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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국정감사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기자들에게 "사진 찍지마, XX, 찍지마, 정말 성질 뻗쳐서…"라는 막말을 하여 파문을 일어나고 있다.

 

파문이 일자 문화부는 유인촌 장관 막말은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유 장관을 이명박 졸개로 비유했기 때문에 감정을 절제하지 못한 결과라고 해명했지만, 해명이 더 상황을 어렵게하고 있다.

 

유 장관의 문제성 있는 발언은 24일 국감장 발언이 처음이 아니다. 장관으로 임명된 때부터 있었다. 참여정부 시절 임명되었지만 아직 임기가 남아 있는 공기업과 공공기관 단체장 퇴임 논란이 한창일 때 문화부 소속 기관장 퇴진을 요구했었다.

 

유 장관은 지난 3월 12일 광화문 문화포럼 주최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이전 정권의 정치색을 가진 문화예술계 단체장들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일반 기업도 대표가 바뀌는 시점에는 인사를 안 하는데 작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많은 인사가 이뤄진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고 했다.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와 함께 자기들과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사퇴하라는 어처구니 없는 발언을 유 장관은 스스럼없이 했다. 나아가는 "아직도 국정의 발목을 잡고 개혁을 방해하는 김대중 노무현 추종 세력들은 정권을 교체시킨 국민의 뜻에 따라 하루빨리 그 자리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색깔론 의심받기에 충분했다. 

 

또한 촛불집회가 한창일 때 연예인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느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먹겠다는 따위의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미니홈피에 올리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매니지먼트 회사에서 대필해 준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연예인들은 자기 의사를 표현할 제대로 된 지적 능력이 없다는 것인가?

 

관광산업 주무 장관으로서 관광객이 줄어든 이유로 촛불집회를 지목할 때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지난 7일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6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해 6월에 견줘 0.45% 줄었다”며 “두 달 동안 서울 도심에서 진행된 촛불집회 때문”이라면서 “지난 6월 부산에서 열린 한·중·일 장관회의에 참석한 중국과 일본의 관리들이 한국에 가도 괜찮으냐고 묻더라”며 촛불집회가 한국 관광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장관 말대로 지난해와 비교해 관광객 수가 0.45%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줄어든 이유는 촛불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유였다. 유 장관 소속 문광부가 7월 7일 배포한 ‘2008 상반기 관광 출입국 및 수지 분석과 전망’ 자료를 보면, 한국 방문 여행객 감소의 원인을 두고 고유가로 인한 항공료 인상과 음식·숙박 등 한국내 여행비용 상승을 꼽았다.

 

문화체육관공부 소속 공무원들은 관광객 감소 원인을 고유가에서 찾았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촛불에서 찾는 어추구니 없는 일을 보면서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관광객 감소 원인은 장관에게 보고하지 않는 작은 일인지 모르겠지만 자기가 장관으로 있는 문화부 자료와는 전혀 다른 판단을 내리는 유인촌 장관 발언은 문제였다.

 

공공기관장 퇴진과 관광객 감소 원인을 촛불에 돌렸던 발언은 이번 막말과 전혀 상관 없는 일이 아니다. 모든 일을 권력 중심으로 판단하고 권력자를 위한 충성, 권력을 쥔 자기 중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나오는 발언이다.

 

정권이 바뀌었다. 즉 권력이 바뀌었기 때문에 그 권력에 합당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권력자가 결정한 일을 반대하는 시민들을 용납할 수 없었다. 물론 그 권력에는 자신도 포함된다.

 

기자가 국감장에 자리 잡은 이유는 장관 발언을 잘 포장하여 시민들에게 전해주기 위함이 아니다.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고, 시민이 맡겨준 책임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으면 비판하기 위하여 기자는 국감장에 자리한다.

 

시민을 주인으로 생각한다면 시민을 무시하는 발언을 스스럼없이 할 수 없다. 이번 막말은 머리를 숙이는 사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이명박 정권들어 말 함부로 쓰는 권력자들이 많다. '유감' '사과' 한다는 말 한 마디로 넘어간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입으로 하는 사과가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그 행동은 '사퇴'다.


태그:#유인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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