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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슬기는 지역마다 이름이 다른 것처럼 요리법에도 각기 차이가 있다.
▲ 다슬기해장국 다슬기는 지역마다 이름이 다른 것처럼 요리법에도 각기 차이가 있다.
ⓒ 박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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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전통적인 해장국은 소뼈를 푹 고아낸 국물에 된장을 심심하게 풀고, 콩나물, 무, 우거지, 파 등을 넣고 끓이다가 여기에 선지를 넣고 다시 한번 푹 끓이는 일종의 토장국이다.
그러나 해산물이 풍부한 바닷가에서는 소뼈 대신 조개류를 이용한 '재첩국'이나 게를 삶은 '게장국', 비리지 않은 생선을 쓴 '북어국, 대구국, 복어국' 등이 해장국 노릇을 하고 있다.

전주지방은 콩나물국을 뚝배기에 담고 밥을 넣어 새우젓으로 간한 '콩나물국'이 유명하고, 바다가 없는 충청도 내륙지방에서는 '올갱이(다슬기)해장국'을, 동해안에서는 '오징어물회국수'를 해장 음식의 으뜸으로 친다.

요즘 거리마다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뼈다귀해장국'은 대부분 소뼈 대신, 돼지등뼈를 곤 국물에 된장과 배추우거지를 넣고 끓인 국밥이다. 값이 쌀 뿐더러 덤덤하면서도 구수하고 시원해서 위에 부담이 없는 게 특징이다.

국밥은 값이 쌀뿐더러 구수하고 시원한 맛이 특징

해장국의 종류는 많다. 애주가들에게 술 먹고 나서 해장하는 데 효과가 가장 좋은 해장국이 무엇인가를 물으면 대부분 콩나물해장국을 최고로 꼽는다. 그 이유가 뭘까? 콩나물 뿌리에는 뿌리에 아스파라긴산이 있어 숙취해소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는 땡고추를 다져넣어 얼큰한 콩나물해장국도 좋아하지만, 뼈다귀해장국과 아구탕, 황태해장국을 더 좋아한다. 근데 요즘은 다슬기해장국을 즐긴다. 간혹 시장에 갔다가 아욱을 보면 다슬기가 생각나고, 어렸을 때 집 앞 냇가에서 다슬기를 잡곤 했던 추억이 아스라이 떠오른다. 그러면 기필코 다슬기를 찾는다. 그러나 아쉽게도 요즘 시장에서 파는 다슬기는 대부분 북한산이다. 

생각하면 그때는 냇물이 너무 깨끗했다. 물에 들어가 종일토록 그것을 잡으면 제법 많은 양이 되었다. 그러면 어머니는 된장국물에 푹 삶았다가 알맹이는 탱자가시로 쏙쏙 뺐다. 하지만 우리들은 까는 대로 먹기에 바빴다. 깐 다슬기 살을 듬뿍 넣어서 어머니 정성으로 끓인 다슬기국은 약간 쌉싸래했지만, 그 맛은, 가을철 논우렁이국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논우렁이는 아무리 잘 삶아도 육질이 질기고 흙 맛을 떨쳐낼 수 없다.

그런데 얼마 전 충주로 갔더니 그곳에서는 음식점마다 ‘올갱이해장국"이라 써 붙인 간판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띄었다. 술 마신 뒤의 속 풀이에 그만이다는 올갱이는 민물다슬기의 충청도 사투리이다. 지역에 따라 고동, 고디, 베틀올갱이, 올뱅이, 꼴부리, 대사리 등 각기 다른 재미있는 이름으로 불린다. 그렇지만 다슬기가 표준어이다.

다슬기는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따르면, “다슬기는 간염, 지방간, 간경화 등 간 질환의 치료 및 개선에 특별한 효험이 있으며, 숙취해소와 신경통, 시력보호는 물론, 위장기능 개선(위통, 위장병, 소화불량, 변비해소 등), 자주 빈혈증세를 느끼는 수험생에 효과가 있으며, 골다공증 예방 및 치료효과, 무지방, 고단백질 건강식품(다이어트 효과)이다. 또한 성질은 차고 맛은 달며 독은 없으며, 간열(肝烈)과 눈의 충혈, 통증을 다스리고 신장에 작용하며 대소변을 잘나게 하고, 위통과 소화불량을 치료하고 열독과 갈증을 푼다.”고 그 효능을 말하고 있다.

또한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다슬기는 열을 내리고, 술에 취한 것을 깨어나게 하며, 갈증을 멈춘다. 대소변을 잘 나가게 하며, 열독을 푼다. 간 기능 회복과 황달을 제거하며, 이뇨 작용을 촉진한다. 체내의 독소를 배설하며, 부종을 없애고, 눈을 밝게 한다. 우울증을 없애고,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 칼슘이 풍부하며,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혈액속의 헤모글로빈을 만든다. 그런데 신장 및 담낭 결석예방이 되는데 이유는 다슬기 속에 마그네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라고 다슬기의 효능이 기록되어 있다.

