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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미국발 금융위기라는 용어가 그다지 낯설지 않다. 월가의 금융시장에서 만들어낸 불량 금융상품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는 우리들의 생활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

 

전 세계 지도자들이 모여서 이 위기를 헤쳐 나갈 방법을 찾고 있지만 그 방법이란 것은 10층 높이에 쌓인 와인 잔에 담긴 와인처럼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쉽게 혜택을 받겠지만 우리들처럼 힘없는 서민들에게는 와인 한잔 기다리기가 쉽지 않다. 어쩌면 우리가 있는 곳까지 와인이 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개개인들은 경제위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 책 <경제위기? 나 이길 수 있어?>에서는 故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우리가 겪고 있는 2009년의 상황을 저자가 가장 어렵다고 생각했던 1980년대와 비교하면서 그 어려운 시대 상황에서 저자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정주영 회장을 다시 추억하면서 경제위기의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이야기 하고 있다. 

 

내가 정주영이라는 인물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그가 대통령 선거에 나왔을 때였다. 응? 뭐라고? 그 분을 처음 안 게 대통령 선거 때라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어르신들도 있겠지만, 199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나는 고작 초등학생이었다. 그 때 당시 부모님들은 노태우 정권 때 당원이라고까지 이야기 하긴 뭣하지만 그래도 어려웠던 시절 선거운동을 도와주고 살림에 필요한 물품을 받았던 세대인지라 지금의 한나라당의 열성팬이셨다(그때 받았던 생활용품 중 감자 깎는 칼은 아직도 사용하고 계신다).

 

1992년 대선 또한 마찬가지로 가정에서 무조건 '김영삼' 이라고 이야기 하던 때라서 그런지 기업인이었으면서 대통령 선거에 나서는 정주영 회장을 어린 나이였지만 좋게 볼 수 없었다. 대선이 끝나고 한참 뒤에 교실에서 정주영 회장의 자서전인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가 한 권씩 돌아다녔는데, 아무 이유 없이 멀리했던 기억도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씁쓸하다. 그 당시 부모님께서는 기업인이 정치까지 넘본다고 흉을 봤는데, 지금의 대통령에게는 기업인이지만 한나라당의 이름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약속을 철석같이 믿고 표를 주신 모습이 말이다. 그 놈의 한나라당이 뭔지 참…. 나도 미네르바처럼 이 시대의 정치가들이 싫어서 투표를 하지 않았던 것이 매우 죄스럽다.

 

이 책의 저자는 정주영의 만남과 그가 보인 행동을 통해 배웠으면 하는 점을 우리에게 일러주고 있다. 그는 모든 것을 절약하는 정신이 몸에 배어 있었다. 그의 징 박힌 구두와 그가 살고 있는 집을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그는 돈을 위하여 일을 하지 않았다. 단지 일을 하는 것이 그에겐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그러다 보니 돈이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따라 온 것이었다.

 

그는 철저한 레드오션 신봉자였다. 글로벌화 되는 세계 경제 속에 블루오션이란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남들은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느니, 이것이 과연 이익이 될지 어떨지 철저하게 따져봤지만 그는 철저하게 레드오션 속으로 들어가 일단 일을 시작하고 보았으며, 그 속에서 그만의 새로운 전략을 개발, 전략의 블루오션을 이루어 냈던 것이다.

 

이러한 전략의 블루오션은 서산만의 개발과정에서 물을 막기 위해 유조선을 갖다 댄 일화와 사우디  아라비아의 주베일 산업항 개발 당시 조립된 철근을 싣고 갔던 일화 등에서 엿볼 수 있다.

 

또한 그는 공과 사가 뚜렷한 인물이었으며, 누가 주체인지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그리고 잘못된 부분에 있어서는 과감히 비판할 줄 아는 인물이었으며, 누가 진정한 인재인지를 꿰뚫어 보는 능력을 가진 인물이었다. 

 

"나는 사람에게 생명이 남아 있는 한 실패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왜냐? 모든 일에는 좋고 나쁜 면이 항상 공존하기 마련이고 또 그것은 항상 변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좋지 않은 일이 닥쳐오더라도 '이 시련은 나로 하여금 더 큰 일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삶 속에서 결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라는 것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으며 그것을 발판 삼아 무조건 성공을 이루려 했던 그의 열정과 도전을 볼 수 있었다. 비록 모든 것이 성공하지 않았고 일부는 실패했지만 그의 도전정신을 한번 되새겨 보는 것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아마도 저자는 정주영 회장의 도전정신을 본받아보라고 우리에게 말하는 것 같다. 어릴 때 멀리했던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를 보면서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네이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경제위기? 나 이길 수 있어? - 리마인드 정주영

박명훈 지음, 청조사(2009)


태그:#정주영, #경제위기? 나 이길수 있어?, #청조사, #박명훈, #단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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