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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이 국민장 기간 동안 보여준 시민들의 추모행렬에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4일 대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부와 검찰을 싸잡아 비판했다.

 

안희정 최고위원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한나라당과 보수진영의 지적에 대해 "그 분들의 말씀에 일일이 언쟁을 하고 싶지 않다"고 일축했다.

 

안 최고위원은 "분명한 사실은 국민장 기간 동안 일반시민 5백만의 추모 물결이 다 말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시비를 거는 건 옳지 않다"며 "우리 모두 죄인 된 심정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과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과 자신을 포함한 측근들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도 불만을 털어놨다.

 

안 최고는 "노 대통령이 생전에 '국민에게 면목 없게 되었다'고 법적으로 유, 무죄를 떠나 사과 말씀을 드렸는데 이후 진행된 사태는 노 대통령의 인격과 신뢰를 뿌리째 끊으려는 공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과 대한민국 국민이 갖고 있던 신뢰 관계를 분질러 버리기 위한 공격이었다"며 "'면목 없다'는 건 진실은 그런 게 아니었다는 말씀 아니었나 싶다"고 설명했다.

 

또한 "어처구니 없는 민주주의의 후퇴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적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공정한 수사였는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

 

자신을 조준한 수사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수사를 감당하는 검찰 수사 활동을 부정해선 안 되고 수사는 해야 하지만 저는 묻고 싶다"며 "왜 우리만이냐? 왜 참여정부 소속뿐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다른 곳은 햇볕이 나는데 왜 우리 쪽만 소나기가 내리냐"며 "공정한 수사라고 볼 수 있는지는 국민들이 판단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안 최고는 "서너 달, 아니 작년부터 주변 모든 사람들을 추적해 왔는데 참여정부의 주역으로 한 몫 했을 것이라는 시중의 의심으로 시작된 수사"라며 "(검찰에서) 어느 정도 실체를 파악했을 텐데, 아니면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시작했으니 뽑은 칼로 호박이라도 내려쳐야 하겠다는 것이라면 그게 기획수사고 보복수사"라며 "검찰수사에 응하면서 해명하고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서는 "국민에게 무릎 꿇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며 "국민 의사 쫓아가는 거 지도자로서 마음 상하는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해 광우병 사태 때 국민에게 사과하고 나서 바로 시민단체를 압수수색하더니 이번에는 애도한다고 하고 분향소를 부쉈다"며 "어떻게 국가를 이끌고 가려하는지 걱정된다"고 비판하고 이명박 정부의 자세 전환을 촉구했다.

 

최근 언론에 자신이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로 언급되는 것에 대해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상 답을 할 수가 없다"면서도 "49재까지는 상을 마치지 못한 유족 중의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노 전 대통령의 참모로서 죄인이 된 자세로 마지막 의무와 도리를 다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 "노 대통령이 정치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며 "세상을 바꾸고자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바뀐 거 같지도 않고 상처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일은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저는 노무현 대통령을 못 지킨 죄인이다. 눈물과 함께 보여준 국민의 뜻은 노무현의 시대정신, 시대의 꿈에 대한 공감대였다"고 밝혔다.

 

이어 "노무현처럼 하면 국민으로부터 지지 받는다"며 "국민들이 보여준 한 마음의 소망은 시대정신을 잘 살려서 국민의 마음에 다가가는 사람이 사랑받는 정치인, 존경받는 지도자가 된다"고 말해 '노무현의 길'을 걸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소속처럼 부자라서 자기 재산 가지고 정치하면 모르지만 물려받은 것 없는 평민의 자식은 항상 불법에 걸리게 되어 있다"며 정치개혁에 대한 강한 열망을 내비치며 자신의 문제는 "49재까지 열심히 고민해 보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노선과 정책으로 정당 재편돼야 한다"

 

당장은 아니지만 민주당의 향후 진로에 대한 '주문' 같은 발언과 행정도시의 차질 없는 건설 촉구도 이어졌다.

 

안 최고위원은 "지역주의 정당은 극복해야 한다"며 "지금이 후삼국시대도 아니고… 정책과 노선으로 정당이 재편돼야 한다,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참여정부 국가운영의 기조이자 가장 큰 국가적 과제가 지역균형발전이고 꽃중의 꽃은 충청권에 행정수도를 이전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다수 당일 때 결정한 뒤 그들 스스로 헌법소원을 내 반쪽짜리 행정도시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토지 수용이 끝나니까 이명박 정부에서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그런데 정부 인사들이 충청권에만 오면 행정도시를 제대로 추진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 최고위원은 "정파적 이해를 떠나서 참여정부 2년 동안 합의해서 결정한 일이 유야무야 되는 것은 충청지역의 지역적 이익과도 직결돼 있지만 대한민국의 발전과도 연결돼 있다"며 행정도시의 원안추진을 촉구했다.

 

한편, 안 최고위원은 4일 정오 중구 대사동의 풀뿌리시민센터 사무실과 민주당 대전시당을 연속 방문해 시민추모위원과 민주당 관계자들에게 유족을 대신해 일일이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대전뉴스 (www.daejeon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안희정, #노무현, #국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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