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4일 오전 노조원들의 출근저지 투쟁을 피해 서울 중구 YTN 본사 17층 사장실로 기습 출근한 구본홍씨가 오후 4시 30분께 사장실앞에서 "두번다시 오지마라"는 구호를 외치며 농성중인 노조원들 사이를 지나 회사를 떠나고 있다. 구본홍 사장(사장실에서 나오는 5번째 사람)은 카메라에 집중 노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간부 5명을 먼저 사장실에서 보낸 뒤 뒤를 따라 나오고 있다.
 4일 오전 노조원들의 출근저지 투쟁을 피해 서울 중구 YTN 본사 17층 사장실로 기습 출근한 구본홍씨가 오후 4시 30분께 사장실앞에서 "두번다시 오지마라"는 구호를 외치며 농성중인 노조원들 사이를 지나 회사를 떠나고 있다. 구본홍 사장(사장실에서 나오는 5번째 사람)은 카메라에 집중 노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간부 5명을 먼저 사장실에서 보낸 뒤 뒤를 따라 나오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YTN  간부진들의 '낙하산 사장 모시기'는 볼수록 가관이다.

구본홍 사장이 버티고 있는 사장실을 경호하기 위해 후배사원들을 동원해 철통방어를 펴는 것은 기본이다. 회의진행을 막고자 서있는 후배 조합원들에게는 '멱살잡이'로 응수한다. 사장실 앞 연좌농성에 참여한 조합원들을 '업무 복귀 거부자'로 규정하고 전화를 걸어인사상 불이익을 경고하고 있다.

이뿐인가? 회사 주변에 정보과 형사들을 배치하기도 한다. '낙하산 사장' 저지 동향을 감시하도록 한 것이다. 실제 지난 4일에는 남대문 경찰서의 한 정보과 형사가 YTN 본사 17층 로비까지 진입해 조합원들의 동태를 살폈다. 그는 "진상옥 경영기획실장이 불러서 왔다"고 말했다.

후배들은 "술자리에서 기자정신을 말하던 선배들의 모습은 다 어디 갔냐"고 절규한다. 그러나 선배 간부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공정방송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현 대통령 방송특보 출신의 사장은 절대로 안 된다는 후배들의 목소리 앞에서는 그들은  꿀 먹은 벙어리마냥 아무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같은 일부 선배 간부진을 향해 후배들은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진상옥 경영기획실장과 홍상표 보도국장 등). 더 이상 선배 대접을 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외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구 사장과 함께 바위처럼 버틸 태세다. 

"이제 더 이상 선배대접 못하겠다"

 진상옥 YTN 경영기획실장이 사장실 문을 열고 나오지 않은 채 현덕수 전 노조위원장에게 홍 보도국장을 오게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진상옥 YTN 경영기획실장이 사장실 문을 열고 나오지 않은 채 현덕수 전 노조위원장에게 홍 보도국장을 불러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 김정욱

관련사진보기


이들은 '언론인'으로서의 선배 역할을 포기하고 정권이 보낸 '낙하산 안착'이라는 새로운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회사의 든든한 한 축에서 '낙하산 보디가드'로 거듭난 일부 YTN 간부진들의 모습은 '기습 출근'으로 자리를 잡고있는 구 사장의 행보보다 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구본홍씨야 청와대에서 특별한 '지령'을 받고 YTN에 안착하고 싶어 하는 인물이니 그렇다치자. 그 동안 한솥밥을 먹어온 회사 후배들을 내팽겨치며 '보디가드'를 자청하고 나선 간부진의 행태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YTN 간부진들이 후배 언론인 앞에서 보인 행동은 상식 밖이다.

우선 '총무국장'은 사수대를 자청한다. 지난 4일 그는 총무국·경영기획실 등에 소속된 후배들을 동원해 사장실 앞에서 청원경찰 노릇을 하도록 지시했다. 후배 조합원들이 "왜 용역깡패 역할을 사원들에게 시키냐" "사원들끼리 대치시키게 하는 게 사람이 할 일이냐"며 강하게 항의하자 그는 "사장 보위는 총무국 본연의 임무"라는 논리로 되받아쳤다.

