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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군은 합천읍 황강변에 있는 옛 새천년생명의숲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으로 명칭을 바꾼 뒤, 25일 표지석을 세우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합천군은 합천읍 황강변에 있는 옛 새천년생명의숲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으로 명칭을 바꾼 뒤, 25일 표지석을 세우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 강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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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의조 합천군수의 '일해공원 무한도전'에 언제까지 군민이 외면당해야 하는가."

경남 합천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옛 새천년생명의숲)에 표지석을  세우면서 3000여 만 원을 들였다. 일해공원 반대 단체인 '새천년생명의숲 지키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어려운 경제 속에 혈세를 쏟아 부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합천군은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친필 휘호를 받아 공원 중앙에 있는 합천삼일운동기념탑 옆에 표지석을 세우고 있다. 표지석에 들어간 대형 돌은 모두 3개로, 합천군은 오는 31일까지 표지석 건립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합천군은 최근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관련 비용을 마련했는데, '일해공원 정비예산'으로 6500만 원을 마련했다. 이 예산 속에는 공원 내 화장실 개보수 비용 등도 포함되어  있다.

29일 합천군청 관계자는 "일부에서 표지석 건립 예산에 억대가 들어갔다고 하나 사실이  아니며 표지석에 들어갈 돌을 사오고 인건비까지 포함해 3000여 만 원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합천군민운동본부는 28일 저녁에 낸 "치솟는 심의조 군수의 오만, 버림받는 합천경제"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혈세 낭비라며 비난했다.

합천군공무원노동조합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글.
 합천군공무원노동조합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글.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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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군공무원노동조합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표지석 건립공사를 처음으로 보도한 <오마이뉴스>의 지난 25일자 기사에 달린 댓글을 언급하면서 "일해공원으로 인해 다시 합천과 합천 사람들이 치욕을 당하고 있다. 이 어려운 경제난국에 1억여원을 들여서 욕 얻어먹을 짓을 왜 하는지…"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있다.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물론 온갖 언론에서는 허리띠를 졸라맬 것을 국민들에게 요구하고 있는데, 심의조 합천군수에게는 어떠한 것도 경종이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할 자치단체장이 오히려 군민의 혈세로, 군민의 반대여론을 무시하고 이번에도 역시 군민들 몰래 일해공원에 전두환을 기념하는 표지석을 세우려 하는 것을 보며 군민의 허탈감은 더욱더 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또 이 단체는 "합천 일대에서 표지석으로 쓸 돌을 구해오기 위해 지역주민의 반발도 무시하며, 하천을 뒤집어엎으면서까지 돌을 구해오고, 전두환에게서 표지석에 쓸 글씨를 받아오며, 이것에 억대에 가까운 합천군민의 혈세를 쏟아 붇는 심의조 합천군수의 억지에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합천군민은 여전히 생명의 숲을 사랑하고 있다. 전두환을 기념하기 위한 공원이 아닌, 군민의 휴식처로 생명의 숲이 남길 여전히 원하고 있다"며 "돌 하나 캐오기 위해 억대의 예산을 낭비하기 보다는 치솟는 물가를 바로잡고, 군민의 생존권을 지켜주는 데 예산을 올바로 사용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민은 물론 합천군민의 일해공원 반대 목소리가 아직도 식지 않았음을 심의조 합천군수는 가슴 깊이 새겨두어야 할 것이며, 대표자라 하여 자신의 의견이 곧바로 군민 전체의 의견이 된다는 망상을 버리고, 합천경제를 살리기 위해 군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일해공원 표지석 제막식 31일 열면 군민 저항 부를 것"

이 단체는 일해공원 표지석 세우기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면서 앞으로 제막식을 연다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공원에서는 오는 31일 밤 10시경부터 '제야의 종 타종 행사'가 열리는데, 일부에서는 이때 제막식을 할 지 모른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합천군청에 밝힌 '제야의 종 타종 행사' 식순을 보면, '일해공원 제막식' 순서는 들어 있지 않다. 배기남 합천군민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이명박 정부의 민주주의 후퇴 정책 속에 편승하여 자신의 욕심으로 군민을 희생시키려는 심의조 합천군수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1일자로 세워지는 표지석의 제막을 언제 할 지 공식적으로 나오는 것은 없으나, '제야의 종 타종식' 행사에 은근슬쩍 끼워 넣을 가능성이 있어 계속 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기도가 있을시, 분명한 군민의 저항을 볼 것"이라고 밝혔다.

합천군청 관계자는 "지난해 일해공원으로 명칭이 바뀐 뒤 표지석이 없었다"면서 "제막식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합천군은 1999년 말부터 경남도의 지원을 받아 합천읍 황강변에 새천년생명의숲을 건립했으며, 2006년 말부터 공원 명칭 변경을 추진했다. 시민사회 진영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공원 명칭에 반대했지만, 합천군은 2007년 1월 29일 군정조정위원회를 열어 공원 명칭 변경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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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일해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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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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