적당한 운동은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것을 촉진한다"며 "줄넘기, 농구, 가볍게 달리기, 체조, 테니스, 배드민턴 등의 운동은 뼈가 자라는 골 관절 부위의 성장선을 자극해 키 크는 것을 도와준다"고 설명합니다.

키 크는 치료·키 크는 약... 효과 있을까?

서울의 한 초등학교 입학식 모습. 요즘 아이들은 키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합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입학식 모습. 요즘 아이들은 키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합니다.
ⓒ 이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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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를 크게 하기 위한 인위적 약물로는 성장호르몬 주사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성장호르몬을 투여해도 보험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대부분 병적 원인으로 인한 성장 장애인데, 성장호르몬 결핍증, 뇌종양 수술 후 저신장, 터너증후군, 만성신부전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외 치료에 사용되는 성장호르몬 투여에 대해서는 비보험입니다.

성장호르몬 치료에 대해 진동규 교수는 "전신적인 상태를 모두 고려해 약을 써야 하며 약은 반드시 전문가에 의해 용량과 적응증이 결정되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왜냐하면 성장호르몬은 단순히 골 말단에서 키를 크게 하는 효과뿐 아니라 당대사, 골대사, 지질대사 등에도 중요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또 성장호르몬은 뇌 내 신호전달 물질로서 작용 정서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성장 호르몬 투여 시기는 5~15세 사이가 적당합니다. 성장판이 닫힌 후에는 성장호르몬을 아무리 많이 투여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체질적으로 유전적으로 키가 작은 경우에 대한 성장호르몬 임상 결과 중엔 긍정적인 견해도 있으나, 일반적인 호르몬 적응증의 결과보다는 현저히 효과가 적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권유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키 크는 약'들은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요? 이에 대해 김덕희 원장은 "시중에 유통되는 키 크는 것을 도와주는 약들은 쥐나 동물에 주었을 때 성장이 촉진된다는 영양제지 치료제는 아니"라며 "단지 영양제 내지 식품으로 허가 받아 마치 성장치료제로 둔갑하여 시중에서 많이 이용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키 크는 약을)잘못 알고 치료제로 생각하고 먹다가, 나중에 성장이 되지 않아 병원을 찾았을 때 성장 시기를 놓쳐 후회하는 환자들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태그:#키, #성장, #성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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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면허의사(의사+한의사). 한국의사한의사 복수면허자협회 학술이사. 올바른 의학정보의 전달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의학과 한의학을 아우르는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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