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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시 공무원 안일무사, 안전불감증 한심스럽다" 

시, "산불방지 위해 공중 돌았다" 

 

남양주시(시장 이석우)는 지난 1일부터 산불조심 강조기간으로 정해 불암산과 예봉산 등 10개 산에 대한 입산을 통제하고, 시 산림과 읍.면.동에 산불예방 인력 및 진화장비를 확충하는 등 산불방지 종합대책을 수립해 실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부터 공중감시와 계도활동 및 산불발생 시 초동진화를 위해 시비 약 7억여원을 들여 산불진화용 헬기를 임차해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남양주시가 산불진화용 헬기를 본래 용도가 아닌 시 행사에 동원해 홍보용으로 이용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요즘 전국적으로 건조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 비상사태다. 그러던 지난 11일, 경기도 일원에 건조특보가 발효돼 있는 가운데 남양주시종합운동장에서 '제2회 남양주한강걷기대회'가 수천명의 시민과 이석우 남양주시장을 비롯해 남양주시의회 의장, 연예인 등이 참여한 가운데 화려하게 펼쳐졌다.

 

특히 이날 행사장 하늘에는 남양주시가 임차해 운영하고 있는 산불진화용 헬리콥터(HL9174)가 행사 내내 주위를 수 없이 돌고 있었다. 그 헬기에는 '남양주시'와 '산불조심'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써 있었으며, 당시 헬기에는 조종사를 비롯해 시 소속 공무원 A 씨 등 2명이 탑승해 시종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고 있었음이 카메라에 잡혔다. 시 홍보 및 자료용 영상을 담고 있었던 것이다.
 

▲ 건조특보 속 남양주시 걷기행사에 동원된 산불진화용 헬기 남양주시는 전국적으로 산불이 이어지고 건조특보가 발효돼 있는 상황인 11일,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 산불진화용 헬기를 한강걷기대회에 영상 촬영용으로 동원해 물의를 빚고 있다.
ⓒ 정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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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행사에 산불진화용 헬기가 동원됐던 11일, 이날도 경주보문단지 인근 야산, 부산, 전북 남원 완주, 양구, 충남 홍성, 서울 온수동 야산, 전북 모악산 등 전국적으로 산불이 발생했고, 남양주시도 예외는 아니어서 국립수목원 인근 남양주시 별내면에서 역시 산불이 발생했다. 또 남양주시 헬기 산불진화 범주에 드는 인접 하남시 검단산에서도 산불이 발생했다.

 

전국적으로 산불이 이어지고 건조특보가 발효돼 있는 상태에서 남양주시가 산불진화용 헬기를 행사 개회식 전시간과 남양주종합운동장~한강시민공원걷기 왕복구간에 걸쳐 영상 촬영용으로 동원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 때문에 행사 당일 종합운동장에 모여 있던 시민들은 헬기를 보자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아니 건조해서 전국에서 산불로 난린데 행사에 동원되고 있다니 한심한 행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행사 관계 시 국장은 "행사에 동원된 게 아니라 산불방지 때문에 떠 있던 것"이라고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했으며, 다른 관계 공무원은 헬기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음을 인정했다.

 

박모(남. 47)씨는 "그렇지 않아도 매스컴 뉴스가 매일 산불소식으로 채워지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헬기가 엉뚱하게 이용되고 있어 한심스럽다"며 "안밀무사하게 일하는 공무원들이 아직도 남양주시에 있고, 시민의식을 못 쫓아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공직자는 "지금 전국에서 산불이 우후죽순으로 일어나고 있는 만큼 타 지자체지역을 도와 산불진화에 나섰어야 하며, 그래야 추후 남양주에서 불이 날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그런 과잉충성식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물론 헬기가 필요에 따라 행사에 동원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날 행사는 걷기행사로 헬기가 동원될 필요성도 딱히 있어 보이지 않고, 특히 건조특보가 발효돼 있는 상태에서 동원했다는 것은 산불에 대한 안전불감증과 안일무사가 남양주시 공무원사회에 팽배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은 물론, 내년 실시될 예정인 시장선거를 포함한 전국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홍보용 자료 만들기에 동원됐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면키 어렵다.

 

시민들은 더 이상 산불을 예방하고 진화하는 데 사용해야 할 임차 산불진화용 헬기를 시 행사에 동원하지 말 것은 물론 안전불감증과 안일무사와 같은 해이한 자세로 공직에 임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한편 남양주한강걷기대회는 지난해 보다 하루가 늘어난 이틀 일정으로 치러졌으며, 당일 시 공무원과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 산림보호 감시원, 산림공익요원, 마을주민 등 수천명은 각 지역 산 입구 등에 편성돼 산불방지에 나섰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인터넷신문 남양주타임즈에 동시에 게재됩니다


태그:#남양주시, #산불, #남양주시청, #이석우, #남양주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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