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지막 가는 길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린다. 눈물 흘리는 이유와 방법이 다양하다.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 때문에 눈물을 흘린다. 자기 같은 서민들을 위해 힘쓴 일 때문에 눈물을 흘린다. 자기들이 힘들어할 때 직접 변호해준 일 때문에 눈물을 흘린다. 최고권력자의 권위를 다 내려놓고, 아버지와 이웃집 아저씨같은 그의 소탈함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다.

 

그의 영정 앞에 천 배 절을 하면서 눈물을 흘린다. 담배 한 개비 놓고 눈물을 흘린다. 추모객들을 위해 밥하고, 청소하면서 눈물을 흘린다. 조의록에 글을 남기면서 눈물을 흘린다. 노란 종이비행기를 날리면서 눈물을 흘린다. 이들이 흘린 눈물을 합하면 강물이 되었으리라.

 

우리는 그 동안 정치인 죽음에 이토록 많은 눈물을 흘렸던 일을 거의 경험하지 못했다. 김구 선생 죽음 앞에 온 나라가 통곡했던 이후 처음일 것이다. 심장에서 나오는 눈물을 많은 이들이 흘리고 있다.

 

하지만 심장이 흔들리는 눈물을 보면서 분노를 참지 못하는 또 다른 이들이 있다. 그 눈물을 보면서 미쳐버린 눈물이라고 한다. 서거라고 쓰지 말라고 한다. 그이 장례에는 나랏돈 1원도 지원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여권 원내대표는 추모 물결을 보면서 '소요사태'가 우려된다고 했다.

 

권력은 또 대나무 만장은 시위 도구가 될 수 있다면서 PVC 만장을 만들었다. 이 나라 장례문화에 PVC 만장이 새롭게 태어났으니 특허 출헌하면 될 것이다. 유족들이 부탁하여 흔쾌히 허락한 김대중 전 대통령 추도사도 전두환과 김영삼 전 대통령과 형평성 운운하면서 반대했다. 화난 누리꾼은 그럼 전두환에게 추도사를 맞길까 따져 물었다.

 

이명박 정권은 겉으로는 애도를 표하지만 마음으로는 애도하고, 추도하는 물결을 막아버린다. 하기사 추도와 행사도 구분 못하는 이 나라 경찰들, 분향소를 치우라고 외치는 자치단체장, 차벽도 아늑하다고 말하는 서울경찰청이 있으니 PVC 만장은 당연한 귀결이다.

 

하지만 이들이 아무리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물결을 막아 보려고 수단과 방법을 다해도 심장에서 나오는 눈물 그 자체를 막을 수 없다. 심장에서 나오는 눈물은 진심이며, 이들을 막으려는 이명박 정권의 수단과 방법은 진심과 진실을 막으려는 두려움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부럽다. 살아있는 권력이 공권력으로 아무리 막아도 막아도 심장이 흐느끼는 눈물을 흘리는 수많은 이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그가 부럽다.

 

심장으로 흐느끼는 눈물을 이명박 정권은 보아야 한다. 심장이 흐느끼는 눈물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가? 없다. 차벽과 경찰력, 언론을 장악하여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대통령 노무현보다 '바보 노무현'을 더 좋아했던 그 마음을 읽으면 된다.

 

참 그가 부럽다. 심장으로 흐느껴주는 수많은 이들을 보면서.


태그:#노무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당신이 태어날 때 당신은 울었고, 세상은 기뻐했다. 당신이 죽을 때 세상은 울고 당신은 기쁘게 눈감을 수 있기를.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