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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LA 온누리교회 담임인 유진소 목사는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자신의 내면과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극단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노 전 대통령의 선택을 "함량이 미달되는 미성숙한 행동"으로 규정했다.

 

유 목사는 27일 교회 홈페이지에 올린 '정말 한국을 위해 기도할 때입니다'라는 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거론하며 "(노 대통령의) 행위는 절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도, 영웅적인 것이 될 수 없다"며 "자살은 어떤 경우에도 미화될 수도 없고, 권장될 수 없는 안타까운 일일 뿐이기 때문에 부끄러움이고 안타까움"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의 자살을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한 유 목사는 그가 왜 죽음을 선택해야 했는가 하는 정치적·역사적·사회적 맥락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유 목사는 노 대통령이 자살하게 된 원인을 내면의 나약함과 엄청난 비리에 대한 두려움에서 찾으면서 노 대통령 개인의 문제로 국한했다.

 

"오죽하면 자살을 했겠는가 생각을 하면서도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그렇게 자신의 내면과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극단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혹시 우리가 모르는 정말 엄청난 비리가 있어서 그것이 곧 터져 나올까봐 그런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해보면서 만일 그렇다면 그것도 역시 문제일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마음 그 자체였습니다."

 

유 목사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그 죽음에 대한 한국의 언론들이나 누리꾼들, 그리고 국민의 반응이 더 충격적"이라며,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있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노 전 대통령의 행위가 절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영웅적인 것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유 목사가 노 대통령의 죽음을 비판하는 이유는 그가 자살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유 목사는 인격을 책임감과 포용력, 인내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로 정의하면서, "노 대통령의 행동(자살)은 그 어느 것에도 함량이 미달되는 미성숙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인격이라는 것을 책임감과 포용력이라고 한다면, 그래서 인격의 아주 중요한 부분이 인내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한다면 노무현 대통령의 행동은 그 어느 것에도 함량이 미달되는 미성숙한 행동이었기 때문입니다. … 자살은 어떤 경우에도 미화될 수도 없고, 권장될 수도 없는 안타까운 일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유 목사의 칼럼이 교회 홈페이지에 실리자 유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의 댓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어떤 교인은 "목사님의 용기에 존경합니다. 여론이라는 거 정말 무서운 것 같아요. 한국의 정치에 대해, 정치인들에 대해 정말 무식한 사람이지만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건이든 하나님의 관점으로 봐야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인은 "탁월하신 우리의 영적 지도자이시고, 우리의 방향을 진리의 길로 인도해주시는 목자"라고 유 목사를 칭찬하면서, "사단의 영역인 허상에 붙잡혀서 의식 없이 행동하는 허다한 무리들을 보면서 화도 나고 걱정도 된다. '자살은 분명한 범죄 행위다'라고 책망해야 한다"고 말하며 유 목사의 생각에 동의했다.

 

유 목사는 작년 한국이 쇠고기 수입 문제로 촛불 정국을 맞았을 때 '광우병, 촛불 시위 이야기로 찢어진 조국의 안타까운 모습'의 글을 통해 어려움을 겪고 있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유 목사는 당시 칼럼을 통해 "설득을 하든, 여론을 조작하든, 극단적인 충격 요법을 쓰든, 대통령은 국민들을 자신이 맞는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야한다"고 주장하면서, 한국의 국민들을 "그야말로 감정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 같다 … 교육 수준이 높고, 경제적인 수준이 높은 나라의 사람이면서 내면적인 수준은 유아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음은 유진소 목사 칼럼의 전문이다.

 

정말 한국을 위해 기도할 때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을 했습니다. 퇴근하는 길에 라디오 뉴스를 들으면서 정말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처음에는 자살인지 사고사인지 몰라서 어리둥절하다가 이내 자살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저의 충격은 또 다른 방향으로 커져 갔습니다.

 

오죽하면 자살을 했겠는가 생각을 하면서도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그렇게 자신의 내면과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극단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혹시 우리가 모르는 정말 엄청난 비리가 있어서 그것이 곧 터져 나올까봐 그런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해보면서 만일 그렇다면 그것도 문제이고, 그렇지 않고 현재의 상황 때문이었다면 그 무책임한 감상 때문에 그것도 역시 문제일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마음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것은 그 죽음에 대한 한국의 언론들이나 네티즌들, 그리고 국민들의 반응입니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니 그의 죽음에 대하여 좀 더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있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그러나 그분의 행위는 절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 영웅적인 것이 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어떻게 해도 부끄러움이고 안타까움입니다.

 

인격이라는 것을 책임감과 포용력이라고 한다면, 그래서 인격의 아주 중요한 부분이 인내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한다면 노무현 대통령의 행동은 그 어느 것에도 함량이 미달되는 미성숙한 행동이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한국 사회 전체에 너무나 나쁜 영향을 남긴 것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살은 어떤 경우에도 미화될 수도 없고, 권장될 수도 없는 안타까운 일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한국을 위한 기도가 절로 나옵니다. 아무리 미국에 와서 이민 목회를 해도 한국 사람은 한국 사람인지라 미국보다는 한국에 더 관심이 많은 저는 늘 한국을 위해 먼저 기도해왔지만, 이번에는 정말 여러 가지 복잡한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기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말 한국 사회는 너무 심각하게 나뉘어져있고 쏠려 있고 병들어 있습니다. 물론 조용하게 지켜보는 다수가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나타나는 현상은 너무 심각합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나면 저에 대하여도 혹시 언어 테러에 해당하는 그런 댓글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냥 이 상황에서 혼자말로, 혹은 개인적으로 잡담하듯이 말하고 마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것 같아서 이 글을 씁니다.

 

정말 한국을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신앙인이라면 꼭 한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해주십시오. 정말 건강한 생명력이 흘러넘치는 사회가 되고 성숙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더 많은 그런 사회가 되도록 말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주뉴스앤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노무현, #온누리 , #자살,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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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갈등전환센터 센터장 (서울시 이웃분쟁조정센터 조정위원, 기상청 갈등관리 심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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