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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곪아 판사들의 분통이 터지고 말았다. 신영철 대법관의 용퇴를 촉구하는 소장 판사들의 성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한 판사가 근조(謹弔)를 상징하는 검은 리본인 ▶◀ 표시를 사법부에 달았다.

또한 '謹弔 사법독립'이라는 표현으로 사법부 독립에 사망선고 진단을 내렸다.

서울가정법원 김윤정 판사(사법연수원 32기)는 12일 법원내부통신망에 '▶◀ 謹弔 사법독립'이라는 제목의 글로 현 사법부 상황을 강하게 꼬집었다.

판사가 사법부를 향해 '▶◀' '謹弔'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만큼 사태의 심각성을 대변해 준다. 김 판사의 글은 법원내부통신망에 게재된 12번째 글이다.

김 판사는 "미천한 글 솜씨 때문에 글 올리기가 두려웠는지도 모른다"며 "침묵을 깨뜨리라는 글(김정아 판사)을 보고 '누군가가 이 상황을 해결해 주겠지'하며 가만히 사태를 지켜보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글쓰기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침묵이 긍정으로 오해되는 것이 두렵다"며 "다만 저처럼 의사표현에 대한 욕구는 있으나, 나서기를 싫어하거나 글쓰기가 두려운 분들이라면 검은 리본 달기로라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으면 좋겠다"고 침묵은 긍정으로 비춰질 수 있으니 침묵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김 판사는 그러면서 "이 상황을 두고 침묵한다는 것은 사법부의 미래, 사법독립을 죽이는 일에 동조하는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부산지법 정영태 판사 "침묵이 두려움 때문이냐"

법원내부통신망에 11번째 글을 올린 부산지법 정영태 판사(사법연수원 32기)도 이날 '침묵에 관한 짧은 생각입니다'라는 글에서 "침묵에 관해 국어사전은 '아무 말도 없이 잠잠히 있음. 또는 그런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며 "이번 일에 대한 일련의 경과가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함에도 침묵한다면 그 이유가 바쁘기 때문인지, 아니면 두려움 때문이냐"고 물었다.

정 판사는 "과거에 제가 침묵했던 불의에 대해 돌이켜 보면 그 핑계가 무엇이었든 간에 모두 부끄럽다"며 "책임 있는 분의 침묵도 슬프고 부끄럽고, 생각 있는 분들의 침묵도 슬프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제 생각이 옳다면 책임 있고 생각 있는 분들이 이끌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태그:#김윤정, #정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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