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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p가 무너진 상황에서 지수는 좀처럼 나아질 줄 모르고 있다. 시장을 이끌어 갈만한 주도 세력이 없고, 어느 것을 매수해야 하는지 주도주도 없다. '새벽에 미국 증시가 올랐으면 오늘은 오르겠지' 하는 바람마저 저버린지 오래이다. 해외발 악재는 전반적으로 나아지고 있다는 수치가 나오고 있지만, 이러한 것을 국내 시장에서 받아 들여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부양책 약 먹고 손가락 움직인 미 증시

 

미국의 2분기 GDP가 월가의 전망치 2.7%보다 웃도는 3.3%가 나왔다. 미국시장은 환호했지만, "1600억달러 세금 환급과 달러 약세로 인한 수출증가가 일시적으로 만들어놓은 숫자 놀음일 뿐"이라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부양은 단기적일 수밖에 없으며, 글로벌 경제침체와 최근 달러 강세로 인해 수출도 둔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속되고 있는 주택가격의 하락세 때문에 서브프라임의 망령이 시장에서 돌아다닌다. 모기지 연체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개인과 기업의 파산 건수는 지속적으로 늘어 2007년 7월부터 2008년 6월까지 1년간 28.9% 늘어난 96만 7831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파산이 급증했는데, 이는 보유자산의 가치 하락으로 은행 빚을 갚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혼수상태에서 '부양책'이라는 약을 이용해 손가락 하나 움직인 것을 가지고 다 나았다고 볼 수는 없다. 자신의 의지로 일어나려는 노력과 주변의 지극 정성의 간호가 필요하다.

 

그러나 간호하려는 유로시장과 신흥시장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S&P는 2분기 성장률이 1분기 대비 -0.2%를 기록한 유로시장의 본격적인 침체를 경고하고 나섰고, 신흥시장을 대표하는 중국은 올림픽 이후 투자의 급격한 저하로 경착륙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주택경기의 침체와 신용위기, 그리고 인플레이션이라는 근본적 원인이 치유되지 않는 한 글로벌 경기 하락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기적 자금이 상품시장에서 빠져 나가면서 유가가 하락했고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진정된 듯 하지만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허리케인이라는 계절적인 요인도 함께 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미국 주가는 올라도 한국 시장은 무반응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수치상의 모양새로 미국의 주가는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한국시장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천수답도 좋으니 좀 따라가주었으면 좋겠는데 말 안 듣는 망아지처럼 밉기만 하다. 바닥은 확인한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오고는 있으나 다시 일어서려는 힘이 현저하게 떨어져 있는 상태이다. 아직 손가락도 못 움직이는 혼수상태이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수가 75로 지난 4월 97을 기록한 이후 넉달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른 경기 선행지수와 동행지수가 각각 1.1%포인트, 0.1%포인트 하락하면서 지수를 발표하기 시작한 1981년 3월이후 6개월 연속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7월 경상수지는 다시 적자로 돌아섰고 8월 무역수지는 60억달러 이상 적자를 기록해 누적으로 144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한다.

 

유가가 하락했다고 해서 물가안정에 다소 숨통이 튼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노병은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지 환율시장이 다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성장을 위해 환율상승을 용인하더니 물가를 잡기 위해 다시 누르고, 이제는 금리인상을 해놓고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인지, 누를 달러가 없는지 개입의 강도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1일 오전 원/달러 환율은 1100원선을 넘어섰다. 20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를 축내면서까지 잡으려던 정부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버렸다. 11년 만에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등 한국 경제의 체력이 약화되고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와 정유업체들의 달러 결제를 위한 수요가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예전처럼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적인 요인까지 겹치면서 환율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체력을 키워야 하는 9월 증시

 

어쩌면 미리 매를 맞아야 하는데, 시장의 원리에 반하는 정부의 피나는 노력으로 매를 늦게 맞는 것으로 보인다. 늦게 맞는 매는 더욱 아프다. 예전 같았으면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기업의 실적이 좋아진다고 주가는 강세를 보였지만 지금은 글로벌 경제의 침체로 인한 수출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으로 전혀 주가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IT의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되는 등 환율상승 효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고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으로 내수가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주라도 힘을 써주어야 하지만 시장에서는 환율 상승에 따른 실적호전보다는 수출 감소에 따른 기업의 실적 기대감이 현저하게 떨어지면서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9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예탁금이 8조원대로 급감하고 거래대금 또한 유가증권 시장에서 3조원대로 저조한 가운데 그 동안 증시의 버팀목인 적립식 펀드마저 집계를 시작한 2005년 3월 이후 17만개가 감소하는 등 증시를 움직이는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 바닥을 확인하는 징후가 보인다고는 하지만 징후만을 가지고 투자하기엔 주변의 여건이 너무 어려운 상황이다.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병원에서 퇴원하고 바로 활동을 할 수는 없다. 집에서 어느 정도 체력을 키워놓고 움직여야 한다. 환율시장의 불안과 급등하고 있는 금리가 안정을 찾고 시장을 받쳐줄 수 있는 기관투자가들의 움직임이 감지되는 등 체력이 강화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의 안정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방어적인 종목의 선별적 접근과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고배당주 등 재무구조가 우량 종목으로 좁히는 매매가 필요하다.

