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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는 전설이다> 포스터에 이명박 대통령 사진을 합성해  패러디 한 <나는 재앙이다>
 영화 <나는 전설이다> 포스터에 이명박 대통령 사진을 합성해 패러디 한 <나는 재앙이다>
ⓒ 인터넷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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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이 천신일과 모든 장관과 같이 골프를 치러 가다가
사고가 발생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었다.
기자들이 몰려들어 병원장에 물었다.
"이명박 대통령을 살릴 수 있습니까?"
"가망이 없습니다."
"천신일은 살릴 수 있습니까?"
"그도 가망이 없습니다."
"그럼 누구를 살릴 수 있습니까?"
"국민을 살릴 수 있습니다."

최근 인터넷의 개인 블로그와 카페에서 퍼지고 있는 '이명박 시리즈'의 일부다. 인터넷을 떠도는 '이명박 시리즈'는 총 15개. 별도의 이미지가 없고 간단한 이야기 속에 이명박 대통령이 등장한다. 그리고 마지막 줄에서는 어김없이 웃음이 터진다. 1990년대를 풍미했던 'YS 시리즈'나 '최불암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구성이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이명박 시리즈에 달린 댓글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ㅋㅋㅋㅋㅋㅋㅋ'와 'ㅎㅎㅎㅎㅎㅎㅎ'. 그 뒤로 "진짜 웃긴다"(쥐박), "기발하다 누가 만들었냐ㅋㅋ"(ㅋㅋㅋ), "시리즈는 계속되어야 합니다"(머큐리)류의 댓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명박 패러디 유형 ① 사진] 마릴린 맨슨을 비하 말라!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지 1년 6개월. 짧은 기간 때문인지 과거에 유행했던 이명박 패러디물은 주로 대통령과 관련된 '사실'을 제시하고 그것을 비꼬는 수법이 주로 사용되었다. 영화 포스터 패러디가 좋은 예다.

대통령의 발언, 외모, 정책 등이 각각의 패러디에서 비틀어졌다. 소통의 부재, 대운하, 언론통제 등 키워드도 다양하다.

마릴린 맨슨(가운데)과 이명박 정부 초기 내각 장관들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
 마릴린 맨슨(가운데)과 이명박 정부 초기 내각 장관들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
ⓒ 인터넷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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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누리꾼은 외국 가수 마릴린 맨슨의 밴드 구성원 얼굴에 집권 초기 내각 장관들의 얼굴을 합성한 패러디물을 만들면서, 정작 마릴린 맨슨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하지 않았는데, "합성이 너무 감쪽같다"(포로로)는 누리꾼들의 평을 들으며 한때 유행하기도 했다. 이 패러디물은 일부 마릴린 맨슨 팬들로부터 '마릴린 맨슨 비하'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런 내용의 단발성 패러디는 작년 촛불집회 열기 때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요즘은 '껀수(?)'가 생길 때마다 조금씩 생산되고 있다. 지난 6월 6일 디시인사이드 'HIT 갤러리'에 올라온 패러디 게시물 '온화한 미소, 목조월산반가사유상(木造月山半跏思惟像)'의 주 내용은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장에서 포착된 이명박 대통령의 미소다. 지금까지 이 게시물의 조회수는 약 4만7천 회. 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이명박 패러디 유형 ② 멀티미디어] 1년 지난 지금도 '성지순례' 행렬

IT강국답게 양질의 네트워크 환경을 필요로 하는 멀티미디어형 패러디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2~5분의 시간 동안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미디어 특성상 패러디 내용은 더욱 신랄하거나, 논리적이다.

"이명박 정부 1년을 맞아 만들었다 "는 '미래 4년 고난'이나 작년 미국산 쇠고기 정국 때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잘라서 유명 랩퍼 에미넴의 곡으로 재구성한 '시스 유어셀프(cease yourself)'가 그 대표적인 예다.

