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공사가 시행사로 주민대표회와 함께 추진하는 안양시 만안구 안양7동 덕천지구 재개발 사업과 관련 '덕천마을 내 재산지키기 비상대책위원회'(수석대표 이상은, 이하 비대위)가 주민대표회를 상대로 신청한 직무정지가처분에 대한 재판이 연기됐다.

수원지법 안양지원은 지난 16일 오후 3시20분 안양지원 407호 법정(재판장 박형명 부장판사)에서 열린 주민대표회 직무정지가처분에 관한 재판에서 주민대표회 구성 당시 주민들에게 동의서를 징구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판결을 7월 7일 오후 5시로 연기했다.

법원의 주민대표회에 대한 직무정지가처분 판단이 중요한 이유는 덕천지구 재개발을 추진하는 주택공사와 주민대표회가 지난 5월 20일 '안양 덕천마을 주택재개발사업지구 주민설명회'를 열고 사업재개의 뜻을 밝힌 반면 비대위는 이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대위는 ▲공사비 산출 근거인 원가공개 ▲감정가 재평가 ▲주민대표의 경비지출 공개 ▲주민대표 및 임원들의 퇴진 등을 요구하고 감정평가사 선정 과정의 의혹 등을 제기하며 본소송에 필요한 동의서를 1900세대가 넘게 받아내면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비대위는 "주공이 2004년 10월 재개발에 대한 동의서를 구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자료를 배포했는데 순환재개발용 가이주단지 건설(지자체와 협의 가능 시)이라 명시해 이에 주민들이 (속아)넘어갔다"고 주장하며 당시 자료를 15일 새롭게 공개하고 나섰다.

이에 주공 측은 "여건이 되면 검토해 보겠다는 취지에서 그런 문구를 써 넣은 것이지 사업시행자 동의서와는 별개다"고 해명하고 안양시 관계자도 "순환재개발과 관련 아무런 협의를 한 적이 없다"고 말해 재개발 사태는 비비꼬이며 불신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한편 주공과 주민대표회는 "재개발지구 주택 권리자 3,511명 중 2,902명이 분양을 신청해 82.6%, 상가는 권리자 62명 중 55명이 분양 신청했다"면서 사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주공은 당초 분양신청 마감일을 4월 9일로 발표했으나 낮은 감정가에 대한 일부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며 안양시가 지난 3월 30일 "권리자인 주민의견 수렴과 감정평가 이의신청에 대한 처리 및 검증방안이 필요하다. 검증방안 수립과 충분한 설명 후 사업진행 할 것을 요청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주공 측에 보냄으로 '분양신청 중지'를 요청했다.

이에 주공은 3월 31일, '덕천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 분양신청 잠정중단' 공고문을 발표했으나 지난 5월 20일 '안양 덕천마을 주택재개발사업지구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분양신청현황, 주요민원처리, 사업추진 방향 등에 대해 설명하고 사업 재개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