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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정말 컸다. 땅도 넓고 인구도 정말 많다. 나라만 큰 것이 아니다. 유적지나 건물들도 넓고 크고 높았다. 만리장성은 엄청 길었다. 천안문광장과 자금성, 이화원은 무지무지하게 넓었다. 식당도 어찌나 크던지... 중국에서 작은 식당이 우리나라의 큰 식당 같았다.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중국 베이징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천안문광장과 자금성, 만리장성, 명13릉, 이화원, 천단공원 등을 둘러보았다. 왕부정 거리와 짝퉁 상가도 가보았다. 초등학교 때 천안문광장과 자금성, 만리장성을 가보았지만, 중학생이 되어서 가본 느낌은 또 달랐다.

 

먼저 만리장성에 갔다. 엄청 길고 웅장했다. 관광객도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았다. 초등학교 때는 만리장성 가운데 고북구 장성을 갔었다. 리프트를 타고 올랐다가 걸어서 내려왔었다. 이번에는 팔달령 장성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가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다. 절벽을 타고 올라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가끔 흔들거리는 케이블카가 스릴도 있었다. 정말 기분이 짜릿했다.

 

모택동 주석의 큰 사진이 인상적인 천안문광장은 여전히 넓었다. 몇 년 전에 갔을 때는 광장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걸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중국의 전국인민대회가 열리고 있어서 경찰이 통제를 해서 걷지를 못했다. 그런데도 무지 넓게 보였다. 아빠께서 내가 사는 광주사람들이 모두 모일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광장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나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자금성은 중국 최대의 황궁이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황제가 옆 건물로 이동을 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을 것 같다. 아마 가마를 타고 다녔을 것이다. 자금성을 여유롭게 둘러보려면 최소한 하루는 잡아야 할 것 같았다. 옛날 중국 사람들은 정말 큰 것을 좋아하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명13릉은 진짜 거대했다. 사람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몸집이의 차이가 거의 없을 텐데 무덤은 고층 건물만큼이나 웅장했다. 왠지 쓸데없이 큰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자기들 문화니까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필요 이상으로 허례의식이 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중국 유적지의 웅장함은 서태후의 여름별장이었던 이화원도 똑같았다. 멀쩡한 땅을 파서 호수로 만들고, 거기서 판 흙으로 산을 만들었다니... 그리고 비가 내리는 날에도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긴 복도는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그 복도를 따라 걷는데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우리 가족은 복도를 따라 걷다가 끝까지 가지 못하고 다시 되돌아왔다. 그 별장을 지을 시간에 백성을 보살피는 일에 더 신경을 썼더라면 당시 청나라가 달라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천단공원! 명나라 때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천단공원의 기와가 푸른색이었다. 하늘과 같은 색으로 칠해서 하늘과 더 가깝게 지내려고 했던 것 같았다. 푸른 기와를 보니 내 마음도 맑아지고, 몸도 왠지 더 가벼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서울의 명동처럼 베이징의 번화가인 왕부정 거리는 정말 재미있었다. 반짝이는 네온사인이 다 컸다. 먹을거리를 파는 포장마차가 줄지어선 곳은 충격적이었다. 초등학교 때 가본 기억으로는 지네와 양고기 꼬치가 기억에 남았었는데, 이번에는 그때 없었던 것이 많이 있었다. 지네는 물론이고 바퀴벌레, 쥐, 물방개, 불가사리 등 징그러운 것들이 많았다. 내 옆에서 지네 꼬치구이를 먹고 있는 아이를 보고 소름이 돋았다. 지네를 무슨 맛으로 먹지?

 

짝퉁 시장은 정말 재미있었다. 짝퉁도 A, B, C등급으로 나눈다고 했다. 짝퉁에도 등급이 있다는 게 재미있었다. 물건의 품질은 많이 떨어져 보였다. 하지만 내가 재미있게 생각한 것은 중국인과 가격 흥정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빠한테 배운 중국어 몇 마디로 중국인 주인과 가격을 흥정해 보았다. 가격 흥정은 할수록 더 재미있었다.

 

눈에 띄는 물건이 있으면 다짜고짜 가격을 물어보았다. "뚸 샤오 치엔?" 그러면 중국인 주인은 가격을 높게 불렀다. 그러면 나는 비싸다고 대답했다. "헌 꿰이!" 조금 깎아주던 상점주인이 계속 깎으려는 나에게 더 이상은 안 된다고 거절을 했다. 그럴 때면 나는 '안 되긴 뭐가 안돼!'하는 생각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척 했다. 그러면 상점 주인이 나를 붙잡으면서 내가 원하는 가격까지 깎아주었다. 난 기세등등해져서 기분 좋게 쇼핑을 했다.

 

이번 중국여행 기간동안 중국인들이 생각보다 자유스럽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공원에서 노래를 틀어놓고 모여서 춤을 추는 모습을 보았다. 월남치마를 입고 난생 처음 보는 특이한 춤을 추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그 옷의 꽃무늬가 알록달록해서 촌스러웠다. 웃기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다른 사람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스럽게 춤추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나도 그 속에서 춤을 춰보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는 못했다.

 

한편으로 중국인들은 여전히 깔끔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겉모습이 그랬고, 화장실 사용습관도 좀 지저분했다. 시도 때도 없이 새치기를 하고, 교통질서 의식이 부족한 것도 좋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책에서만 보던 것과 달리 직접 가서 보고 듣고 체험을 하다보니 중국이란 나라가 인상 깊게 남고, 훨씬 더 가깝게 느껴졌다. 조금 피곤하기도 했지만 이번 여행도 좋았다.

 

덧붙이는 글 | 이슬비 기자는 광주동신여자중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태그:#베이징, #중국, #자금성, #만리장성, #천단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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