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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6일 오후 5시 15분]

 

지난 5월부터 이어진 촛불집회를 강경진압하고, '유모차 부대'를 무리하게 수사해 비난을 받아 온 어청수 경찰청장이 <한국일보>가 주는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 행정기관부문 대상에 뽑혔다. 현직 경찰청장이 언론사가 주는 상을 수상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26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어 청장은 한국전문기자클럽 기자들의 추천을 받아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 후보에 올랐고, 심사위원회를 거쳐 대상에 선정됐다.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 대상' 심사위원회 위원장은 박실 전 국회의원이 맡고 있다.

 

<한국일보>는 이 상에 대해 "제조·금융·에너지·공공행정 및 단체 등 각 분야별로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도 도전을 극복하고 밝은 미래를 열어가고 있는 CEO를 선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시상식은 27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다. 수상자는 어청수 청장 외에도 남유진 구미시장 등 시군구 자치단체장 18명, 최문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김종희 대전광역시도시철도공사 사장, 홍성주 전북은행장 등이다.  

 

한국전문기자클럽의 이아무개 국장은 "한 가지만 잘한 일이 있어도 상을 받을 수 있고, 수상자의 인생 전체를 놓고 평가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어 청장 수상은 지휘자로서 시국 안정에 기여한 면이 있고, 전반적으로 (촛불 시위를) 큰 대과없이 마무리한 것이 평가됐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사람에 대한 평가는 보도 각도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이번 평가에는 심사위원 6명과 위원장 등 모두 7명이 참여했다"며 "이 가운데 외신 기자는 2명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외신기자들은 한국에서 활동중인데, 널리 알려진 그런 언론사 소속은 아니다"고 전했다.

 

한국전문기자클럽은 한국일보 공채 26기 출신인 성락서씨가 회장으로 있는 단체로 올 7월 만들어졌다. 상임고문인 임덕규씨는 현재 월간 <디플로머시> 회장으로도 있다.

 

원래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는 지난해 한겨레신문사 계열인 <이코노미21>에서 주관했다. 그러나 올해는 한국일보가 타이틀을 인수한 뒤 처음 시상식을 연다. 즉 타이틀만 같을 뿐 실제 수상자 선정이나 진행과정으로 볼 때 지난해와는 전혀 별개의 상이다.

 

시민단체 "상식 없는 세상... 상 주고받는 게 부끄럽지 않나"

 

촛불집회 이후 국민들의 비판을 받아 온 어청수 청장에게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 대상'을 시상하는게 적절한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광우병 대책회의 등 시민단체는 어 청장의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 대상' 수상에 반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학영 YMCA 사무총장은 "촛불의 염원을 강경진압한 어청수 청장에게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상을 준다니 상식이 없는 세상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직 경찰청장이 직무 중에 한 일을 가지고 시상한다는데, 언론은 권력에 공평무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국일보>를 비판했다.

 

촛불 시국 미사를 계속하고 있는 김인국 신부도 "상을 주는 사람들이나 받는 사람이나 부끄러운 일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 신부는 "국민들이 힘이 없어 촛불 폭력진압을 가만 보고 있지만 마음 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거기에 대고 이런 상을 준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짓"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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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어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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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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