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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 사이를 가득메운 노란리본띠들이 서대전공원을 가득메우고 있다.
 가로수 사이를 가득메운 노란리본띠들이 서대전공원을 가득메우고 있다.
ⓒ 최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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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전공원에 마련된 분양소에서 반나절 자원봉사를 하면서 20년 동안 느꼈던 무수한 감정들을 아우르는 무언가를 느끼고 돌아왔다.

지하철 1호선, 서대전역 입구를 나오면 가로수 사이를 가득 메운 노랑 리본띠를 볼수 있다. 여기저기 수를 놓은 정체모를 노랑 물결은 다름 아닌 시민들의 애끓는 감정이 담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소박하지만 진실된 마음이다.

서대전공원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애도하는 수많은 시민의 행렬이 계속됐다. 원복을 예쁘게 입은 어린아이서부터, 휠체어에 몸을 의탁한 팔순의 노인까지, 과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우리들의 영원한 대통령이었다.

"대통령아저씨 사랑해요"를 적는 해맑은 딸을 모습을 바라보던 엄마는 결국 눈물을 보이고야 말았다. "원망을 해야 하나, 미안하다고 해야 하나..." 가슴 한켠 응어리졌던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지켜주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말하는 아이 엄마는 "우리아이에게 노대통령을 영원히 기억하게 하겠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민주화운동 시절부터 참 고생 많이 하셨는데..."
"비석 세우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라며 후원금 모금함에 정성을 표하신 할머니는 분향소 주변을 맴도시다 한참이 지나서야 자리를 떠나셨다.

앞뒤 친구들과 장난에 여념이 없던 유치원 원복 차림의 신사, 숙녀들도 언제 그랬냐는 듯 여린 손으로 국화 한송이를 들고, 경건하게 노전대통령께 인사를 드렸다.

한 아이가 "노무현대통령아저씨 사랑해요"를 서툰 글씨로 한자 한자 적어내려간다.
 한 아이가 "노무현대통령아저씨 사랑해요"를 서툰 글씨로 한자 한자 적어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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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복을 맞춰 입은 유치원 아이들이 故노무현 대통령을 위해 묵념하고 있다
 원복을 맞춰 입은 유치원 아이들이 故노무현 대통령을 위해 묵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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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복을 맞춰 입은 유치원 아이들이 분향소에서 분향재배하고 있다.
 원복을 맞춰 입은 유치원 아이들이 분향소에서 분향재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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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 가려고 했는데, KTX가 벌써 매진이라지 뭐야....." 한숨을 크게 쉬신 후 할아버지는 "내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나이가 같은데, 노무현 대통령이 훨씬 어려 보인다"는 농담으로 지치고 힘든 분향소 사람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고생들 하시는데 아이스크림이라도 드시고 하세요." 아이스크림 한 박스를 들고 분향소를
찾은 시민 한분은 분향소를 감동의 현장으로 바꾸었다.

집에 돌아가는 길. 대전시민의 슬픔과, 사랑과, 미안함이 담긴 노랑 리본띠를 하나하나 보다가 그 가운데 걸린 하얀 종이 한장을  발견했다.

"대통령께서 눈을 감으신지 벌써 이틀이나 지났지만, 저는 아직도 실감이 나질 않아요. 정말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뿐입니다...... 그저 그립습니다. 그리고 죄송했습니다. 편안하세요 부디.. "

"아직도 실감이 나질 않아요. 그곳에서 부디 편안하세요." 노랑 물결 사이에 고사리 손으로 쓴 편지가 보인다.
 "아직도 실감이 나질 않아요. 그곳에서 부디 편안하세요." 노랑 물결 사이에 고사리 손으로 쓴 편지가 보인다.
ⓒ 최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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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으로 계실 땐 몰랐는데, 지나고 나니 당신의 위대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 아이 엄마의 고백처럼 당신은 영원한 우리들의 대통령이자, 우리 아이들에게도 기억되어질 훌륭한 분이셨습니다. 그곳에선 부디 편안하세요. 당신이 만들고자했던 민주주의가 꽃피는 사회는 이제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만들겠습니다.


태그:#노무현대통령, #서대전분향소, #서대전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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