간 질환 치료에 특이한 효능이 있는 다슬기

다슬기 살 빼기는 다슬기요리의 기본이다. 맛있는 다슬기국을 끓이려면 먼저, 준비한 다슬기를 2~3일 동안 깨끗한 물에 담가서 잔모래를 빼내고, 박박 문질러 깨끗이 씻은 후 물을 버리고 30분 정도 그대로 두면 다슬기의 살이 바깥으로 나온다. 다슬기를 삶을 물은 다슬기의 양보다 조금 적은 양으로 끓이는데, 물이 화들짝 끓으면 다슬기를 넣고 끓는 물에 20~30분 정도 삶는다. 다시 한번 팔팔 끓어 오른 후, 2-3분만 더 끓이면 삶기는 끝났다.

다슬기는 건져내고 삶은 물을 따로 보관한다. 다슬기 살은 이쑤시개나 바늘로 살살 돌려가며 빼면 잘 빠진다. 이때  특유의 시원한 다슬기 육수를 내는 비법은 바로, 까고 난 다슬기 껍질을 버리지 않고, 다슬기 삶은 물을 부어 3시간 정도 더 끓이면 다슬기 특유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다슬기 육수가 된다.

다슬기 살 빼기는 다슬기요리의 기본이다.
▲ 다슬기 속살 다슬기 살 빼기는 다슬기요리의 기본이다.
ⓒ 박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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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국 맛이 끓이는 사람마다 다르듯 다슬기국은 지역마다 다른 방식으로 요리를 한다. 다슬기국을 가장 많이 먹는 충청도에서는 올갱이국이라 하여 된장을 풀어 올갱이에 밀가루옷을 입히고 계란물을 입혀 넣는다.

그런데 충청도에서는 이 ‘올갱이’(다슬기의 충청도 사투리)를 된장국에 삶은 다음 그 국물에 부추와 올갱이 깐 것을 넣고 한 번 더 살짝 끓여 먹는다. 구수한 된장국, 혀에 감기는 부드러운 채소, 그리고 시원한 뒷맛을 남기는 올갱이가 만나서 맛과 영양을 상승시키기 때문에 충청도에서는 올갱이국이 유난히 많은 사랑을 받는다고 한다.

쌉쓰래한 다슬기국밥에다 밥 한 공기를 말았다.
▲ 다슬기 국밥 쌉쓰래한 다슬기국밥에다 밥 한 공기를 말았다.
ⓒ 박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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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전라도에서는 된장을 사용하지 않고 다슬기의 파란 물을 그대로 살려 재첩국처럼 말갛게 끓인다. 대구에서는 된장을 풀고, 들깨가루를 갈아서 넣기도 한다. 그렇지만 다슬기국을 끓일 때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야채는 부추와 아욱이다. 부추나 아욱이 귀한 철에는 배추 우거지나 시금치를 사용하기도 한다.

다슬기는 지역마다 요리 방법이 다양해

그러나 일반적으로 다슬기국을 끓일 때는 푸르스름한 국물에 된장을 풀고 약간의 고추장을 넣어 끓인 다음 아욱, 대파를 넣고 살짝 데워 준다. 또 다슬기 살에 밀가루를 묻혀 부추와 마늘을 넣어 잠시 끓인다. 이때 다슬기를 살짝 익히는 시간조절과 된장이 다슬기국 맛을 좌우한다. 국에 들어가는 야채는 계절에 따라 봄·여름에는 부추, 파를 넣는 것이 좋으며, 가을에는 아욱, 겨울에는 시금치를 넣으면 좋다.

어느 해장국이나 해장국은 몸에 남은 술기운을 풀기 위해 밥을 말아 먹는 뜨거운 국이다. 그래서 해장술 한 잔쯤은 곁들여야 제격이다. 근래 들어 해장국집은 여느 음식점과는 달리 밤새 술에 시달린 취객들을 위해 꼭두새벽부터 분빈다. 시내 중심지에는 아예 24시간 철야 영업을 하기도 한다. 단지 세상살이가 팍팍한 탓일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에서 다슬기는 지역에 따라 고동, 고디, 베틀올갱이, 올뱅이, 올갱이, 꼴부리, 대사리 등 각기 다른 재미있는 이름으로 불린다. 다슬기가 표준어이다. 그렇지만 충청도 지역에서 불리는 '올갱이해장국'으로 통칭했다.



태그:#다슬기, #다슬기 해장국, #올갱이 해장국, #고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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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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