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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은 지음. 21세기북스
▲ 신데렐라의 구두는 전략이었다 곽정은 지음. 21세기북스
ⓒ 윤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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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뒷면에 충격적인 이야기가 적혀 있다. "마치 동족을 배신한 치졸한 수컷이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고 연예 칼럼니스트 김태훈님은 고백한다.
이 책은 수컷들이 감추고 싶어 하는 것. 아니지. 감추고 싶어 하지만 이미 밖으로 드러나버린 이야기들을 말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서, 남자들은 여자의 외모와 몸매 같은 겉모습에 상당히 끌림을 느낀다는 이야기들과 같은 남성의 본능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초식남이라 일컬어지는 남성들이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가부장적인 성향이 남아 있다는 대한민국 남성의 사회적 성향에 대한 이야기들 말이다.

하지만 남자의 눈으로 본 이 책에는 "마치 동족을 배신한 치졸한 암컷"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대체 그 암컷이 누구냐며 눈을 부라린 채 나에게 대답을 요구하지는 마시라.

이 책을 읽다보면 A양에서부터 K양. 일일이 열거하기 힘든 여인네들이 동족을 배신하고 있음을 어렵사리 발견하게 될 것이다. 동족을 배반하는 여인들에 덧붙여진 저자 자신의 경험담은 우리들에게 흥미로운 연애과정과 결과들을 제공한다.

대체 그녀들은 왜 연애에 실패하는 것일까? 나는 동족을 배신한 그녀들의 허영심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너무 자기의존적인 성향이 강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녀들은 그녀가 만들어 놓은 틀을 정해놓은 채 그 틀에 딱 맞는 남자들을 찾기 시작한다. 마치 신데렐라가 벗어놓은 그 구두에 딱 맞는 한 사람을 찾아 나선 왕자처럼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구두가 아닌 물질적인 부분으로 변한 것이 바로 오늘날의 모습이다.

앞서 나는 신데렐라의 구두를 다른 형식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저자는 신데렐라의 유리구두가 전략이라고 외친다. 저자가 해석한 신데렐라의 전략은 '"보편적인 남성들의 성향을 이용해서 남자들의 경계심을 허무는 작업"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흔히들 우리가 '밀고 당기기'라고 부르는 그것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신데렐라가 자정이라는 시간에 도달하자 왕자의 앞에서 부리나케 도망가는 행동이 왕자로 하여금 심리적인 갈증을 유발한다. 그 상황에서 그녀의 유리구두는 왕자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단서가 되고 이것이 바로 남자를 끌어당길 수 있는 강력한 전략이 된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이것을 작업이라는 방법에 대입시켜 본다면, 자신을 전부 드러내 보이지 않게 하면서 상대방이 나를 궁금하게 여기고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그런 방법론적인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작업을 실행하기에 앞서 꼭 필요한 다이어트라든가 자신의 강점과 약점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함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한 가지는 바로 "이 책의 범위를 남자를 작업하기까지의 단계. 딱 거기까지로 한정시켜 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정말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는데 그를 손에 넣는 방법에 대해서만 중점적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이 방법을 사귀게 된 이후에 대해서는 각자의 선택에 맡긴다. 선택에 맡기되 이 책의 전술은 사용하지 말라고 주문한다.

나는 저자의 이야기에 상당 부분 공감한다. 솔직히 말해서 사귀고 난 이후에도 다가올 수 있는 권태기를 대비해서 어느 정도의 변화와 새로움을 찾아가는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곁에 두기 위한 지나친 집착은 도리어 둘 사이의 헤어짐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저자의 경고는 나 역시 옳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나와 같이 있지 않은 시간 동안 연인이 누굴 만나는지에 대해서 지나치게 집착하고, 가끔씩 검사하는 휴대폰 메시지에 남아 있는 어떤 여자의 메시지에 과민 반응한다고 했을 때, 과연 당신의 연인은 어떤 감정이 들까? 그건 아마도 사랑이 아니라 집착일 것이다.

저자는 연애를 하는 것은 행복한 지금을 더욱 더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관계의 역학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서 하루하루 불안하게 보내는 것은 연애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관계의 부딪힘'을 연애의 필수요소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당신이 잡은 행복을 더욱 키워나가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둘 사이의 싸움이 아니다. 싸우면서 정이 든다는 이야기를 너무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는 말자. 저자는 행복을 키워나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것은 싸움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끊임없는 신뢰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한다. 아무쪼록 이 책을 잘 활용하여 좋은 사람을 만나길 바란다. 현재의 당신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내려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는 전략이었다>가 내게 준 것

마치 '연애의 정석'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만큼 이 책은 연애라는 추상적인 이미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분석해놓고 있다. 워밍업에서부터 기초, 준비, 실전, 응용, 확장이라는 단계별 구성방식으로서 말이다.  

특히 실전편에 들어가면서부터 엄청난 유혹들이 나를 맞이하는 것을 느꼈다. '후우……. 꼭 저렇게 해야 되나?', ' 아 진짜 무서운데?' 라는 생각들이 나로 하여금 몸서리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남자가 내 남자다'라고 생각한 이후에 그를 차지하기 위한 필사적인 움직임의 한 단면이라고 생각하니 고개가 삐그덕 소리를 내며 움직여짐을 느낄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원리를 차근차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이 방법들은 인간의 심리적인 방어막을 깨뜨리기 위한 방법이라는 근원에 도달하게 된다. 즉, 이 방법들은 여자가 남자들을 차지하기 위한 방법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남자가 여자를 차지하기 위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던 책이었던 것 같다.

읽기 시작할 무렵 이 책이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는지 남자의 시각으로 검증하겠다고 외쳤는데, 그 외침의 대답을 지금 한다면 나는 이 책에 대하여 'YES'라고 말해주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는 전략이었다 - 갖고 싶은 남자를 갖는 법

곽정은 지음, 21세기북스(2018)


태그:#신데렐라의 구두는 전략이었다, #곽정은 , #21세기북스, #단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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