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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같은 내 인생>은 1983년 발표하여 영화로도 소개된 성장소설이다. 이 책은 스웨덴의 중견작가 레이다르 옌손의 원작 <개 같은 내 인생>의 청소년 판이다.

얼핏 제목만 보면 '개 같은'이란 부정적 의미로 쓰인 것 같지만, 스웨덴에서 '개 같다' 는 뜻은 개처럼 충직하고 사랑스러운 놈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굳이 직역의 단어를 선택한 것은, 독자에게 이러한 어휘가 또 다른 의미로 성장의 동력이 될 수도 있겠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그러므로 이 소설이 스웨덴 문학의 걸작으로 호평 받고 있는 것은 아마도 ‘어린이에 대한 새로운 시선’ 때문일 것이다. 어른들의 고정관념에 경종을 울리면서, 어린이가 어떻게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가를 세세하게 그리면서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겨준다.

열두 살 소년은 어떻게 어른이 되어 가는가

스웨덴의 중견작가 레이다르 옌손의 성장소설『개 같은 내 인생』청소년판. 세상을 바라보는 소년의 순수하고 솔직한 시선이 돋보인다.
▲ 개 같은 내 인생 스웨덴의 중견작가 레이다르 옌손의 성장소설『개 같은 내 인생』청소년판. 세상을 바라보는 소년의 순수하고 솔직한 시선이 돋보인다.
ⓒ 문예춘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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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무대는 1950년대 스웨덴의 수목이 울창한 조그만 마을. 소년 잉그마르의 시선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어린이의 시선으로 본 마을의 풍경은 정겹다.

잉그마르는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만나며 그들과의 관계에서 상처받고 사랑을 키우며 성장해 간다. 소년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어떤 위선도 거짓도 없다. 순박하다. 그래서 독자들은 그의 내면에 쉽게 동화된다.

병든 어머니와 함께 사는 잉그마르는 엉뚱한 일로 말썽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삶의 지혜를 사색하는 사춘기 12세 소년이다. 때문에 세상을 바라보는 소년의 순수하고 솔직한 시선이 돋보인다.

세상을 바라보는 소년의 순수한 시선

잉그마르는 자기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아이라 스스로를 비하한다. 그러나 우주를 떠도는 개 ‘라이카’의 외로움에 동감하며, 위선에 찬 어른을 거부하고 개처럼 짖어대는 주인공 잉게마르. 그가 담담하게 삶과 마주하는 데 우리는 어떤 찬사를 보내야 하는 걸까.

잉게마르에게 세상은 가질 수 없는 소원들로 가득 찬 곳이다. 근거 없는 주변의 오해들, 좋아하는 개와의 이별, 엄마와의 불화, 이런 골치 아픈 상황에서도 잉게마르는 다소 황당하지만 특유의 장난기를 통해 괴로운 상황을 고통스럽지 않게 다독이며 역설적인 희망을 찾아낸다.

이 소설은 성장기를 수놓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통하여 개구쟁이 소년이 삶 속에서 겪는 슬픔과 기쁨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소년은 자신의 순수함이 어른들의 눈에 왜곡되게 비치자 인간이기를 거부하고 개처럼 짖는 흉내를 내는 등 성장통을 겪는다. 그렇지만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하여 점차 인생에 눈을 뜨게 된다. <양철북>의 오스카르와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제제’처럼.

하여 <개 같은 내 인생>은  사춘기 소년의 성장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책으로, 온 가족이 함께 읽을만하다. 누구나 유년의 추억은 곱씹을 만큼 쑥스럽고 아린 기억이겠지만, 그것을 되새겨보는 일은 유쾌하고 즐겁기 때문이다.


개 같은 내 인생 - 열두 살 악동 같은 천사의 성장기

니클라스 다르께 외 지음, 톰테와트롤 옮김, 문예춘추사(2008)


태그:#성장동화, #사춘기, #에피소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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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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