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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번째 촛불집회가 열린 6월 26일 밤 광화문 네거리는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이날 미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에 관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고시가 관보에 게재되어 발효됨에 따라 어느 때보다도 참가자들의 분노가 컸기 때문이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신속히 집회를 마치고 곧바로 청와대로 향한 행진을 시작했으며, 시민들은 국민대책회의의 제안에 따라 전경버스 차벽을 넘기 위한 '국민토성'을 쌓기 시작했다. 전경들은 지체 없이 소화기를 분사했으며, 이에 맞서는 모래와 계란 세례가 뒤따랐다.

집회 참가자들이 서대문에서 광화문 네거리까지 인간 띠를 만들어 모래를 나르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이 서대문에서 광화문 네거리까지 인간 띠를 만들어 모래를 나르고 있다.
ⓒ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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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주머니 쌓기가 끝나자 참가자들이 전경버스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한 시민이 "이명박, 국민들하고 한번 해보자는 거냐!"고 적힌 대형 플래카드를 전경버스 위에서 펼쳐들고 있다.
 모래주머니 쌓기가 끝나자 참가자들이 전경버스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한 시민이 "이명박, 국민들하고 한번 해보자는 거냐!"고 적힌 대형 플래카드를 전경버스 위에서 펼쳐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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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대응 예고나 다름없었던 정부 관계자들의 일련의 발언 이후 경찰의 태도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소화기는 물론 물대포, 조기 해산작전 등 모든 행동에 거침이 없었다. 서대문 방향과 광화문 네거리 양쪽에서 물대포를 발사했으며, 새벽 12시 8분경에 첫 해산작전을 전개했다. 살수차도 더 이상 제자리에서 방어만 하지 않았다. 해산작전의 전면에 나서 거리를 누비기도 했다. 하나같이 지난 50일 동안 보기 힘들었던 광경들이다.

경찰이 소화기를 직사하자 한 시민이 양팔을 벌린 채 온몸으로 맞으며 버티고 있다. 사진 (1).
 경찰이 소화기를 직사하자 한 시민이 양팔을 벌린 채 온몸으로 맞으며 버티고 있다.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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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소화기를 직사하자 한 시민이 양팔을 벌린 채 온몸으로 맞으며 버티고 있다. 사진 (2).
 경찰이 소화기를 직사하자 한 시민이 양팔을 벌린 채 온몸으로 맞으며 버티고 있다. 사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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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소화기를 직사하자 한 시민이 양팔을 벌린 채 온몸으로 맞으며 버티고 있다. 사진 (3).
 경찰이 소화기를 직사하자 한 시민이 양팔을 벌린 채 온몸으로 맞으며 버티고 있다. 사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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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버스 위로 올라가려는 시민들에게 경찰이 물대포를 직사하고 있다.
 전경버스 위로 올라가려는 시민들에게 경찰이 물대포를 직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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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작전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새벽 1시 40분경 2차 해산작전이 전개되어 시위대는 다시 한참을 밀려나야 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함께 있었던 통합민주당 국회의원과 보좌관들이 경찰과 한동안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지만 경찰의 태도는 요지부동이었다.

조기 해산작전에 나선 경찰이 동원한 각종 차량들이 광화문 대로를 차지하고 있다. 새벽 12시 19분.
 조기 해산작전에 나선 경찰이 동원한 각종 차량들이 광화문 대로를 차지하고 있다. 새벽 12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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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해산작전에 나선 경찰이 동원한 각종 차량들이 광화문 대로를 차지하고 있다. 새벽 12시 28분.
 조기 해산작전에 나선 경찰이 동원한 각종 차량들이 광화문 대로를 차지하고 있다. 새벽 12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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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들이 태평로 일대의 차도와 인도를 'ㄷ'자로 막아서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의회 앞.
 전경들이 태평로 일대의 차도와 인도를 'ㄷ'자로 막아서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의회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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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로 일대를 장악한 전경들이 열을 맞춰 앉아서 대기하고 있다. 뒤로 '소라탑'이 보인다.
 태평로 일대를 장악한 전경들이 열을 맞춰 앉아서 대기하고 있다. 뒤로 '소라탑'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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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 게재와 더불어 강경대응 태세로 선회한 경찰을 보면서, 혹 이명박 정부가 정말로 "국민들하고 한번 해보자는" 생각인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지우기 어려웠다. 설령 촛불집회를 억누를 수 있다고 한들 유통과정 상에서 발생할 수많은 충돌은 어떻게 할 것이며, 어디에서 불거져나올지 알 수 없는 다양한 변수들에는 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대국민사과 후 며칠 만에 전개되고 있는 강경대응, 정면돌파 일변도의 정책들 앞에 민심이 어떻게 반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태그:#촛불집회, #춧불문화제, #광우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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