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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물탕, 아구탕, 꽃게탕... 이런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 줄 음식이 바로 섞어찜이 아닐까.
 해물탕, 아구탕, 꽃게탕... 이런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 줄 음식이 바로 섞어찜이 아닐까.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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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자의식 강한 바보로 살아왔던 노무현 대통령. 그가 지난달 29일 우리 곁을 떠나갔다. 사람들은 누구보다 더 강인하고 씩씩하게 버텨왔던 그가 떠난 건 정치적 타살이라고 했다. 한때 한 국가의 통치권자였던 그가 자신의 목숨을 버려 자신의 결백을 지켜야할 정도로 야비한 사회가 원망스럽다고도 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의 서거를 살신성인, 소신공양, 순교라고 했다. 국민과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를 위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고귀한 몸을 바쳤다는 것이다. 바보, 그분만 생각하면 마음이 착잡하다. 도대체 마음을 추스를 수가 없다. 요즘 왜 이리 무기력하고 살맛이 안 나는지 모르겠다.

나른한 초여름에 입맛 찾아준 색다른 음식

 섞어찜의 기본 찬, 맛깔스런 반찬들이 입맛을 돋운다.
 섞어찜의 기본 찬, 맛깔스런 반찬들이 입맛을 돋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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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들야들 입에 착 감기는 도토리묵
 야들야들 입에 착 감기는 도토리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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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맛을 잃은 지 오래다. 이럴 때 입맛을 찾아줄 색다른 음식은 없을까. 그런 입맛을 한꺼번에 사로잡을 수 있는 음식은 없을까.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고 입맛을 산뜻하고 화끈하게 자극하는 그런 맛 말이다. 맛과 영양이 조화를 이루는 균형 잡힌 음식이면 더욱 좋겠다.

나른한 초여름에 뭘 먹을까, 쉽게 떠오르는 음식이 없다. 모처럼만에 가족이 나선 외식인데도 메뉴 선택은 망설여졌다. 찾아갈 식당은 이미 정해졌다. 여수시청 뒤편의 어부촌이다. 이집은 싱싱한 생물 생태탕과 생선구이로 이미 검증된 맛집이다. 어느새 우리가족의 단골집이 된 것이다.

메뉴를 한번 골라볼까. 해물탕, 해물찜, 아니면 아귀찜도 괜찮을 거 같은데. 아니야! 꽃게 먹자. 암꽃게는 6월이면 알을 품기 시작해서 맛이 달콤하고 수게는 살이 꽉 차서 꽃게찜으로 즐기기에 아주 그만이라던데.

먹고픈 것도 많고 가짓수도 많아 쉽게 정리가 되지 않았다. 욕심 많게도 해물탕도, 아구탕도, 꽃게탕도 나름 다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런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 줄 음식이 있었다. 바로 섞어찜이다.

자~이제 우리 함께 섞어찜 맛 좀 볼까요?

 뚝배기 바지락국은 칼칼한 목을 뻥 뚫어주는가 싶더니 속까지 확 풀어준다.
 뚝배기 바지락국은 칼칼한 목을 뻥 뚫어주는가 싶더니 속까지 확 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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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게는 게살이 꽉 찼다. 일단은 만족이다.
 꽃게는 게살이 꽉 찼다. 일단은 만족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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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이 나왔다. 먼저 선보인 신선하고 맛깔스런 반찬들이 입맛을 돋운다. 아삭아삭한 양상추샐러드, 야들야들 입에 착 감기는 도토리묵, 노란 달걀옷을 입은 두부부침, 까만 김…. 야~ 이거 맛이 괜찮은데! 뚝배기 바지락국은 또 어떻고, 칼칼한 목을 뻥 뚫어주는가 싶더니 속까지 확 풀어준다.

온갖 해물이 가득 들어있는 섞어찜은 때깔도 좋고 거기에다 낙지와 오징어가 통째로 들어있었다. 새우, 키조개, 미더덕 등의 해물은 기본이고 먹고 싶었던 꽃게와 아귀까지…. 이들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콩나물의 식감도 좋고 게살도 꽉 찼다. 일단은 만족이다.

낙지는 부드러움으로 오징어는 담백함으로 입에 감긴다. 콩나물은 화끈함으로 다가온다.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알송알 맺혔다. 어느 정도 만족감이 들 무렵 주인장이 남은 재료를 프라이팬에 담아 가져갔다. 왜 그러느냐고 묻자 볶음밥을 만들어 준단다.

밥맛없는 세상이지만 끼니는 꼭 챙겨먹자

하나의 메뉴로 이렇게 다양한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니 그것 참 신기하고 멋진 일이다. 통상 여러 가지 재료가 뒤섞이면 음식의 본 맛을 상실하기 십상인데 각 재료들의 특성을 잘 살려냈다. 스트레스가 확 날아갔다.

 볶음밥을 프라이팬에서 노릇노릇 즉석에서 따끈하게 볶아내니 고소함이 더하다. 바닥까지 긁어먹는 깊은 맛에다 숟가락 부딪히는 소리까지도 즐겁다.
 볶음밥을 프라이팬에서 노릇노릇 즉석에서 따끈하게 볶아내니 고소함이 더하다. 바닥까지 긁어먹는 깊은 맛에다 숟가락 부딪히는 소리까지도 즐겁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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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휴대용가스렌지에 올려 내왔다. 프라이팬에서 노릇노릇 즉석에서 따끈하게 볶아내니 고소함이 더하다. 바닥까지 긁어먹는 깊은 맛에다 숟가락 부딪히는 소리까지도 즐겁다.

"이 맛있는 섞어찜 가격이 얼마냐고요? 그냥 평범합니다."

대와 중으로 나뉘는데 중이 2만8천 원으로 3~4인분이다.

맛을 찾는 사람들의 입맛에도 괜찮을 듯싶다.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었는데도 정말 깔끔하고 좋았다. 감칠맛과 함께 포만감이 확 밀려오는 게. 맛있고 푸짐하게 먹고도 가격도 맘에 들었다.

밥이 보약이다. 밥맛없는 세상이지만 끼니는 꼭 챙겨먹자. 옛말에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고 했다. 바보 그가 떠난 뒤 난자리가 너무도 크다. 이제 그의 죽음을 의미 있게 하는 건 산자의 몫이다. 바보 노무현이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우리 밥 먹고 힘내자.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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