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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가 없다. 경찰이 소설을 쓰고 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운영위원장의 말이다. 최근 구속된 한국진보연대 황순원 민주인권국장의 집과 사무실 압수수색에서 '공화국은 참다운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이다'라는 문장이 적힌 문건이 발견됐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한 반응이다.

 

<한국일보>는 이를 근거로 "통상 '공화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을 줄인 말로 사용되기 때문에, 검경이 황씨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까지 적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4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아직도 공안몰이를 하냐"며 한국진보연대를 '촛불'의 배후로 몰고, 이어 황 국장의 집에서 이적표현물이 발견된 것을 문제삼는 경찰을 비판했다.

 

"촛불끄기 실패한 경찰, 억지로 색깔 덧칠... 쉽지 않을 것"

 

박 위원장은 "황 국장이 담당하고 있는 분야가 인권이기 때문에 북한 인권과 관련된 자료를 인터넷으로 다운로드했던 것 같은데 경찰이 그것을 '이적표현물 소지죄'로 몰고 갈까 우려스럽긴 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폭력진압으로 촛불끄기에 실패한 경찰이 억지로 색깔을 덧칠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국민들도 명명백백하게 사실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6월 30일 경찰이 한국진보연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촛불집회와는 무관한 후원회원 명부, 본부 상근·지역 활동가 연락처, 70, 80년대 학생운동가 주소록 등을 압수해 갔다"며 경찰의 압수수색 목적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했다.

 

박 위원장은 "경찰이 이를 조직사건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마음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진보연대의 모든 활동은 인터넷에 계속 공개되고 있었고 오히려 네티즌들이 촛불집회를 위해 그보다 더 열심히 활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 주최측에 대해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이 4일 "광우병국민대책회의와 한국진보연대가 촛불집회 초기인 5월 6일부터 불법행위를 직간접적으로 주도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경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두 단체 지도부에 대한 사법조치를 검토하겠다"면서 한국진보연대가 지난달 20~22일간 열린 '48시간 국민행동'에서 주장한 내용, 즉 '대학로에서 시청으로 행진을 시작한다', '국회의원에게 항의 전화와 메일을 보내자', '모래주머니를 5m 폭으로 쌓을 경우 모래주머니 13만5천 개가 필요하다' 등의 발언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서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을 정리해서 지역 회원들에게 홍보한 자료"라며 "다른 시민들도 이미 인터넷이나 유인물을 통해서 알고 있던 것을 무슨 비밀스러운 지침처럼 표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오종렬, 한상렬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대표라고 거짓말까지 하면서 촛불을 끄려고 했다"며 "홍 원내대표의 발언을 조·중·동이 과장해 받아쓰고 경찰이 나서는 전형적인 '짜맞추기'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번 진실이 무엇인지 '끝장토론'을 해보자고 제안했지만 답변이 없다"며 "허위사실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홍 원내대표와 조·중·동과의 민·형사소송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촛불에 대한 마녀사냥을 중단하라"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경찰의 지도부 사법처리 방침에 대해 "촛불에 대한 마녀사냥을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국민대책회의는 "경찰이 밝힌 압수수색 자료들은 이미 인터넷에 널리 공개된 내용이고 한국진보연대 역시 국민대책회의에 속한 단체로서 일정을 공지하고 참여를 호소한 것"이라며 "경찰은 무엇이 불법행위를 주도적으로 기획, 전개한 것인지 전혀 설명하지 못하고 딴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경찰은 살인적 탄압에도 불구하고 촛불이 더 강하게 타오르자, 두 달여 전부터 들먹였던 질 낮은 '배후설'을 다시 한 번 제기하는 것"이라며 "5일 촛불집회 참가자 수를 최대한 줄여보기 위한 꼼수"라고 말했다.

 

국민대책회의는 이어 "촛불이 배후단체의 조종으로 인해 벌어진 것으로 묘사하는 경찰의 발표는 자발적으로 촛불시위에 참여하는 수백만 명에 달하는 시민들의 능동성과 열의를 폄하하는 모욕적인 것"이라며 "오히려 촛불은 더 강력하고 크게 타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그:#미국산 쇠고기, #촛불집회, #한국진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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