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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는 22일자 사설 '방송의 기득권 지키기 정치파업 안 된다'에서 "국민의 시청권을 멋대로 유린하는 행위야말로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사회적 폭거다. 즉각 철회하는 게 마땅하다"고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파업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사설은 "MBC 등 일부 방송사들이 어제 새벽 6시부터 미디어법 개정에 반대하는 파업에 돌입했다"고 하여 파업 규모를 애써 축소시키고 있다. KBS가 하루 늦었지만 10년 만에 파업에 참여한 것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KBS는 언론노조 소속이 아니기에 언로노조 파업과 무관하다는 생각이겠지만 언론악법 때문에 파업에 참여한 것이므로 언론노조 파업에 동참한 것은 분명하다. 사설은 일부 방송이라고 했지만 SBS, EBS가 부분 파업에 동참하고 있으며, CBS와 YTN에도 참여하여 1,2차 파업보다 훨씬 참여도와 결집력이 높아졌다.

 

사설은 "전국언론노조 집행부가 '국민의 눈과 귀를 막으려는 이 악법이 폐기될 때까지 총파업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5공 군부 독재가 채운 미디어 족쇄를 계속 차고 가겠다는 주장도 시대착오적이지만, 국민의 시청권을 멋대로 유린하는 행위야말로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사회적 폭거"라면서 "즉각 철회하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 시청권을 멋대로 유린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는데 언론노조가 파업을 하는 이유는 <중앙일보> 사설이 인용한 것처럼 한나라당 미디어법이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 언론악법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언론악법을 통과시켜 족벌방송과 조중동방송이 탄생하면, 그래서 여론을 왜곡하고 있는 <조중동>이 방송까지 점유하면 대한민국 언론은 진실보도는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사설은 이어 "명분도 없는 불법 파업을 밀어붙이면 국민들이 납득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국민들은 60%가 한나라당의 미디어법을 반대하고 있다. 국민이 반대하는 미디어법을 오히려 169석이라는 절대 의석이라는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더 명분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의 시청권을 이용해 집단이기주의를 채우려 든다면 시청자들이 용서하지도 않는다. MBC를 보면 안다. 지난해 12월 이후 두 차례 불법 파업을 벌이는 동안 시청률은 급락하고, 광고 수입은 무려 40% 이상 쪼그라들었다"면서 "시청자들의 눈과 귀가 그만큼 밝다는 뜻이라"고 했다.

 

MBC 노조의 불법 파업으로 시청률이 떨어지고, 광고수입이 40% 이상 쪼그라 들었다고 했지만 이는 MBC만의 문제가 아니다. 종이신문 구독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한국언론재단(이사장 박래부)이 발행하는 월간지 '신문과 방송' 7월호 기사 '2008 언론수용자 의식조사'가 이를 확인시켜 주고 있다.

 

조선, 중앙, 동아일보 상위 3개지가 구독신문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58.1%(조선 24.4%, 중앙 19.7%, 동아 14.9%)로 나타났다. 이는 2006년 62.3%(조선 23.3%, 중앙 19.7%, 동아 19.3%)보다 떨어진 수치다. 신문정기구독률은 34.6%로 2004년 48.3%에 비해 하락했다. 신문과 방송은 "지난 12년간 연 평균 2.9%포인트 정도의 구독률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기자협회보> '조중동 구독점유율 58%' 2008.07.02)

 

특히 기자협회보가 보도한 "신뢰하는 매체는 MBC(21.3%), 네이버(13.7%), 조선일보(5.2%), 다음(3.3%), 동아일보(3.1%), SBS(3.0%), 중앙일보(2.8%)"로 신뢰도에서 MBC는 중앙일보에 거의 8배였다. MBC 광고가 떨어진다고 했는데 광고 수입도 MBC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문도 마찬가지다.

 

1, 2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까지 빠졌다가 조선·동아의 창간기념일이 포함된 3, 4월에 15~23%로 하락폭이 둔화됐으나 5월 들어 다시 20~27%까지 하락폭이 커진 것으로 집계됐다(표3 참조). 손병기 중앙일보 광고이사는 올해 1분기 신문사 광고 수주 실적이 외환위기 때보다 밑돌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디어오늘>-'대기업 등 주요 광고주, 신문광고 기피 현상 뚜렷', 2009.06.11)

 

중앙일보 광고 이사까지 직접 나서 광고 수주 실적이 외환위기 때보다 밑돌고 있다고 했다. 미디어오늘에서 말하는 중앙일보와 파업 때문에 MBC 광고 수입이 떨어졌다고 비판하는 중앙일보가 다른 신문이면 몰라도 자기 얼굴에 침뱉는 일이다.

 

사설은 "이번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방송사는 불과 몇 곳에 불과하며, 그것도 MBC를 제외하면 모두 일부 동조에 그치고 있을 뿐이라"면서 "중앙일보, 조선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주요 신문사들은 언론노조에 포함되어 있지도 않다"고 했다.

 

참 잘 지적했다. 바로 중앙일보가 언급한 이들 신문들이 족벌 신문이다. 시민의 알권리와 진실 보도보다는 사주들 눈치를 먼저 살피는 신문들, 재벌권력을 비판하기보다는 서민과 노동자들을 외면하는 신문들이다.

 

중앙일보는 언론노조 파업을 비판하려면 제대로 비판하라. 중앙일보 사설을 보면서 왜 언론노조가 파업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태그:#언론악법, #언론노조파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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