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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이명박 정부의 전면적인 국정 기조 쇄신을 요구하는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전국에서 이명박 정부의 전면적인 국정 기조 쇄신을 요구하는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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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국정쇄신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에 참여한 이들이 1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법조계 시국선언 등 일부 대학교수들이 겹치는 경우도 있지만 1991년 5월 60개 대학, 교수 2600여 명이 참여한 '공안통치 종식' 시국선언 이래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한 것이다.

지난 3일 서울대(124명)·중앙대(68명)로부터 촉발된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은 1987년 6.10 항쟁 22주년을 맞이하는 지난 10일 사상 최대 규모인 4천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MB 정부의 반성과 쇄신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은 멈추지 않고 대학생·청소년·사회 원로·종교계·법조계 등 각계각층으로 확산됐다. 

10일 당일에만 21세기 청소년 공동체 '희망' 등 13개 청소년 단체가 총 3076명 청소년의 명의로 '배운 대로 행동한다, 민주주의 지켜낸다'란 기치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고, 법조계 628명과 법학교수 195명이 '인권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다음날인 11일엔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178명)과 철학교수 및 학생(505명), 아주대 교수(63명)들이 시국선언의 열기를 다시 지폈다. 또 12일엔  울산대(55명)·덕성여대(21명)·부산원로재야인사(35명)가 나섰고, 지난 14일에는 한의사와 한의대 학생(1758명)이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용산 참사·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사죄와 국정 쇄신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봉책으로 봉합하려 하면 풀뿌리 단위까지 시국선언 열풍 퍼질 것"

6·10 민주항쟁 22주년을 맞은 10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열린 '6월항쟁 계승·민주회복을 위한 범국민대회'에서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6·10 민주항쟁 22주년을 맞은 10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열린 '6월항쟁 계승·민주회복을 위한 범국민대회'에서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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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시국선언문마다 표현 수위의 차이는 있지만 주된 요구는 같다.

대다수의 시국선언 참가자들은 ▲ 전직 대통령의 서거와 용산 철거민 참사에 대한 이 대통령의 사과 ▲ 평화로운 남북관계의 복원 ▲ 서민들을 위한 경제·복지 정책 ▲ 작년 촛불집회 이후 제한받고 있는 사상·표현·집회·결사의 자유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승창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상임위원장은 이에 대해 "그만큼 이명박 정부의 국정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사회 전반적으로 폭넓게 퍼져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 위원장은 이어 "일반 블로거들의 시국선언 등 이전과 다른 형태의 시국선언도 이어지고 있다"며 "전에 '말하지 않던 이'들이 말하기 시작했는데 정부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난 서울대 교수들의 시국선언 때 전체교수 중 일부 교수의 발언이라고 말한 것처럼 지금 사태를 받아들이면 안 된다"며 "이명박 정부의 현 정책이 계속 유지될 경우 시국선언은 다른 형식이나 행동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민생을 내팽개치고, 남북관계를 파탄시키는 정책을 펴는 것에 대한 광범위한 위기 의식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은 이른바 지식인들, 여론주도층 인사들이 나서고 있지만 이제 곧 일반 서민들까지 시국선언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각계각층에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며 "이에 대해 정부가 미봉책으로 봉합하려 한다면 농촌 마을, 각 직장, 각 도시의 주부 조직 등 풀뿌리 단위까지 이 시국선언 열풍이 번져나갈 것이다"고 예측했다.  

불교·천주교·개신교 등 각 1천여 명의 성직자들도 이번 주 시국선언 동참

전 해인사 주지인 영공 스님이 9일 오전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열린 불교계 108인 시국선언 기자회견에서 합장하고 있다.
 전 해인사 주지인 영공 스님이 9일 오전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열린 불교계 108인 시국선언 기자회견에서 합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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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선언의 열기는 이번 주에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한국진보연대 한상렬 고문, 고(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 등이 참여한 반전평화 자주통일 원로 273명이 15일 오전 11시 향린교회에서 민주주의 수호, 남북관계 복원, 전쟁반대 평화실현을 위한 시국선언문을 발표한다. 또 같은 시간 홍익대 교수(25명)도 홍익대 와우관 앞에서 "국민을 섬기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라"는 내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한다.

불교와 천주교, 개신교 성직자가 각각 1천명 이상씩 참여하는 대규모 시국선언도 이번 주에 잇따라 나온다.

지난 9일 '현 시국을 염려하는 불교계 108인'의 명의로 시국선언을 발표했던 불교계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조계사에서 조계종 중진 스님과 실천불교 전국승가회 소속 스님 등 1천여 명이 참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1987년 6월 당시 시국선언(750여 명) 이후 최대 규모다.

조계종은 이날 "이명박 정부의 일방통행식 정책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채택하고 오는 7월 1일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천주교도 이날 오후 3시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전국의 천주교 교구사제 1천여 명이 참여하는 시국토론회를 연다. 이들은 이날 저녁 7시 용산 참사 현장인 남일당 건물 앞에서 시국미사를 봉헌한 뒤 시국선언문을 채택하기로 했다.

개신교의 진보 성향 목회자들도 오는 18일 시국선언에 나설 예정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한국기독교장로회, 대한성공회 등 개신교의 진보 성향 목회자들은 18일 오전 11시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목회자 1천인 선언'을 할 예정이다.

또 인터넷에서는 블로거들의 시국선언도 확산되고 있다.


태그:#시국선언, #국정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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