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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내가 첫 엄지뉴스를 전송한 건 지난1월 오마이뉴스 대학생 인턴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전에도 오마이뉴스 기사는 물론이고 엄지뉴스도 챙겨보는 열혈독자였지만 직접 찍은 사진을 엄지뉴스에 전송하기까지는 꽤 긴 시간이 필요했다.

왜 난 '보내기' 버튼을 쉽게 누르지 못했을까? 아마 순간을 포착하는 순발력과 100원의 전송료 그리고 과연 이것이 뉴스가 될까?라는 의문 때문이었을 것이다. 여기에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기 싫은 '귀차니즘'이 합쳐지면서 엄지뉴스는 나와 친해질 수 없는 별개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런 내가 이젠 엄지뉴스의 소비자이자 생산자로 변신했다.

첫 엄지뉴스 전송은 반강제(?)적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참 합리적인 '거래조건'에 거래가 이루어진 걸로 기억된다.

당시 엄지뉴스를 담당하던 모선배 기자는 "엄지뉴스를 보내면 100원 정도의 전송료가 든다. 그러니 그 전송비 대신 밥을 한 번 사겠다"며 약속을 했다. 그리고는 며칠 뒤 달콤한 점심 한 끼를 얻어먹었다.

14일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한 휴게소에 하얀 붕대를 감은 차량이 전시돼 있다. 이 차량은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도로공사가 설치한 것이다.
▲ 얼마나 추웠길래 14일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한 휴게소에 하얀 붕대를 감은 차량이 전시돼 있다. 이 차량은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도로공사가 설치한 것이다.
ⓒ 김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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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로 난 엄지뉴스 리포터가 됐다. 밥값을 하기 위해 엄지뉴스를 찍을 만한 것이 없는지 항상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다녔다. 그리고 종종 재미있는 장면을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 오기도 했다.

하지만 따뜻한 내 주머니 깊숙이 잠자고 있는 휴대전화를 깨우기 미안해서, 또는 이게 기사가 될까라는 생각에 머뭇머뭇하는 사이 순간의 장면은 내 눈앞에서 사라져 버리곤 했다.

엄지뉴스는 일상이다

한 번은 아이돌 그룹 '빅뱅'의 승리가 한 고등어집에서 고등어를 먹는 모습을 봤다. 매니저를 통해 사진촬영을 해도 되겠느냐고 물었지만 역시나 대답은 "노"였다. 휴대폰으로 몰래 찍었다면 좋은 볼거리가 되겠지만 그렇다고 '몰카'를 찍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팬들이 달 악플이 두렵기도 했고.

이렇게 하루하루가 지나자 선배기자는 '먹은 거 토해'라는 무언의 눈빛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휴대전화를 한손에 꼭 쥐고 거리를 걸어 다녔다.

그러던 중 지방 취재 중 우연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사진 한장을 찍어 엄지뉴스로 보냈다. 이 사진으로 다음날 난 선배에게 칭찬을 들었고 이때부터 휴대전화는 주머니에서 쫓겨나 나의 왼손으로 이사를 했다.

3월 8일 경남 통영시에서 재미있는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성룡이 쓰레기 줍기 홍보를 하고 있네요. 실제 줍는 사진은 아닌 듯하죠?
▲ 쓰레기 줍는 청룽 3월 8일 경남 통영시에서 재미있는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성룡이 쓰레기 줍기 홍보를 하고 있네요. 실제 줍는 사진은 아닌 듯하죠?
ⓒ 김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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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이렇다할 사진찍을 기회를 얻지 못했고 오마이뉴스 인턴 기간도 끝났다. 선배의 매서운 눈빛과 함께 엄지뉴스도 그렇게 잊혀지는 듯했다. 하지만 대학 캠퍼스로 돌아왔지만 습관은 무서웠다. 여행을 가도, 학교를 가도 온통 엄지뉴스로 만들면 재미있겠다 싶은 모습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경남 통영으로 여행을 갔을때 청룽(성룡)이 쓰레기를 줍는 사진을 찍어 엄지뉴스에 보냈다. 청룽이 왜 쓰레기를 주울까 하는 호기심에서였다. 그런데 이 사진 제목을 엉뚱하게 붙여 욕도 참 많이 먹었다. 그리고 며칠 전엔 캠퍼스 내에 붙어 있는 해병대 전역자 모집 포스터를 찍어 전송하기도 했다.

난 왜 엄지뉴스에 빠졌을까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이 엄지뉴스에서는 기사가 된다. 또 긴 글과 문장이 필요없어 접근하기도 쉬울 뿐더러 전송한 엄지뉴스를 바로바로 게시판에서 찾아 볼 수 있다는 점도 엄지뉴스가 매력적인 이유다.

나에겐 익숙한 장면이고 주변에선 흔히 찾아 볼 수 있는 모습이기에 과연 엄지뉴스에 전송해도 될까라는 생각도 여러번 했다. 내겐 익숙하고 흔한 모습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색다른 모습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나는 더욱 엄지뉴스에 빠지게 됐다.

물론 그 동안 엄지뉴스를 많이 보내진 못했지만 캠퍼스에서의 일들 또는 내 생활에서의 모든 모습이 뉴스가 되는 엄지뉴스가 '난 정경미보다 더 좋다, 엄지뉴스 포에버!!'


태그:#엄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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