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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박연차 게이트' 수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관심을 모았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 내용은 결국 공개되지 않았다.

 

대검찰청 중수부(검사장 이인규)는 12일 오후 3시 대검 기자실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된 노 전 대통령의 수사 내용을 미공개한 상태에서 그동안 사법처리를 미뤘던 정·관계 인사 등 11명을 일괄 불구속 기소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임채진 검찰총장 중도 사퇴 등 사회적 파장을 몰고 왔던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12일 종결됐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처벌받는 인사는 이미 구속기소한 7명을 포함해 18명.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는 이미 구속기소된 추부길 전 청와대 비서관과 함께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불구속 기소됐다. 노 전 대통령 관련 사건은 노 전 대통령 서거와 함께 내사종결(공소권 없음) 처분이 내려졌다.

 

서갑원·박진 등 정·관계 인사 11명 일괄 불구속 기소

 

검찰은 앞서 박 전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박정규·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 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차관을 구속하고 송은복 전 김해시장,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이광재 민주당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세무조사 무마 로비에 나선 추부길 전 청와대 비서관을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이 외에 20명에 가까운 정·관계 인사를 이와 같은 혐의로 소환 조사했으나 이들을 일괄적으로 사법처리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우선 검찰은 이날 박 전 회장으로부터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이택순 전 경찰청장(뇌물수수), 이상철 서울시 정무부시장(배임수재), 김종로 부산고검 검사(알선수재)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와 함께 정치자금법위반 혐의로 한나라당 박진·김정권 의원, 민주당 서갑원·최철국 의원, 박관용·김원기 전 국회의장, 김태웅 전 김해시장, 이광재 의원의 보좌관이었던 원아무개(43)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과 같은 혐의로 소환 조사를 받은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민유태 전주지검장, 김태호 경남도지사, 박아무개 부산고검 부장판사 등은 직무관련성 등이 인정되지 않아 불기소하기로 결정됐다. 다만 김 지사의 경우 "본인이 금품 수수 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주요 참고인인 해외 거주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해 계속 수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회장에게 50억 원을 건넨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수사 결과 불법 거래임을 인정할 증거가 없어 내사로 종결됐다.

 

'MB친구' 천신일 불구속 기소로 마무리

 

정 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해 20명에 가까운 이들을 사법처리한 검찰은 '살아있는 권력' 수사라는 의미가 있었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선 추부길 전 청와대 비서관과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사법처리 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검찰은 앞서 수사 과정에서도 세무조사 무마로비는 '실패한 로비'라 결론 내린 바 있다. 

 

천 회장과 함께 세무조사 대책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진 박 전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과 이종찬 전 청와대 비서관이 수사 대상에 올랐으나 검찰은 이들을 수사한 결과 "(이들이) 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내사종결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논란이 됐던 세무조사 대책회의는 수사 결과 사실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작년 8월부터 11월 사이 천 회장과 김 전 청장, 태광실업 직원 정 아무개씨와 최 아무개씨가 10여 차례에 걸쳐 서울 시내 호텔 등지에서 대책회의를 가졌다"며 "이들이 당시 진행 중이던 세무조사 상황을 확인함과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천 회장과 추 전 비서관, 김 전 청장을 통해 한상률 전 국세청장 등 관계자에게 로비를 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또한 검찰은 "세무조사 과정에서 부당한 외부 압력이나 로비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실시했지만 국세청이 고발사건 관련 자료를 누락하거나 외부로부터 청탁을 받고 조사 진행을 왜곡시키거나 축소한 사실은 없었다"고 밝혔다.

 

공소 유지가 관건... 박연차의 '입' 의존한 검찰 수사 흔들릴 수 있어

 

한편, 검찰은 이날 불구속 기소한 정관계 인사 등의 공소를 유지하는 데 힘을 다할 예정이다. 하지만 앞서 구속 기소된 이들이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는 등 검찰의 공소 유지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의 기소에 큰 영향을 끼쳤던 박 전 회장의 진술도 흔들리고 있다.

 

박 전 회장은 지난 11일 불법 정치자금 5만 달러 및 현금 2천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이광재 민주당 의원의 재판에 출석해 "(돈을 건네기는 했으나) 이 의원이 챙겨가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진술해 검찰의 공소가 흔들리게 했다.

 

그는 또 "평소 이 의원이 젊은 정치인으로 훌륭하다고 생각해 여태까지 10억 원이 넘는 돈을 지원하려고 했지만 번번히 거절당했으며, 이번 일은 스스로 생각해도 이해가 잘 안 간다"며 이 의원을 편드는 진술을 펼치기도 했다.


태그:#박연차, #검찰, #천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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