이 말을 듣고 황당한 표정을 짓던 노종면 앵커는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경호역할을 하도록 시키는 것은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며 "차라리 후배들은 빼고 간부들이 서서 경호원 역할을 하라"고 일갈했다. 그러자 할 말이 없어진 총무국장은 "총무국 직원을 제외한 사원들은 이제 빠져라"고 말하며 뒤늦게 상황을 수습했다.

타사 기자들에게는 으름장

지난 7월 17일 '날치기 주총'의 사회를 봤던 진상옥 경영기획실장의 행보는 한 술 더 뜬다. 현덕수 전 지부장은 한때 YTN의 보도국장을 역임한 그가 '낙하산 하수인'이 됐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러 차례 출근저지투쟁에 참가하며 진 선배의 행동을 유심히 봤다. 어린 후배가 보는 자리에서 보란 듯이 구본홍씨의 차문을 열고 닫아주며 '모시기'에 혈안을 됐다. 과연 이런 행동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6일 오후 홍상표 YTN 보도국장이 <오마이뉴스> 기자 2명에게 고함을 지르며 취재를 저지 하고 있다. 이 후 계속 출구 쪽으로 기자를 밀어냈다.
 6일 오후 홍상표 YTN 보도국장이 <오마이뉴스> 기자 2명에게 고함을 지르며 취재를 저지 하고 있다. 이 후 계속 출구 쪽으로 기자를 밀어냈다.
ⓒ 한겨레제공

관련사진보기


간부진들의 '낙하산'에 대한 과잉충성은 본사 후배들을 넘어 타사 기자들에게까지 영향력을 행사했다. 지난 6일 사장실 안쪽을 취재하려던 <시사IN> <오마이뉴스> 기자가 이들의 무력을 동원한 제지 행위에 의해 봉변을 당했다.

당시 <시사IN> 고재열 기자는 사장실 문이 잠시 열린 순간을 틈타 사장실 내를 촬영하려 했으나 류희림 대외협력부장이 그를 심하게 밀쳤고, 이 과정에서 김선중 YTN노조 직무대행이 가슴 쪽을 주먹으로 맞기도 했다. <오마이뉴스> 기자도 사장실 내부를 촬영하려 했으나 홍상표 보도국장이 그를 뒤로 밀어내며 "남의 집 안방에 와서 무슨 짓이냐"며 고함을 질렀다.

이를 지켜본 한 조합원은 "기자를 밀치고 취재를 저지하는 것 자체가 그들이 정당하지 못하다는 증거"라고 비난했고, 고재열 기자는 "취재 온 타사 기자에게 이런 대우를 하는데 YTN 기자들에겐 오죽하겠나, 어떻게 할 지 걱정 된다"며 혀를 찼다.  

후배들 질문에는 묵묵부답... "이런 선배와 일해온 것 비참"

이처럼 '구본홍 비호'에는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간부진들은 후배들의 절규에는 입을 닫고 있다. 현 대통령의 방송특보 출신이 '보도전문채널' YTN의 수장으로 적합한 것이 맞는지를 묻는 후배들의 질문에는 고개를 돌린 채 답변을 피하고 있다.

김선중 직무대행은 지난 7일 "홍상표 보도국장은 더 이상 우리의 보도국장이 아니니 대면보고나 야근보고를 하지 말아달라"고 조합원들에게 당부했다. 사측이 '근무지 이탈 조합원'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뒤에 한 말이었다. 이는 '낙하산 저지투쟁'을 한 후배들에게 인사상의 불이익 조치를 취하겠다는 선배 간부진의 협박성 통첩이었다.

김 직무대행은 "이런 간부들과 그 동안 일해왔다는 사실이 비참하고, 이 순간만 벗어나면…"이라며 울먹이면서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YTN의 선배 간부진들은 이런 후배들의 눈물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