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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낮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한 야산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납북자가족모임 회원들이 '사랑하는 북녘의 동포들에게!'라는 제목의 대북전단 10만장이 담긴 풍선을 날려보내고 있다.
 20일 낮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한 야산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납북자가족모임 회원들이 '사랑하는 북녘의 동포들에게!'라는 제목의 대북전단 10만장이 담긴 풍선을 날려보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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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낮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한 야산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납북자가족모임 회원들이 '사랑하는 북녘의 동포들에게!'라는 제목의 대북전단 10만장이 담긴 풍선을 날려보내고 있다.
 20일 낮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한 야산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납북자가족모임 회원들이 '사랑하는 북녘의 동포들에게!'라는 제목의 대북전단 10만장이 담긴 풍선을 날려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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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독재 타도"

남서풍이 불자 북한의 최고 권력자를 타도하자고 적힌 길이 12m, 폭 1m의 풍선은 유유히 북녘으로 향했다. 풍선 아래쪽에는 삐라 약 1만장이 묶여 있었다. 대형 풍선 10개가 띄워졌으니 총 10만장의 삐라가 북쪽을 향해 날아간 셈이다.

민간단체 삐라 살포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통일부와 경찰청의 엄포도, "자제를 당부한다"는 김하중 통일부장관 명의 공문도 삐라의 '북행길'은 막지 못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납북자가족모임의 회원 10여 명은 20일 오전 11시께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한 야산에서 북쪽으로 삐라 보내기 행사를 강행했다. 삐라 살포가 현안이 된 까닭인지 아랍권의 위성방송인 <알자지라> 등 내외신 기자 약 50여 명이 몰려왔다.

탈북자 단체들은 길이 1.5m 가량의 대형 철제 수소 가스통 10여개를 준비해 온 뒤 직접 현장에서 가스를 풍선에 주입했다. 수소 가스통의 밸브를 연 뒤 호스를 풍선에 연결하자 '쉿' 소리가 나면서 가스가 풍선 속으로 순식간에 밀려 들어갔다. 대형 풍선 10개에 가스를 채우는데 걸리는 시간은 채 30분도 안 걸렸다.

이 삐라들은 당시 바람 속도로 볼 때 1시간 안에 개성공단 지역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삐라 뭉치들은 각각 1시간, 2시간, 4시간 간격으로 공중에서 살포되도록 제작됐다. 즉 북한 전역에 골고루 뿌려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탈북자 단체의 한 관계자는 "터지는 간격을 정확히 하기위해 한달동안 실험까지 했다"고 자랑했다. 또 흰색 바탕에 검은색 활자로 인쇄된 삐라는 물에 젖지 않도록 비닐로 제작됐다. 재질은 국내 쓰레기 수거 봉투와 비슷했다.

삐라 뭉치 사이사이에는 1달러 지폐와 중국돈 5위안짜리 등 한국 돈으로 70만원 상당의 돈도 들어있었다.

삐라 10만장, 경찰 에스코트 받으며 '북송'

20일 낮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한 야산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납북자가족모임 회원들이 '사랑하는 북녘의 동포들에게!'라는 제목의 대북전단 10만장이 담긴 풍선을 날려보내고 있다.
 20일 낮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한 야산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납북자가족모임 회원들이 '사랑하는 북녘의 동포들에게!'라는 제목의 대북전단 10만장이 담긴 풍선을 날려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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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전날 관계 부처 회의를 열어 삐라 살포에 대해 "적극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엄포에 불과했다. 행사는 아무런 차질 없이 진행됐다.

되레 경찰은 순찰차 3대를 동원해 삐라 보내기 행사가 예정된 야산으로 가는 도로의 교통을 통제하는 등 이날 이벤트의 원활한 진행에 '적극 협조'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등은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납북자를 송환하라" "김정일을 타도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사랑하는 북녘의 동포들에게!'라는 제목의 삐라에는 북한 인민과 인민군, 그리고 당 간부들에게 '김정일 타도'를 적극 주문하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조선 인민들이여! 자유는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조선인민들이여! 앉아서 굶어죽지 말고 김정일을 반대하여 투쟁하십시오. 인민군 군인들이여! 인민을 향한 선군의 총대를 독재자 김정일에게 돌리십시오. 모든 간부들이여! 잔인한 살인마 김정일에 충성하지 말고 인민과 자신에게 충성하십시오."

'사랑하는 북녘의 동포와 슬픔과 분노를'이라는 제목이 달린 삐라에는 "당신들의 '위대한' 독재자의 말로가 다가오고 있다, 그 독재자가 병들어 쓰러져 있다"며 "지구상에 김정일 같은 극악한 독재자는 없다, 김정일 선군독재를 타도하기 위해 항쟁에 나서야 한다"고 되어있었다.

20일 낮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한 야산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납북자가족모임 회원들이 대북전단 10만장을 북으로 날려보내기 위해 12미터 높이의 풍선에 수소가스를 채우고 있다.
 20일 낮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한 야산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납북자가족모임 회원들이 대북전단 10만장을 북으로 날려보내기 위해 12미터 높이의 풍선에 수소가스를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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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와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20일 낮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한 야산에서 대북전단 10만장을 수소가스를 채운 풍선에 매달아 북으로 날려보낸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와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20일 낮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한 야산에서 대북전단 10만장을 수소가스를 채운 풍선에 매달아 북으로 날려보낸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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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 김정일에게 총대를 돌려라!"

총 30분에 걸친 삐라 살포 행사가 끝난 뒤 박상학 대표는 짧은 기자회견을 통해 통일부를 맹비난했다. 박 대표는 김책 공대 출신으로 지난 1999년 탈북했으며, 올 9월23일 뉴욕에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정부에서 자제 요청을 했지만, 사실 이는 북한 눈치 보며 벌이는 '쇼'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지난 2004년부터 꾸준히 삐라를 보냈는데, 왜 이제 와서 남북관계 경색을 우리 책임으로 돌리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는 "통일부는 지금 적반하장 격으로 냉전과 개성공단 폐쇄 위기 책임을 모두 우리에게 덮어씌우고 있다"며 "개성공단이 문을 닫든 말든, 그건 경제의 문제지만 우리가 하는 일은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하중 통일부 장관을 향해 "그는 김대중 정부 시절에 외교안보수석을 맡았던 사람으로 '영혼이 없는 사람'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통일부가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뭘 했느냐, 통일부가 김정일 대변인이냐"고 비난했다.

이날 행사를 벌인 두 단체는 북한이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을 사과하고 남한 비방 등을 중지하면 삐라 보내기를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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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삐라, #탈북자, #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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