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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청 물장수 / 시인 김동환

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
머리맡에 찬물을 솨하고 퍼붓고는
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멀리 사라지는
북청 물장수.
물에 젖은 꿈이
북청 물장수를 부르면
그는 삐것삐것 소리를 치며
온 자취도 없이 다시 사라져버린다.
날마다 아침마다 기다려지는
북청 물장수.

도시민들의 애환과 힘겨운 삶이 고스란히 깃든 옛 송현동-송림동은 달동네로 유명했습니다.그 달동네에서 볼 수 있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바로 물장수입니다. 시인 김동환님이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성실하고 희망찬 삶을 노래한 '북청 물장수'의 그 물장수입니다.

인천 송림동과 송현동 일대
 인천 송림동과 송현동 일대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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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도가 보급되기 이전에는 식수를 전적으로 샘물이나 우물에 의존했습니다. 샘이 있다해도 식수로 이용할 수 없을만큼 더럽혀져, 우물이 먼 집들은 물장수로부터 물을 사야만 했습니다.

손수레로 물을 길어와 나무나 양철로 된 물통을 물지게로 지고 비탈지고 비좁은 계단을 오르내리던 물장수가 사라지게 된 것은, 이후 상수도가 원활히 보급되면서 달동네에 물 걱정이 사라지면서였습니다.

달동네 골목길과 계단
 달동네 골목길과 계단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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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힘겨운 생계를 이어가던 물장수가 사라진 그 자리, 송현산 달동네 꼭대기에는 인천 최초의 상수도 시설인 송현배수지제수변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인천 최초의 도시계획 시설이기도 한 송현배수지는, 1905년 중도박사에 의해 경인수도 설계가 완성됨에 따라 1906년 11월 착공해 1908년 준공되어 1910년 12월부터 급수를 시작했습니다.

할머니가 김치를 담그기 위해 배추를 물에 씻고 있었다.
 할머니가 김치를 담그기 위해 배추를 물에 씻고 있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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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까머리 추억이 남아있는 송림동과 송림시장을 둘러보고, 물장수가 오갔을 송현동 골목길을 따라 자전거를 끌고 찾은 송현배수지는 현재 인라인스케이트장과 공원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저수조 3개를 갖추고 있었다 합니다.

송현배수지 제수변실
 송현배수지 제수변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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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배수지 건물로는 제수변실과 23단 화강석으로 된 장대석 계단과 철제 정문 뿐입니다. 정문은 화강석 초반 위에 콘크리트 기둥을 심고 4각 모양과 둥근 화강석의 주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수변실은 배수지에서 배수관의 단수 및 유압조절 기능을 담당하는 제수벨브를 보호하는 시설로 원통형이고 일체식 무근 콘크리트 구조인데, 마치 만화 속의 로보트 머리나 투구처럼 생겼습니다.

송현배수지 제수변실은 문화재자료 제23호로 인천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소유자이고, 관리는 인천 동구와 상수도사업본부가 공동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수변실
 제수변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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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최초의 상수도 시설이다.
 인천 최초의 상수도 시설이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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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지 주변은 공원화 되었다.
 배수지 주변은 공원화 되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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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배수지로 오르는 길
 송현배수지로 오르는 길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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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송현배수지, #제수변실, #상수도, #달동네, #물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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