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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논란이 계속돼 온 지역위원장 선정과 대의원 배분 갈등이 당 최고위원회의까지 난장판을 만들었다.

 

13일 오전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 6층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손학규 대표가 인사말을 시작하자마 중단됐다. 지역위원장 선정에 탈락한 동대문갑의 김희선 전 의원 지지 당원들과 영남지역 당원들이 회의장에 뛰어든 것이다. 수십 명의 취재진이 지켜보고 있는 중이었다.

 

이들은 손학규 대표에게 "왜 결정된 사항을 번복하느냐" "이렇게 하려고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왔느냐"고 목청을 높였고, 박상천 대표에게도 "우리 당이 호남당이냐"고 소리를 질렀다. 당직자들이 말렸으나 역부족이었다. 

 

손 대표는 "주장하는 내용을 비공개 회의에서 듣도록 하겠다"며 자제를 요청했으나 수그러들지 않자 "회의를 중단하고 국회 당 대표실에서 회의를 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고위에서 신상발언을 하도록 허락 받은 김희선 전 의원이 자신의 지지자들을 회의장 밖으로 나가도록 한 뒤에야 회의가 재개됐다. 이후 회의장 입구는 긴급 투입된 전경이 막아섰다.

 

회의장 입구는 전경들이 통제

 

김 전 의원은 동대문갑에서 재선을 한 자신 대신에 구 민주당 출신인 지용호씨가 지역위원장으로 선정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김 전 의원 쪽은 1차심사에서는 김 전 의원이 확정됐으나 2차에서 바뀌었다면서 구 민주계의 지원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성북갑 지역위원장 선정에서 역시 구 민주계쪽인 임양운 변호사에게 밀린 유승희 의원도 이의를 제기했다.

 

영남지역 당원들의 항의도 거셌다. 경남과 경북의 지역위원장들은 이날 최고위가 열리기 전 당사 앞에서 "인구 1300만 명의 영남에는 427명의 대의원이, 인구 500만 명의 호남에는 1633명의 대의원이 배분됐다"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경남도당위원장인 최철국 의원은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18대 총선의 해당지역 정당득표율에 비례해서 대의원수를 배분한 것은 민주당에게 불모지인 영남에서 독립군 같은 활동을 벌이고 있는 당원들에 대한 의도적 영남 홀대"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영남 68개 지역의 38%인 26곳의 지역위원장 신청자를 부적격 판단하고 42개 지역만 선임했는데, 영남을 호남이나 수도권 신청자들과 같은 잣대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면서 "당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영남의 시도당들은 전당대회 참석을 보이콧하겠다"고 말했다.

 

차영 당 대변인은 "오래 전부터 논의를 해온 것이었는데 최 의원의 문제제기가 늦었다"면서 "하지만 최고위에서 당헌당규를 바꿔 지역위원장은 선정하지 않아도 대의원은 선출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촛불시위로 전국이 뜨거운데, 우리는 내부 문제로 시끄럽다. 얼굴을 못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태그:#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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