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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봄이 활짝 피었지만, 불황으로 계절을 느낄 새도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팍팍한 생활이라고 찌푸리고만 있을 수는 없는 법. 유독 국경일이나 공휴일이 휴일과 겹친 올해, 모처럼 황금연휴가 시작되려고 하고 있다. 노동절인 5월 1일부터 어린이날인 5일까지, 샌드위치로 끼인 4일만 확실히 제낄 수 있다면 말 그대로 5일간의 황금연휴가 펼쳐질 테다.

확 떠나볼까. 저렴한 금액으로 지친 심신을 편히 누일 공간을 찾을 수만 있다면 가족들과 함께 현실을 뒤로 하고 떠나봄직하다. 여기 그 후보지들을 소개한다. [편집자말]
청남대를 산책 중인 가족 여행객, 대통령 별장이었던 청남대는 가족 여행으로 좋은 곳이다.
 청남대를 산책 중인 가족 여행객, 대통령 별장이었던 청남대는 가족 여행으로 좋은 곳이다.
ⓒ 구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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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활짝 피어나고 있다. 봄이 '쑥쑥' 돋아나고 있다. 산과 들의 화려한 환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봄이야말로 여행을 통하여 태양의 기운뿐만 아니라 땅과 물의 기운도 모두 받을 수 있는 계절이다. 그런 계절의 축복을 가족들과 함께 느낀다면 얼마나 행복할 것인가.

지금 가족 여행의 짐을 꾸려보자. 아이들 손잡고 우리 땅의 행복한 봄날을 온 몸으로 느껴보다. 짐을 꾸리며 자잘한 준비쯤은 조금 놓쳐도 좋다. 다만 가족이 행복하길 원하는 한 가지 염원만 빠뜨리지 않는다면.

[#1 천리포 수목원] 바다도 보고 수목도 보고(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천리포수목원이 올해부터는 일반에게도 개방되었다. 다양한 식물과 만날수 있는 행복한 곳이다.
 천리포수목원이 올해부터는 일반에게도 개방되었다. 다양한 식물과 만날수 있는 행복한 곳이다.
ⓒ 구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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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3대 해수욕장의 한 곳인 태안 만리포는 해변을 따라 천리포와 백리포, 십리포 등으로 연결이 된다. 그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멋진 수목원인 천리포수목원이 천리포에 자리 잡고 있다. 바다 경치와 어울린 수목원의 빼어난 풍경으로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세계 수목원협회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선정된 곳이다.

원래 미국인이었지만 한국인으로 귀화한 민병갈씨에 의해 만들어진 곳인데, 한국의 다양한 '식물 종'을 수집하고 보존하기 위해 천리포수목원을 세웠다고 한다. 꽃보다, 나무보다 멋진 사람에 대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곳이다.

지난해까지 일반인에 대한 개방이 제한적이었으나, 올해부터 전면 개방이 시작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숲과 나무들의 의미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또한, 수목원을 걸으며 한국 사람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수목원 설립자의 이야기를 나눠보면 어떨까?

천리포수목원 여행과 연계하여 기름유출 피해를 복구한 만리포와 천리포의 해변을 돌아보고, 4월 24일부터 5월 20일까지 열리고 있는 안면도국제꽃박람회도 함께 다녀온다면 더 멋진 여행이 될 것이다.

[#2 메첼] 메주와 첼로의 어울림, 한 줄로 선 항아리들(강원 정선군 임계면 가목리)

메주와 첼로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메첼, 길게 늘어선 장독대와  전나무 숲의 풍경뿐만 아니라 이야기가 있는 가족 여행이 가능한다.
 메주와 첼로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메첼, 길게 늘어선 장독대와 전나무 숲의 풍경뿐만 아니라 이야기가 있는 가족 여행이 가능한다.
ⓒ 구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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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첼은 메주와 첼리스트의 줄임 말이다. 일반 여행지가 아니라 항아리가 가득한 된장 가공장이다. 서울대 음대를 나오고 독일로 유학까지 다녀온 첼리스트 도완녀 사장이 된장을 만드는 곳인데, 그곳에서 있는 된장들은 가끔씩 첼로 연주를 들으며 숙성된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우리 가족이 세 번이나 들른 곳이다. 장독들이 줄지어 서 있는 풍경만으로 아름다울 뿐 아니라, 그 주변의 전나무 숲길을 맨발로 걷는 것도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여행지로 그곳을 선택했을 때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있었다. 그것은 사람의 열정이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는 것도 행복하지만, 사람들에 대해 느끼는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세상을 이끌고 있는 사람, 세상을 바꾸고 있는 사람,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들을 배우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 메첼에서도 그런 사람의 향기를 느낄 수 있을 테니 자녀들과 함께 찾아보시길.

메첼 여행은 정선의 여행과 함께 하면 좋다. 정선 5일장에서 깊숙한 산골의 봄 향기 진한 나물도 사올 수 있고, 강원도 정선아리랑 자락의 사연을 나눌 수 있는 아우라지도 들를 수 있다.

