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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첫번째가 사진작가 박태희
▲ 아프리카 오지마을에서 오른쪽 첫번째가 사진작가 박태희
ⓒ 이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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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지내며 지금까지 내가 가지고 있었던 아프리카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깡그리 지워 버렸다. 나는 그때부터 아프리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순간적이고도 직관적이며 무의식적으로 카메라에 담았다. 내가 아프리카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한 것도 모두 아프리카가 지니고 있는 풍경 때문이다."

카메라를 처음 잡았을 때부터 줄곧 거리사진을 즐겨 찍어 온 거리 사진작가 박태희.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있는 작은 오지마을에서 아프리카가 지니고 있는 풍경을 사실 그대로 카메라에 담고, 그들을 어루만지는 일을 하고 있는 사진작가이자 자원봉사자 박태희(40).

삼라만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움직이는 사물을 아무런 감정 따위 하나 보태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카메라와 마음에 담아낸다는 것, 이는 사진과 국가, 인종을 뛰어 넘은 탁월한 사람이 아니면 흉내 내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박태희가 "달을 보라는데,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자꾸 쳐다보고 있는 격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그 어떤 사물을 바라보면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않고 무언가 깊은 뜻을 담으려 하거나 다른 사물에 빗대거나 맞물리기를 좋아한다. 즉, 꽃을 그저 꽃으로 보지 않고 그 어떤 아름다운 여인을 떠올리거나 닮은꼴 찾기를 즐긴다는 그 말이다. 하지만 사진작가 박태희는 꽃을 그저 꽃으로 볼 줄 아는 타고난 작가다. 

탄자니아 오지마을 레세카타타에서 자원봉사활동

그가 이번에 아프리카 전문 국제민간구호단체인 피스프렌드(회장 황학주)가 주는 '제2회 아프리카 친구의 평화상' 수상자로 뽑혔다. 그는 그동안 탄자니아 오지마을 레세카타타에서 머물며 아프리카 풍경을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았다. 그렇다고 단순히 사진만 찍기 위해 아프리카에 머문 것은 아니다.

그는 탄자니아 오지마을 레세카타타에서 사진작업을 하며, 그 마을에 사는 사람들과 아이들을 누구보다 사랑했고, 그들을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자원봉사를 했다. 그뿐이 아니다. 그는 그곳에서 타고난 재능과 소명을 다 바쳤다. 그가 이번에 '아프리카 친구의 평화상' 수상자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시인 황학주는 19일 "박태희는 아프리카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성실함뿐만 아니라 달란트 기부 및 자원봉사의 진정한 모범을 보여줘 제2회 '아프리카 친구의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며 "그녀는 사진작가로서도 보기 드물게 뛰어난 작가지만 그에 못지않게 아프리카 사랑에도 그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다"고 말했다.

박태희는 19일 "사진은 거리의 모습이나 풍경만을 담는 게 아니다. 거리와 풍경은 삶의 은유에 불과하다. 사진은 사물의 내면의 모습이나 감정 따위를 세상 밖에서 찾는 것이며, 그 모습과 풍경이 사진을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라며 "상을 받게 돼 기쁘다. 이 상에는 아프리카를 위해 더 많은 땀방울을 쏟으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오는 3월 5일 인사동 한국미술관

'아프리카 친구의 평화상'은 피스프렌드가 지구촌 그늘진 곳에서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거나 그 일을 지원하는 사람을 격려하고 함께 사는 사회, 나누는 삶을 지향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고자 2007년도에 처음 제정했다. 제1회 수상자는 한국화가 하정민씨. 시상은 오는 3월 5일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열리는 'PEACE OF AFRICA'전 개막 행사에서 열린다.

사진작가 박태희는 1969년 부산에서 태어나 뉴욕의 프랫 예술대학에서 사진 전공으로 MFA를 받았다. 주로 거리 풍경 속에서 인간의 진솔한 삶을 드러내는 작업을 즐겨하는 작가는 뉴욕과 서울에서 4차례 개인전을 열었으며, 여러 그룹전에도 참가했다.

2006년에는 환경재단 주관 '세상을 밝게 빛낸 사람들'을 촬영할 사진가에 뽑혔고, 2007년에는 제5회 강원다큐멘터리 사진사업을 할 사진가로 뽑혔다. 2008년에는 탄자니아 피스프렌드빌에서 사진스텝으로 활동했으며, 지금은 여러 대학에서 사진 강의를 하고 있다. 번역서로 필립 퍼키스 <사진강의 노트>와 앤 셀린 제거 <사진, 찍을 것인가, 만들 것인가>가 있다.

덧붙이는 글 | <유포터>에도 보냅니다



태그:#박태희, #아프리카 친구의 평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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