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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철도란 도시와 도시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전철로 일반적으로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건설하고,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운영하는 노선을 말한다. 수도권에서는 주로 '수도권 전철'로 불린다. 보통 기존의 단선철도를 복선전철화하고, 각 역의 플랫폼을 열차 바닥과 높이가 같은 고상 플랫폼으로 바꾼 뒤, 교통카드 개집표기 같은 각종 역무자동화 시설을 설치한 후, 최종적으로 전동열차를 운행시켜서 전철을 개통하게 된다. 최근 개통된 광역전철은 지난 12월 29일의 중앙선 팔당~국수 구간이었으며, 올 6월에는 문산~성산 구간의 경의선 전철이 개통될 예정이다.

2008년 12월 29일 수도권전철이 중앙선 국수역까지 연장되었다
▲ 중앙선 국수역 2008년 12월 29일 수도권전철이 중앙선 국수역까지 연장되었다
ⓒ 한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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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은 원래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간선철도였지만, 남북분단으로 인해 현재는 민통선 안의 도라산까지만 운행되고 있다. 경의선 주변에는 일산신도시, 운정신도시 등 통근수요가 무척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경의선은 단선 비전철에 일반열차가 뜸하게 운행되는 구간이라서 통근수요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 경의선 복선전철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서, 향후 수도권 서북부의 중심적인 광역교통망으로 떠오를 전망이며, 그 첫 결실로서 문산~성산 구간의 전철이 6월 말에 개통될 예정인 것이다.

그러나 경의선 개통이 불과 몇 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아직 몇 가지 해결이 안 된 문제가 있어 이를 논의하고자 한다.

경의선 복선전철화 노선도
 경의선 복선전철화 노선도
ⓒ 한국철도시설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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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운 역명

경의선의 1차 개통 구간은 문산~성산 구간이다. 이때 성산역은 신설역으로써, 철도 수색역의 동쪽 약 600m 지점에 새로 지어진다. 마침 이 곳은 지하에 서울도시철도 6호선이 지나가는 곳이며, 따라서 성산역과 6호선 역은 서로 환승된다.

그런데 문제는 경의선 성산역 지하에 있는 6호선 역 이름이 수색역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6호선 수색역 한 정거장 아래에는 6호선 월드컵경기장이 있는데, 이 역의 부역명이 성산역이다. 결국 경의선과 6호선의 역명이 제각각이라는 소리인데, 승객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경의선 개통 전에 역명을 반드시 정리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제안하는 방식은 아래와 같다.

경의선 수색지역 역명 제안
 경의선 수색지역 역명 제안
ⓒ 한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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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역명 정리를 통해 똑같은 역인데도 경의선에서는 성산으로 부르고, 6호선에서는 수색으로 부르는 모순이 해결될 수 있다. 한편 향후 공항철도가 이 구간에 들어올 경우에도 역명의 통일이 필요할 것이다.

역명의 또 다른 문제는 바로 신촌역이다. 현재 문산에서 출발한 경의선 일반열차(디젤동차)는 성산을 지나 서울역까지 운행하고 있다. 그러나 문산~성산 구간의 경의선 전철이 개통되었다고 해서, 서울역행 열차가 없어지면, 기존에 서울역을 이용하던 승객들이 불편해지게 된다. 따라서 코레일에서는 현재 1시간에 1대씩 운행 중인 문산~서울역간 디젤동차를 경의선 전철 개통 이후에는 전동차로 전환하여 같은 분량만큼 운행할 예정이다. 즉 대부분의 전동열차는 문산 출발 후 성산에서 운행을 마치지만, 1시간에 1대씩은 서울역까지 가겠다는 것이다.

성산에서 경의선 전동차가 운행을 마칠 경우, 승객들은 도심 진입을 위해 6호선을 한 번 더 갈아타야 하지만, 서울역까지 가는 전동차가 1시간에 1대라도 있을 경우 도심접근성이 개선되어 승객편의가 크게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파주시청의 경의선 설명자료
 파주시청의 경의선 설명자료
ⓒ 파주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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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시간에 1대씩 서울역으로 가는 전동차는 철도 신촌역을 지나게 되는데, 전동차가 운행되면서 철도 신촌역도 전철역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결국 현행 철도 신촌역도 전철역이 되고, 기존에 2호선 신촌역도 그대로 존재하게 되어, 다른 위치의 두 전철역이 '신촌역'이라는 같은 이름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다른 역이 같은 이름을 가질 경우, 상당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보존된 구역사 뒤로 신역사(민자역사)가 보인다
▲ 신촌역 전경 보존된 구역사 뒤로 신역사(민자역사)가 보인다
ⓒ 코레일 서울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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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신촌역의 개통(1920년)은 지하철 2호선 신촌역의 개통(1984년)보다는 훨씬 빠르지만, 철도 신촌역의 전철 개통(2009년)은 2호선보다 훨씬 늦다. 따라서 승객의 혼란을 최소화하면서도 서로를 구분할 수 있는 지혜로운 방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이미 2000년부터 2호선 신촌역은 (지하)라는 부역명을 붙이고 있으며, 이는 지하와 지상으로 구분되어 따로 영업중인 청량리역과 유사한 것이다. 따라서 철도 신촌역이 전철역이 될 때에는 '신촌(지상)'으로 표현하는 방법도 괜찮을 것이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새로운 역명을 붙이는 방법도 있다.

