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언~ 먼, 남녘 끝자락 절벽에 자리 잡은 절집, '향일암(向日庵)'. 여수시 돌산도 끄트머리에 앉은 향일암에도 봄바람 타고 온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돌산도 죽포 봉황산에서 금오산 자락을 거치는 산행 끝에 절집에 내려섰습니다. 4시간동안 걸어선지 엉그적 엉그적 '아이고 다리야' 아우성이 절로 터집니다. 그렇다고 코 앞인 향일암을 그냥 지나칠 순 없었지요. 후들거리는 다리에 다시 힘을 줍니다.
"어디로 가요?""저 돌 사이로 가세요. 거기가 해탈(解脫)로 가는 돌문이거든요. 해탈하세요."따스한 봄바람은 지친 나그네 길 안내 말투까지 다정하게 만드는 힘이 있나 봅니다.
해안가 수직 절벽 위에 세워진 절집 '향일암'향일암은 "해를 향한 암자"란 뜻입니다. 원효대사가 원통암(圓通庵)이란 이름으로 세운 절집입니다. 고려 때 금오암으로 부르다, 조선시대 때 '남해 수평선에서 솟아오르는 해돋이가 아름다워' 향일암이라 부른 게 오늘에 이릅니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을 도와 왜적과 싸웠던 승려들 근거지이기도 한 향일암은 해안가 수직 절벽 위에 세워졌습니다. 이곳은 기암절벽과 울창한 동백나무 등 아열대 식물들이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풍취를 자아내지요.
특이한 것은 바닷가에 위치하나, 공기 중에 염기가 없어 갯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주변에 금오산을 비롯, 연도ㆍ안도ㆍ금오도ㆍ소두라도ㆍ횡간도 등 크고 작은 섬들과 어울린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관리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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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일암 풍경 중 제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위치입니다. 왜 가슴이 설렐까요? |
| ⓒ 임현철 | 관련사진보기 |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상생지도(相生之道)'향일암은 최근 금박으로 덧씌웠습니다. 이곳은 진주ㆍ마산ㆍ부산 등 경상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절집입니다. 하여, "경상도에서 먹여 살린다"는 말이 돌지요. 망국적 지역감정 울타리를 벗어나 '상생 보시'가 이뤄지는 게지요. 그래서 절집 주위는 함께 먹고 살아가는 '상생지도(相生之道)'가 펼쳐지나 봅니다.
"여기서 사진 하나 찍재~이."사람들은 절집 아래 거북이가 머리를 쏙 내민 형상의 임포 마을과 절벽, 바다 배경을 놓칠까봐 연신 셔터를 눌러댑니다. 그리고 절집 난간에 올려진 거북 모양을 한 돌 위에 동전을 놓고 복을 빌더군요. 경기가 어려워 내심 이렇게 빌지도 모르겠습니다.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믿거나 말거나, 그 꿈이 이뤘다지요? 하루 빨리 경기가 좋아지길 빌어봅니다.
덧붙이는 글 |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