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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 : 박상규 선대식/ 총괄 이병선
- 사진 : 권우성
- 생중계 : 박정호 문경미 엄수용/ 총괄 김윤상
- 편집 : 김영균
 
 
[최종신 : 19일 밤 10시 50분]
 
"불 꺼라! 방 빼!"
 
촛불 시민들의 외침이 울린 건 <동아일보> 앞이 아니었다. 서울 계동 현대 사옥에 세 들어 있는 보건복지가족부 앞이었다.
 
저녁 8시 40분에 시작된 촛불행진의 최종 목표는 복지부였던 것. 시민 3000여명은 보건복지가족부라고 쓰인 황금색 '간판'에 '돈보다 생명이다'라는 스티커를 덕지덕지 붙였다. 그리곤 그 위로 촛불을 밝혔다.
 
시민들은 국민의 보건복지가 아닌 이명박 대통령을 위하는 보건복지가족부에 대한 분노를 표시했다. 최훈기(54)씨는 "복지부 장관이 진짜 대통령을 위하고, 국민을 위한다면 이명박 대통령이 의료 민영화 정책을 펼 때 그러지 말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대웅(46)씨는 "복지부는 정말 이러면 안 된다"며 "국민을 위하지 않는 부처라면 없어져야 한다"고 외쳤다.
 
그는 복지부 공무원을 향해 일갈했다. "영혼 없는 공무원의 전형이 복지부 공무원이다, 국민을 위했다는 공무원이 정권이 바뀌자마자 이명박 대통령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느냐"며 "양심선언하고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라, 국민을 보호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는 의료 민영화 정책에 대해 "배울게 없어서 미국의 의료민영화를 배우느냐"며 "미국도 그것을 개선하려고 발버둥 치고, 부족하지만 선진국도 부러워하는 걸(국민건강보험제도-편집자주) 왜 그러느냐"고 말했다.
 
이날 촛불행진에는 여기저기 촛불소녀를 본뜬 '촛불간호사', '촛불의사'가 그려진 피켓이 보였다. 피켓 속 그들은 "2MB님 이젠 준비하세요, 100일이면 생각보다 오래 살아계신 겁니다", "의료 영리화는 병원이 폭동을 일으키는 서민경제의 SRM(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이라고 외쳤다.
 
'촛불간호사'를 들고 있던 보건의료노조원인 황아무개(47)씨는 "의료 민영화에 반대한다, 그게 되면 많은 병원은 건강보험을 받지 않을 것이고, 당연지정제는 폐지되고, 서민은 병원을 이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민영화는 안한다면서 선진화겠다고 한 것과 제주도에 영리병원을 허용 한다는 소식에 대해 "이명박 정부는 거짓말만 하고, 안하겠다면서 뒷구멍에 다 한다, 이명박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촛불시민들은 밤 10시께 서울광장으로 돌아와 그곳에서 5시간동안 벌어지는 국민대토론회에 참석했다.
 
 
[1신 : 19일 저녁 8시 47분]
 

이명박 대통령 기자회견은 '약발'이 약한 듯하다.

 

'의료민영화 반대'를 전면에 내걸고 19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는 오후 8시 현재 약 30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뼈 저리게 반성하고 있다"고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기자회견 5시간 뒤에 열린 촛불문화제에는 금주 들어 평일에 열린 집회 중 가장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 온라인과 마찬가지로, 이 대통령의 사과가 오프라인에서도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시민들은 오히려 "속지 말자 이명박!", "될 때까지 모이자!"고 외치고 있다. 또한 보건의료단체가 벌이고 있는 '의료보험 민영화 반대' 서명에는 시민들이 줄을 서서 참여하고 있다.

 

서명을 받고 있는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민영화' 대신 '선진화'라는 표현을 썼지만 더 이상 국민들은 속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 대통령은 꼼수와 거짓말로 국민들을 기만하지 말라"고 말했다.

 

시민 서영화(33)씨도 "대통령은 고개를 잔뜩 숙였지만, 나는 웃음이 잔뜩 나왔다"며 "어떻게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계속 하는지 모르겠다, '선진화'라는 말장난 그만두고 의료보험 민영화를 당장 포기하라"고 말했다.

 

또 자유발언에 나선 김정(73)씨는 "이 대통령은 국민 80%가 반대하는데도 대운하를 몰래 추진했던 사람이다"며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대통령으로 자격이 없다, 쫓아내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이어 김씨는 "이 대통령은 본인의 말대로 국민의 '종'인데, 왜 이렇게 국민의 말을 듣지 않느냐"며 "끝까지 이런 식으로 나오면 국민들이 나서 끌어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참가자들은 큰 환호를 보냈다.

 

촛불문화제 참석자들은 저녁 8시 30분부터 을지로를 거쳐 안국동 방면으로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태그:#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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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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