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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을 찾습니다. 그런데 바보입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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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찾습니다. 국민을 무척 사랑했고, 열정이 있으며, 음악을 좋아했는데… 그런데 바보입니다. 며칠 전 대한민국을 훨훨 떠났습니다."

 

28일 오후 시청역 1번 출구 앞에서 아코디언으로 '아침 이슬' 등을 연주하고 있는 한 명의 악사가 덕수궁 시민분향소를 방문한 추모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그의 등 뒤엔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글귀와 노 전 대통령의 얼굴 초상이 그려진 흰 천이 걸려 있었다.

 

끝까지 이름 밝히길 거부한 악사 정아무개(50)씨는 "사람 노무현이 그리워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적인 아코디언 연주가도 아니었다. 시청역 인근 일터에 다니는 평범한 소시민이었다. 이날도 점심시간을 맞아 잠시 악기를 들고 나왔다고 했다.

 

"취미로 아코디언을 연주하는데 노 전 대통령이 좋아했던 '아침 이슬'과 같은 김민석씨 노래를 연주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내일 발인이니까…. 그분, 사람 냄새가 나시는 분 아니었나요. 제가 그분을 사지(死地)로 내몬 것 같아 죄책감이 많이 듭니다."

 

이미 눈시울이 붉어진 그는 많은 말을 하지 못했다. 그는 이내 기자와 인사를 마치고 다시 연주를 시작했다.

 

한편, 덕수궁 시민분향소를 찾는 시민들의 발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엿새째인 이날도 변함없다. 사람들은 분향을 기다리며 시청역 지하계단부터 덕수궁 돌담길까지 이어진 '헌사'와 정동길에 쌓여가고 있는 '애도'를 기억에 담고 있다.


태그:#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덕수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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