[#3 채석강과 적벽강] 강 아닌 '강', 바위절벽(전북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

책 수만권을 쌓아둔 것 같은 채석강의 풍경은 수억년 전의 퇴적층에 바람과 파도의 손길이 더해져 만들어낸 걸작품이다.
 책 수만권을 쌓아둔 것 같은 채석강의 풍경은 수억년 전의 퇴적층에 바람과 파도의 손길이 더해져 만들어낸 걸작품이다.
ⓒ 구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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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강과 적벽강은 강이 아니다. 변산국립공원 구역에 포함된 바위절벽들이다. 공룡이 살던 시절 쌓인 퇴적암들이 파도와 바람에 단련되며 멋진 풍경의 바위절벽이 되었다. 채석강과 적벽강은 반달 모양의 아기자기한 격포해변을 사이에 두고 있는데, 두 절벽의 풍경의 꽤 다르다.

채석강은 책을 수만권 쌓은 모습의 바위 절벽이 인상적이며, 적벽강은 붉은색의 바위 절벽이 멋진 모습이다. 두 곳의 이름은 중국의 유명한 시인과 관계가 있다. 채석강은 중국 당나라의 이태백이 뱃놀이를 즐겼던 중국의 채석강 풍경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적벽강은 중국 송나라의 소동파가 놀던 중국의 적벽과 비슷하다고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잔잔한 파도소리를 들으며, 채석강과 적벽강을 산책하는 일은 즐겁다. 또한, 그 산책길에 공룡이 살던 시기의 퇴적물이 그렇게 멋진 풍경이 된 것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일도 행복한 일이다. 채석강과 적벽강의 여행은 전나무 숲길이 좋은 내소사 여행과 연계하면 좋으며, 새만금방조제 지역을 돌아보며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는 것도 좋다.

[#4 청남대] 아름다운 호수 풍경의 대통령별장(충북 청원군 문의면 신대리)

청남대는 가족여행으로도 좋다. 더욱이 대청호를 바라보며 걷는 산책길은 봄에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청남대는 가족여행으로도 좋다. 더욱이 대청호를 바라보며 걷는 산책길은 봄에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 구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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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반의 아름다운 풍경과 만날 수 있는 청남대는 한동안 대통령의 별장이었다. 청남대를 가며 대통령이라는 단어에 참 많은 생각들이 떠오른다는 것을 느꼈다. 그중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어린 시절의 꿈이었다.

한 학급의 어린이 수가 60명을 넘기던 내 어린 시절, 우리반 동무들의 1/3쯤은 꿈이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며 그 꿈들은 잊혀져갔다. 청남대에 가기 전에 떠올랐던 많은 생각들도 청남대에서 대청호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이곳저곳 산책을 즐기다보니 모두 잊혀졌다. 그 많았던 생각들이 어느 순간 아름다운 경치의 뒤편으로 밀려나 있었다.

청남대에서는 아이들과 할 이야기가 참 많을 것 같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며 호수와 어울린 청남대의 아름다운 봄 풍경을 느껴보자. 아직 대통령을 꿈 꿀 아이들과 함께 대통령처럼 걸어보고, 대통령처럼 느껴보자.

* 청남대 관람을 위해 승용차를 이용하는 경우, 문의면에서 입장권을 매표하고, 좌석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5 통영 도남동~영운리] 자전거로 누비는 '한국의 나폴리'(경남 통영시 도남2동)

통영의 자전거 여행은 바다를 보며 달리는 행복한 길이다.
 통영의 자전거 여행은 바다를 보며 달리는 행복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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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바다를 달리고 싶다면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아름다운 항구도시 통영에서도 경치가 가장 좋다는 미륵도로 떠나보자. 그곳에 푸른 남해 바다를 품고 바다를 달릴 수 있는 3.8km의 자전거 도로가 있다. 

충무마리나리조트에서 영운리까지 이어지는 그 도로는 자전거로 만날 수 있는 최고의 풍경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자전거를 타며 느낄 수 있는 그곳에서 바다를 보며 즐겁게 자전거를 타다보면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 소리가 계속된다. 그 웃음소리가 파란 바다보다, 푸른 하늘보다 더 맑다.

자전거 여행과 더불어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미륵산에 오르는 일과 여객선을 이용하여 한산섬을 돌아보는 일도 가족 여행의 행복함을 키워준다. 미륵산과 한산섬 여행에는 임진왜란의 장소들을 알아보고, 충무공의 흔적을 찾아보며 역사의 이야기를 함께 하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봄의 여행은 행복하다. 가족과 함께라면 더욱 행복하다. 사진은 봄이 무르익어가는 청남대의 산책로.
 봄의 여행은 행복하다. 가족과 함께라면 더욱 행복하다. 사진은 봄이 무르익어가는 청남대의 산책로.
ⓒ 구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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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천리포, #청남대, #가족여행, #채석강, #메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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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홈페이지 초록별 가족의 여행(www.sinnanda.com) 운영자 입니다. 가족여행에 대한 정보제공으로 좀 다 많은 분들이 편한 가족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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