특히 '시스 유어셀프(cease yourself)'는 게시물이 작성된 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성지순례 왔습니다"(더블비얀코), "진정 최고입니다! 들으면서 어찌나 가슴이 아파오던지"(리쓰), "저 역시 배를 움켜쥐며 블로그에 퍼 갑니다"(Bambi) 등 누리꾼들의 탄성 섞인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멀티미디어형 패러디의 수준은 기술의 발달과 함께 점점 '감쪽같아'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한 누리꾼이 유튜브에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를 패러디한 '안녕하십니까 이명박입니다'를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 <매트릭스> 포스터를 패러디 한 <MBTRIX>
 영화 <매트릭스> 포스터를 패러디 한 <MBTRIX>
ⓒ 인터넷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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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패러디 유형 ③ 이명박 시리즈] '국민의 적'으로 급부상?

이명박 시리즈와 기존 이명박 패러디물의 가장 큰 차이는 국민과의 관계설정이다. 기존 패러디에서 '소통이 없는 대통령', '이상한 정책의 입안자', '부자만을 위한 대통령' 정도로 설정되던 이명박 대통령은 이명박 시리즈에서는 '국민의 적' 수준으로 급부상한다.

이명박이 차를 타고 가다가 사고가 나서 강물에 빠졌다.
수행원도 지나가던 행인들도 아무도 구할 생각을 하지 않고 구경만 했다.
한 사람이 물었다.
"사람이 물에 빠져 목숨을 잃게 되었는데 왜 구경만 합니까?"
"대신 4900만이 살기 때문이오."

이명박이 차를 타고 가다가 사고가 나서 강물에 빠졌다.
다들 구할 생각을 하지 않고 구경만 하는데
지나가던 학생이 물에 뛰어들어 이명박을 구했다.
이명박이 말했다.
"살려줘서 고맙다. 무슨 소원이든지 들어줄 테니 소원을 말해라."
"내가 죽으면 국립묘지에 묻어 주십시오."
"앞길이 창창한 학생 소원이 왜 하필이면 국립묘지에 묻히는 것이냐?"
"제가 이 대통령을 살린 것을 사람들이 알면 전 틀림없이 맞아 죽을 겁니다.
제가 죽거든 꼭 국립묘지에 묻어주세요."

이명박이 일왕과 만났다.
일왕이 자랑을 했다.
"내가 손만 한번 흔들어도 시민들이 환호한다."
이명박이 자랑했다.
"나는 온 국민을 환호하게 할 수 있다.
내가 행동에 옮기면 아마 그날이 국경일이 될 것이다."
일왕이 말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나?"
이명박이 말했다.
"내가 대통령을 그만두면 그렇게 된다."

'건국 이래 최대 득표 차,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대통령'이 1년 반 만에 이런 취급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충분하지는 않지만 그 해답 역시 어느 한 누리꾼의 패러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이 그린 패러디물을 모아 출판하기도 한 인기 작가 굽시니스트는 최근작인 '본격 정치만화'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아무런 생각도 없이 대통령이 된 비정치인"으로 평가한다. 국민의 힘으로 민주화를 쟁취하며 빠른 속도로 발전해온 대한민국의 역사와 그 구성원들에 대한 대통령의 이해 수준이 낮다는 얘기다.

지난 1일 '폴리뉴스'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가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4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28.1%. 이쯤 되면 '이명박 시리즈'의 내용이 아예 우스갯소리도 아닌 셈이다.

작년 대통령 패러디의 주요 키워드가 '미국산 쇠고기'였다면, 올 여름에는 국민적 반대여론이 높은 정부의 '4대강 살리기'사업과 여당의 '미디어법'이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재기 넘치는 누리꾼들의 촌철살인 패러디를 기대해본다. 

이제 다음 패러디 목표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이다.
 이제 다음 패러디 목표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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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패러디, #이명박 시리즈, #마릴린 맨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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