노선 색과 직결운행계획

경의선은 올해 문산~성산 구간만 개통되지만, 장기적으로 성산에서 용산까지 지하로 연장될 예정이다. 원래 경의선은 서울역이 기점이지만, 서울역 방면 경의선은 일반열차와 KTX가 수색과 행신의 차량기지 입출고용으로 활발히 사용하고 있는 관계로 선로용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래서 향후 경의선 전철은 기존 용산선 철도를 활용하여, 서울역이 아닌 용산방면으로 가게 된다.

용산은 서울시가 부도심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는 곳이며, 코레일에서도 기존의 용산차량기지 부지를 이용하여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을 벌이는 등, 향후 전망이 무척 밝은 곳이다. 그래서 경의선도 용산방면으로 향하여, 용산의 주요 교통망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코레일의 용산역세권개발 조감도
 코레일의 용산역세권개발 조감도
ⓒ 코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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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부분은 경의선 용산역의 위치다. 당초 성산~용산 구간은 전구간 지하화될 예정이었으나, 용산역 주변의 배수펌프장의 간섭으로 인하여, 경의선 용산역의 지하 건설은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때문에 경의선 용산역은 현 용산역인 지상에 건설된다. 구체적으로는 용산역 제일 동쪽 플랫폼을 쓰게 되는데,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 곳은 이미 용산~덕소~국수 구간을 운행하는 중앙선 전철이 시발역으로 쓰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문산~용산의 경의선 전구간이 개통될 경우 경의선과 중앙선은 용산역 지상에서 연결되어(직결이라고 함) 문산~성산~용산~청량리~덕소~용문으로 가는 하나의 거대한 노선이 된다는 점이다. 이 노선은 그 길이나 파급효과 면에서 1호선 전철에 버금가는 큰 노선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는 성산~용산 구간이 없기 때문에 따로 떨어져있는 것 같지만, 결국 최종적으로는 문산~용산~용문으로 하나로 이어지는 만큼 그에 따른 준비를 미리 해두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역 번호를 미리 정해두고, 노선 색을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 즉 현재 중앙선은 노선 색으로 옥색(cyan)을 사용하는데, 경의선도 노선 색으로 옥색을 사용하도록 하며, 역 번호도 중앙선과 어긋남이 없도록 미리 정해두면 좋다.

경의선은 향후 중앙선과 직결되므로, 경의선의 안내체계와 노선색을 중앙선과 통일시키면 좋다.
▲ 중앙선 노선도 경의선은 향후 중앙선과 직결되므로, 경의선의 안내체계와 노선색을 중앙선과 통일시키면 좋다.
ⓒ 서울도시철도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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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대책 없이 경의선 안내시설물을 대충 만들었다가는, 나중에 성산~용산 구간이 개통되어 중앙선과 직결운행을 시작할 때, 필연적으로 안내시설물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낭비가 생기게 된다. 앞으로 전철이 어떻게 변화될지를 미리 예상하여 센스 있게 시설물을 미리 준비함으로써, 향후 발생할 시행착오를 줄였으면 한다.

이외에도 경의선에는 (1) 경의선 전철의 서울역(서부역)과 1-4호선 지하 서울역(지하철역)과의 무료환승문제 (2) 급행열차의 운행 비율과 정차역 문제 등 정해지지 않은 문제가 많이 있다. 이 모두가 경의선 효율적인 운행, 영업과 승객 편의에 직결되는 문제이니만큼, 관계당국은 승객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세심하게 정책을 수립, 실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경의선 전철은 수많은 수도권 서북부 주민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중요한 광역교통망이다. 경의선 전철이 개통되면 많은 사람들이 빠르고 편리한 전철을 이용하여 통근을 할 수 있을 것이고, 만성적인 혼잡에 시달리는 자유로의 통행량을 흡수하여 도로까지 빨라질 것이다.

이러한 경의선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작은 것도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으며, 선견지명을 통해 향후에 발생될 낭비를 없앨 필요도 있다. 물론 그 초점과 방향은 승객의 편의 개선이다. 관계자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을 통해 더욱 완벽한 경의선 전철이 개통되어, 경의선이 명실상부한 수도권 서북부 최고의 교통망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한우진은 교통평론가, 미래철도DB 운영자(http://frdb.railplus.kr), 코레일 명예기자입니다



태그:#경의선, #코레일, #전철, #광역철도, #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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