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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 3일째를 맞은 남도의 땅 여수에 당일 5000여명의 시민들이 몰려 들었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 3일째를 맞은 남도의 땅 여수에 당일 5000여명의 시민들이 몰려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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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인권변호사로 때로는 민주투사로 대한민국 최고통치자를 거친 노무현! 그의 뜻밖의 서거소식은 한국정치의 비극이자 온 국민의 슬픔으로 다가왔다.

온 나라가 연일 노무현 전대통령으로 인해 눈물과 통곡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장으로 치러지고 있는 추모 3일째를 맞고 있는 남도의 땅 여수에도 예외는 없었다.

추모위원회에서 상주를 맡고 있는 한창진(시민협) 대표는"정치인 노무현은 삶의 현장에서 보통의 서민으로 한평생을 살다간 사람이었다"며 "권위주의와 기득권에 맞선 노무현은 낮아질 대로 낮아져 때로는 형님같이 때로는 아저씨같이 늘 서민의 대변자로 기존의 잘못된 제도를 깨뜨리려고 예수와 같이 우리 곁에 왔는데 기득권들은 두려움 때문에 그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십자가에 못 박았다"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그는 "님의 떠남에 대한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노무현은 죽은 것 같지만 죽지 않았고 영원히 살아서 새로운 사회를 만들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며 "민주주의를 압살하려는 세력들에게 6월항쟁을 몸소 보여준 것이었다"며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추모리본 사이로 펼쳐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행사의 모습이 이채롭다.
 추모리본 사이로 펼쳐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행사의 모습이 이채롭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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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학교를 마치고 친구들과 추모에 참석한 오진선(중앙여고 2학년)양은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되는데 나라의 대통령을 하셨던 분이 자살을 해서 너무 안타깝고 극단의 방법을 선택해서 자신의 깨끗함을 죽음으로 보여준 것 같다"라며 정부에 대한 많은 불만을 표시했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 3일째를 맞은 여서동 로타리 광장부근에는 당일 5000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참여해서 뜨거운 추모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오늘은 주최 측에서 준비한 촛불이 모두 동이 났다. 이곳에는 23일 서거 소식이 전해진 이후 다음날 추모분양소가 세워졌는데 지금까지 35000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다녀갔고 날이 갈수록 자발적인 추모인파가 늘고 있다.

5000여명이 다녀간 추모행사에서 시민들은 또다시 촛불을 들고 노무현 전대통령을 추모하고 있다.
 5000여명이 다녀간 추모행사에서 시민들은 또다시 촛불을 들고 노무현 전대통령을 추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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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없는 엑스포 절망이지만 동서화합의 초석으로 다질 터...

여수 지역민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남다른 인연을 간직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에 이어 2번의 해양엑스포 유치를 도전한 여수시는 당시 노무현 전대통령이 외교력과 행정력을 총동원한 결과 마침내 엑스포 유치 8년 만에 국가적 사업으로 확정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은 BIE실사단이 실사를 위해 여수를 방문했을 때 예정에도 없이 여수를 깜짝 방문하여 이순신 함에서 실사단들과 자리를 함께 하며 엑스포 유치의 강력한 의지를 확인시켜 실사단을 감동시킨 일화는 시민들의 가슴을 적시게 만들었다.

시민들은 "노무현은 갔지만 이제 노무현 없는 세계박람회를 반드시 성공시켜서 남해안 지역의 발전을 이루는데 여수가 앞장서고 실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추모행사 사회를 맡은 박계성 대표는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맘과 정성을 다해 추모가 끊이질 않아 여수 시민들이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 주어서 다행이다"며 "앞으로 시민단체에서 최선을 다해 여수가 발전할 수 있도록 지도층과 노력하겠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노무현 전대통령 추모행사 공연을 준비한 여수 시립합창단은 노전대령이 살아생전 즐거 부르던 상록수를 열창했다.
 노무현 전대통령 추모행사 공연을 준비한 여수 시립합창단은 노전대령이 살아생전 즐거 부르던 상록수를 열창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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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8시부터 이어진 추모행사는 예정시간을 훨씬 초과해도 추모열기가 식지 않았다. 공연을 위해 많은 팀들이 참가하였고 특히 시립합창단이 노무현 전대통령이 즐겨 불렀다는 '상록수'와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아침이슬'을 들러주며 가신 이를 추모했다.