 

떨어진 체력으로 인한 각종 위기설 대두

 

9월 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들의 채권 만기가 67억달러에 달해 모두 팔고 나가면 달러가 부족해 외환시장이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내용이다. 평상시 10억~15억달러가 만기로 돌아오는 것을 감안하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의 금리 수준은 다른 나라보다 높은 편으로 한번에 빠져나갈 염려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설이 나오는 것도 한국경제의 체력이 약하기 때문인가 생각한다. 몸이 허약하면 딴 생각이 자꾸 나게 마련이다.

 

또 최근 불거지고 있는 것이 순채무국으로의 전락이다. 지난 6월말 현재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27억 1000만달러로 7월 순채무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1년 미만의 장기채와 단기채를 합한 유동부채가 2223억달러로 외환보유고의 86%를 나타내 외환위기 때 89%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0%미만이면 안정적이라고 하지만 순채무국과 유동부채의 비율이 높다는 수치상의 표시가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명심해야 한다.

 

여기에 부동산 PF도 언제나 걱정이다. 정부가 욕을 먹으면서까지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라고 내놓았지만 시장은 전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은행권의 PF대출 연체율은 아직 미미하지만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16%로 높게 나타나고 있어 미분양이 15만가구까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2008년 6월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지난해는 14조원의 평가익을 나타냈지만 올 상반기까지 해외펀드에서 30조원을 까먹었다고 한다. 경기침체로 인한 펀드 수익률의 악화와 주식시장의 하락, 부동산의 침체로 인한 자산가치의 하락과 금리상승으로 인한 금융비용의 상승으로 인해 잠시 베이징 올림픽으로 인해 잊고 있었던 서민들의 고통지수는 상승하고 있다.

 

국회, 서민 경제 좀 부탁한다

 

이러한 경제적인 고통을 정부는 규제완화를 통한 친재벌, 건설경기 부양 등 성장으로 극복하려고 하고 있다. 물가안정이라고 말을 하지만 행하는 모든 것이 성장을 들고 나오고 있다. 시대착오적이라는 반응이다. 그래도 밀어붙이고 있다. 인위적으로 잡으려는 환율시장의 개입이나 52개 생필품가격을 관리해서 물가를 잡겠다는 것 등 보통 사람들이 봐도 안된다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가을이 시작되는 9월이다. 비도 촉촉히 내리면서 가을을 재촉하고 있다.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여야 모두 결의에 찬 모습이다. 어디 전쟁터라도 나가는 느낌이다. 국민을 위한 국회가 아니라 자신의 당을 위한 국회로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늘 정부와 여당의 감세관련 정책이 나온다. 법인세·소득세·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등 모든 세금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1일 지식경제부에서 '8월중 수출입 동향'을 발표한다. 환율상승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는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등을 추이를 살펴볼 수 있다. 2일은 한국은행에서 '8월말 외환보유액'과 '2분기중 외환거래 동향'을 발표한다. 얼마나 외환시장에 외환보유고를 썼는지 볼 수 있다.

 

어렵게 시작된 국회가 얼마나 민생을 위한 국회가 될 수 있을지 국민들은 보고 있다. 촛불집회에부터 종교편향까지 많은 사회적인 혼란이 먹고 살기 힘든 서민들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중고를 겪고 있다. '쓰리고'면 고스톱판에서 '따블'이지만 현실에서는 고통이 '따블' 이상이다. 좀 덜어주는 국회가 되었으면 한다.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이 있어서 더욱 바라는 바이다.


태그:#증시전망, #증시, #환율상승, #9월위기설, # 3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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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회사에 다니고 있으며 PB로써 고객자산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사내 증권방송 앵커 및 증권방송 다수 출연하였으며 주식을 비롯 채권 수익증권 해외금융상품 기업M&A IPO 등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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