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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대통령의 종교 문제다. 국가 최고지도자의 의식구조는 정치권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대통령이 종교색깔을 분명히 하는 경우 더 이상 대통령 개인의 문제일 수 없다."

 

작년 이명박 정권의 종교차별 논란으로 '종교평화수호'를 외쳤던 범 불교도대회 이후 종교자유와 인권, 그리고 국가권력에 대한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와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은 올해 초부터 전국을 돌며 '종교인권 길라잡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지난 25일 인천불교회관에서도 교육이 열렸다. 이 교육에는 스님과 신도 40여명이 참석했다.

 

"이명박 정권 이후 국가복음화 전략 노골적으로 진행돼"

 

이번 교육 강좌를 계획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정웅기 사무처장은 "이명박 정권이후 국가복음화 전략이 노골적으로 진행되어 왔고, 특히 인천지역은 기독교 성시화운동본부의 주요 거점도시로 10월에 개최될 도시축전 행사 때 '세계 성시화 축전'이 예정되어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정 사무처장은 "신정정치, 정치와 종교 분리원칙 위배, 신본주의로 인한 반인본주의 정책행태" 등 기독교적 배타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사회문제와 계층 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 정권의 종교를 이용한 국가권력 장악욕구를 국민이 바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작년 범 불교도대회 이후 종교의 자유와 종교평화 정책에 남다른 사명감을 갖고 참석하신 석담스님(수미정사 주지)은 "종교의 우위성에 지나쳐 다른 종교에 배타적 담론을 설정하려는 일부 기득권층의 기독교적 이념은 아상과 이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종교란 인간의 이로움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평등과 평화,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민심에 근거한 국론 설정을 이끌 수 있도록 올바른 방법과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교차별 근절과 바람직한 종교문화'의 강사로 나온 서강대 물리학과 박광서 교수는 "종교와 문화는 우열로 가리는 게 아니다. 최근에 관료집단과 정치권, 국가권력을 가진 기득권 계층에서 배타적 우위성을 노골적으로 집단화시켜 타종교와 국민을 배격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사랑으로 포장된 위선과 배타를 국민들은 올바로 직시하여 '다른 것'과 '잘못된 것'을 혼동하게 하여 잘못된 기독교적 우위 이념을 국가적으로 확산시키려는 모습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그는 또 "헌법 제20조 2항에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명시되어 있음에도 이명박 대통령은 공공연히 성경책을 들고 기도회에 참석하고 하물며 국가 행사에 지나칠 정도의 종교적 색깔을 드러낸다"며 '대통령직은 비정규직 심부름꾼일 뿐'인데 권한 남용과 권력 사유화 등의 자기집착을 하루빨리 버려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이어 '현실 기독교의 무례와 위험한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친 류상태 목사는 "종교란 단지 그릇에 불과할 뿐 그 안에 담긴 내용의 진정한 가치를 공유하여 배타적 기독교적 구원관을 극복하고 이웃종교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류 목사는 "개신교는 갱신을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야 하며, 그 과정을 통해 '목사와 장로 등의 기득권자를 위한 교회', '제도와 교리에 의해 지배당하는 교회'에서 벗어나, 진정 예수님이 원하시는 교회, 교우들과 이웃을 행복하게 하는 교회, 그리고 사회의 존경을 받는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개신교는 세상의 빛은 커녕 세상과 사회에 갈등을 빚어내는 문제 집단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날선 목소리로 질타하였다.

 

마지막으로 '종교차별 대응과 감시활동'을 주제로 강연을 펼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배병태 사무국장은 "단체나 기관의 장이 공무를 수행함에 있어 특정종교를 우대하여 종교 간 위화감을 조성하거나, 자신의 종교의 우월성을 강조하면서, 공공적 성격을 띠는 합창단, 봉사단 등을 노골적으로 선교일선에 동원한다거나 하는 행위 등이 대표적인 정교분리 훼손의 사례"라며 "종교차별에 대한 모니터링, 제보, 소송, 정보공개청구, 입법청원, 헌법소원 등 제도개선을 위해 다함께 노력하자"고 다시 한 번 강조하였다.

 

* 종교자유정책연구원 02-2278-1141. www.kirf.or.kr

*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02-2011-1824

* 문화체육관광부 공직자종교차별신고센터 02-720-1994. www.mcst.go.kr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 밝힌 정교분리 헌법위반 사례

 

- 2007. 1. 26 안상수 인천시장은 성시화 운동 법인설립 감사예배에 참여하여 "세계 선교센터 건립 추진으로 인천은 전 세계에 파송한 1만6천 한국인 선교사들을 돕는 선교도시로 세계복음화의 관문이 될 것이며, 성시화 운동을 전개하는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로 인천에 성시화운동본부가 설립된 것을 인천시민과 함께 축하한다"고 발언. 항의 빗발침.

 

- 오현섭 여수시장이 2008. 7. 29 한 기독교 신문에 "2012 여수세계박람회는  하느님의   선물이며, 주님의 복음을 증거 하는 박람회가 되도록 준비하겠다"는 취지의 기고문 게재함.

 

- 이명박 대통령은 2008. 8. 6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6일 낮 청와대 오찬에 조용기 목사를 초청하여 조 목사로 하여금 기도를 주관케 함. 청와대 측은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모두 독실한 기독교인이라 기도를 부탁하기 위해 초청한 것으로 안다"고 밝힘. 하지만 미국에서도 공적인 행사에 특정종교의식을 집행하는 것을 정교분리 위배라 하여 엄격히 금하고 있으며 이날 부시 대통령 또한 어리둥절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함.

 

- 2008. 8. 14 서울시가 시청 앞  광장에서 개최한 대한민국 60년 경축전야 음악회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그란데 오페라합창단이 합창하는 동안 '요르단의 큰 강둑과 시온의 무너진 탑들에 참배하라.' '예루살렘의 잔인한 운명처럼', '주님이 너에게 용기를 주시더라' 등 찬송구절이 자막처리 되어 방송되었음.

 

- 2008. 9. 4 경기도 남양주시는 지자체 중 최초로 시목위원회를 구성하여 이석우 시장이 시목들에게 위촉장을 전달하는 행사를 공개적으로 했다. 이석우 시장은 4일 저녁 남양주시 호평동 바이킹뷔페 회의실에서 시목위원회가 주관한 남양주시 발전을 위한 석찬기도회에 참석해 신동대 위원장(사능동부교회)을 비롯한 40여명의 시목들에게 위촉장을 전달했다. 성시화운동신문은 이 시장이 "제가 구상하고 있는 꿈의 도시를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으면 한다"며 시목들이 시정 발전에 크게 기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보도함.

 

- 2009. 4. 9 이명박 대통령 국가조찬기도회 축사 중에서 '하나님의 축복과 역사하심이 북녘 땅에도 함께 임하여...이스라엘 민족들이 그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애굽을 떠나 가나안으로 향했던 것처럼 우리는 강하고 담대한 믿음을 가지고 선진 일류 국가를 향해..발언함.


태그:#종교평화, #종교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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