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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사람이 많다.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지만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게다. 법정 스님의 책, <홀로 사는 즐거움>을 읽으며 생각이 많았다. 당연한 이치겠지만 세상은 혼자 사는 것보다 따뜻한 만남을 나누면 훨씬 느긋해진다.

 

무시로 만나는 사람들, 그 부대낌이 싫어하지 않다면 그보다 삶에 활력을 주는 게 또 있을까. 새로운 만남은 그 자체가 무덤덤한 일상에서 벗어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만족의 정도는 다르리라.

 

정말 좋은 인상으로 만나면 첫눈에 반하게 된다. 살면서 그러한 만남에 겨울 수 있다는 것은 더할 나위없는 행복이다. 너와 나의 성실한 만남,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늘 바라는 진정한 만남이요, 기쁨이고 즐거움이 아닐까.

 

손을 잡으면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사람이 있다. 그저 눈빛만 바라보아도 편안해지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과 함께라면 갈 길이 아무리 멀어도, 눈 오고 바람 불어도, 날이 어두워도 불평할 게 없다. 바람 부는 들판도 지날 수 있고, 위험한 강도 건널 수 있으며, 높은 산도 넘을 수 있다. 정녕 마음이 따뜻한 사람과 함께라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 지금 현재 나 혼자가 아니고 누군가와 함께라면, 손 내밀어 마음으로 사랑하며 어디든 가야할 길을 끝까지 갈 수 있다.

 

정녕 마음이 따뜻한 사람과 함께라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

 

하지만 이 세상은 혼자 살기에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너무나 힘든 굶이 많다. 단순히 사회경제적인 여건 때문만은 아니다. 입에 거미줄을 치고 살면 모를까 대화부재의 상태에 대한 곤혹감을 극복하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늘 바란다. 누군가에 대해 애착을 갖고 사랑해야겠다고. 좋은 일이다. 그러나 신실하지 못한 만남과 사랑은 차라리 아니 만남보다 못하다.

 

그런 경우라면 ‘이것이 아니다’고 스스로를 책망하며 통절함을 맛보아도 이미 때는 늦다. 인생은 재방송이 없다. 단순한 유행가 가사가 아니다. 아무리 사람을 만나는 일이 좋다고 하지만 사랑에 대한 책무를 함부로 져버리는 사람과의 인간정리는 과감하게 접어야한다. 찜찜하게 마음에 두고 연연하는 것보다 정신건강에도 훨씬 낫다.

 

그러나 ‘아귀가 꼭 맞은 사랑’은 서로에게 신실할 뿐만 아니라, 단 한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 줄 수 있다. 무엇하나 꿍쳐서 감싸둘 까닭이 없다. 애써 사랑한다고 마음먹었으면 나를 다 내어주어야 한다. 내 모든 것을 상대방에게 허하면 그만큼 행복해진다. 행복바이러스는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지금 당장 행복해지겠다고 결심하면 그만큼 행복해지는 것이다.

 

행복바이러스는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늘 자신에게는 불행만 찾아온다고 생각하면서 매사에 자신 없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아무리 좋은 일이 생겨도 기쁘게 받아들일 줄 모른다. 그러므로 불행할 수밖에 없다. 스스로 사랑하겠다고, 행복하겠다고 결심할 때 보다 더 행복해진다는 것은 삶의 진리다.

 

"모든 사람은 마음먹는 만큼 행복해진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말이다. 좋은 일이 일어나면 그 일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마음껏 기뻐할 수 있어야한다. 주변 사람들이 불행해할 때도 마찬가지다. 행복과 불행은 스스로가 어떻게 마음먹는지에 따라, 어떤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다가온다. 결심하는 만큼 행복해질 수 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시련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시련과 고난에 대처하는 방법에 따라 행복의 수준이 결정된다. 인생은 자신이 원하는 만큼 좋아질 수도 있고 나빠질 수도 있다. 행복은 단지 욕심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그저 자신이 행복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함께 나누겠다는 마음이 필요충분조건이다. 단지 오늘 목마르지 않다하여 우물물에 돌을 던져서는 안 된다. 우물물을 언제고 먹기 위해서는 먹지 않는 동안에도 깨끗이 관리해 놓아야 한다. 필요할 때 언제고 도움을 받고 사랑받기 위해서는 필요 없는 동안에도 변함없이 친교가 이어져야 한다.

 

지금 당장 도움을 주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무관심하거나 배신하면 그가 진정으로 필요하게 되었을 때 그의 앞에 나타날 수가 없게 된다. 포도 알맹이 빼먹듯 필요할 때만 이용해 먹고 배신해 버리면 상대방도 그와 똑같은 태도로 맞선다. 내가 등을 돌리면 상대방은 마음을 돌려 버리고, 내가 은혜를 저버리면 상대방은 관심을 저버리며, 내가 배신하면 상대방은 아예 무시하는 태도로 맞서 버린다. 사랑하는 철칙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사랑은 그러한 공식에 대입하듯 답이 쉬운 게 아니다.

 

행복은 욕심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주변에 늦깎이로 사랑에 들뜬 사람이 있다. 그는 매일처럼 즐거워서 허허대고, 바쁜 일상에도 살맛난다고 환한 미소가 철철 넘친다. 그뿐만이 아니다. 온통 캄캄할 것 같던 자신의 삶이 어느 날 갑자기 밝아졌다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떤다. 이제는 그를 따스하게 감싸주는 참 좋은 사랑의 도미노가 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삭막하다고 쉽게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그동안 눈을 닫고 마음을 닫아왔기 때문이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주변 가까운 곳에, 크고 화려한 것에 있다기보다는 차라리 작고 보잘것없는 것에 있다.

 

그것을 안다면 아름다운 사랑은 진정 우리의 삶의 버팀목이었음을 새로운 눈길로,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금 확인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사랑만이 희망이다. 그래도 세상을 혼자 살겠다고 고집하는 사람이 있을까?

 

 


홀로 사는 즐거움

법정(法頂) 지음, 샘터사(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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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법정, #산문집, #스님, #행복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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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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