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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가 온 나라에서 성적조작, 성적 부풀리기, 성적이 나쁜 학생의 시험 배제 따위가 불거지면서 일제고사에 대한 불신은 깊어지고 있다. 학부모 단체와 교육단체,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참에 일제고사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교과부는 "채점 방식 따위 개선"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폐지는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채점방식 개선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는 적다. 일제고사는 모래 위에 지은 집이다. 모래 위에 지은 집은 비만 오면 무너지게 되어 있다. 기초공사가 부실 공사인데 지붕과 벽에 페인트 칠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교과부는 하고 있는 것이다.

 

일제고사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 지난 23일 라디오 연설에서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는 시험문제만 잘 푸는 학생이 아니라, 창의력과 폭넓은 사고력, 예술적인 감수성을 갖춘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내용을 접하는 순간 이명박 정권 교육 정책을 새로 짜는 줄 알았다. 이명박 정권들이'시험문제'만 잘 푸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교육 정책을 펼쳤지, 창의력과 폭넓은 사고력, 예술적인 인성을 갖춘 사람을 양성하는 교육과는 거리가 멀었다.

 

교육현장을 보면 이 대통령 연설이 얼마나 간극이 큰지 그대로 드러난다. 교육 현장은 일제고사로 줄을 세운다. 일제고사와 함께 지역별·학교별 성적 공개 학교 자율화 정책 탓에 0교시가 부활하고 특기적성 위주로 진행되던 방과후 학교가 국·영·수 위주의 강제 보충수업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 앞으로는 학생들이 교장과 교감 승진까지 책임져야 하는 부담까지 않아야 한다.

 

대통령은 시험문제만 아니라 창의력과 사고력, 풍부한 예술재능을 강조하고, 교육현장은 학교와 지역 성적 공개와 0교시가 부활하고 있다. 완전히 '따로국밥'이다. 이 대통령이 일제고사와 함께 '입시교육'만을 위한 교육현장을 개선하기 위해서 이런 발언을 했다면 희망이 있다.

 

대통령 연설에 맞추어 일제고사와 줄세우기, 성적공개, 0교시 수업 같은 우리 아이들 미래를 망치는 교육이 인성과 참 된 사람으로 자라나게 하는 교육 정책을 개선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라 학교와 교사의 책무성을 묻겠다"는 정부 방침을 밝혔다. 학업성취도에 따라 학교와 교사 책무성을 묻는다면 어느 학교와 교장, 선생님이 아이들을 공부하라고 닥달하지 않겠는가. 성적조작, 부풀리기, 공부 못한다고 아예 시험까지 못보게하는 일은 당연한 일이다.

 

시험성적을 위해서 아이들이 오직 시험공부하는 일에 매달려야 한다. 인성과 창의력, 사고력 교육은 꿈도 꾸지 못한다. 예술성과 감수성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대통령이 과연 이런 교육현장을 알고 연설을 했는지 궁금한 이유이다. 대통령 '말'과 '교육정책' 따로 국밥이 되어버린 23일 대통령 라디오 연설이었다.

 

대통령과 말과 교육정책이 따로국밥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대통령 연설대로 시험성적만 아니라 창의력과 사고력, 예술성과 감수성, 인성을 기르는 교육정책을 펴야 한다. 이명박 정권 교육 정책을 다시 점검하고, 개편하여 정말 아이들을 살리는 교육현장을 만들어야 한다.


태그:#이명박, #교육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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