또한 시민발언대에 참석한 박희만(37세)씨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도저히 지나칠 수가 없어서 오늘 건설현장에서 가신님을 생각하며 편지를 썼다"며 "권력에 더 큰 소리치고 악의와 타협하지 않았으며 없는 사람들에게 한없이 정을 베푸신 당신의 빈소에는 닭장차가 둘러싸여 제대로 조문을 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이제 서민들의 등불이 꺼졌으니 앞이 보이지 않는다" 애도를 표해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분양소가 마련된 추모위원회에서는 24시간 동안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추모가 이어지고 있고 (26일기준)1100여만원의 성금이 모아졌고 계속적으로 자발적인 모금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또한 이곳에는 시민단체와 정당, 노사모, 재향군인회 등 자원봉사단체와 사회 각계 각층에서 다양한 참여와 후원이 이어지고 있고 특히 주승용 국회의원 부인인 정현숙(53세)씨는 닭죽을 제공하며 손수 자원봉사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귀향후 손녀와 자전거를 타고 있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모습은 마치 동네의 아저씨처럼 우리에게 다가온다.
 귀향후 손녀와 자전거를 타고 있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모습은 마치 동네의 아저씨처럼 우리에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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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적 추모열기 "노무현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음을 반증하는 것"

또한 회의차 인도에 출국했다가 급거 귀국한 김성곤 국회의원은 "임기가 끝나고 고향으로 귀향하여 봉화마을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는 노대통령이 이 어려운 고비만 참고 넘기면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분으로 남았을 텐데 이제 남아있는 권여사님은 어떻게 하실 것인가?"라고 그의 죽음을 탄식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님식으로 살다가 가장 노무현 대통령님식으로 살다 가신 분" 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박연차 세무조사와 관련하여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 지난 정권에 대한 사정작업으로 가까운 기업인에 대한 세무조사를 착수했다"며 "박연차는 친구와 같은 사람인데 그 사람이 퇴임후 도움을 줬다고 뇌물로 볼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또한 그의 형 '로버트 김'으로 인하여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을 소개하며 지난시절 내가 건의한 것 중 "대통령님은 가장 큰 힘을 가졌으니 한나라당과 싸움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모든 것을 끌어 안았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내가 힘을 가졌지만 진정한 강자가 아니기 때문에 잘못된 관행을 고치기 위해 당분간 싸우겠다"고 했던 소회를 밝히며 "본인이 옳다고 생각했던 것을 관철하려고 늘 힘든 길을 걸으셨는데 마지막까지 모든 짐을 지고 갔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케 했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이명박 대통령도 큰 업보를 졌기에 임기가 끝나면 업보를 받을 것"이라며 "이러한 처절한 정치보복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통치자가 화합의 정치를 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제도적 문제로 보복당하고 있는 잘못된 정치자금법을 개정하고 막강한 권력집중으로 인해 부패의 늪을 안고 있는 대통령제가 바뀌어야 함"을 역설했다.

당일 주최즉의 한사람인 강영주 시의원에게 "정치인으로 보는 노무현은 어떤 사람인가? 라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노무현 전대통령은 평소 살아가면서 보여준 언행과 행동이 우리나라 정치인의 표본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이 노 전대통령에게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하기 위해 주변인과 가족들을 잡아넣었는데 설령 그것이 사실일지라도 일반 정치인보다 더 깨끗하리라 본다"라며 "서거후 승화되고 있는 국민적 추모열기는 그분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음을 반증하는 것" 이라고 답했다.

한편 추모위원회에서는 안장식에 참여하기 위해  단체로 29일 오후 1시에 봉화마을로 출발한다. 주최 측에서는 안장식 참석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접수를 받고 있는 중이며 참가비는 2만원이라고 설명했다.



태그:#노무현 전대통령, #여수 추모위원회, #업보, #화합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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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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