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예술의 도시 경기 안양시. 관이 주도하는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로 주목받는 이곳에서 원조격으로 석수시장과 안양천을 중심으로 민 주도로 펼쳐졌던 프로젝트를 하나로 집대성한 '2008 석수아트프로젝트'(Seoksoo Art Project)가 오는 8월 개막된다.
보충대리공간 스톤앤워터(관장 박찬응)는 SAP실행위원회 주관으로 추진하는 '2008 석수아트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주의 예술운동에 해외작가들을 결합해 온 다양한 실험들을 집대성한다는 계획으로 1차로 해외작가 선정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추진에 들어갔다.
'2008 석수아트프로젝트(2008 SAP)'는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안양천과 석수시장을 중심으로 펼쳐진 안양천프로젝트와 석수시장프로젝트, 교육예술프로젝트 등의 세 가지의 프로젝트를 융합시켜 하나로 묶는 것으로 8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된다.
2008 SAP는 석수시장의 유휴공간을 재생하고 만안교의 역사성, 지역성을 발굴하여 안양천의 정신과 생태를 잇는 활력소의 역할과 만안구 디자인 사업과 뉴타운 사업에 새로운 상상력을 보충하며 마을 만들기와 생활 속의 예술을 실천하는 것을 취지로 담고있다.
16명의 국내외 예술게릴라들 안양시민들과 소통에 나선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스톤앤워터 박찬응 관장은 "SAP실행위원회는 해외 입주작가 8인을 선정하고 국내작가 10인과 일본 토리데 아트프로젝트(TAP) 교류 작가 2인의 선정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석수아트프로젝트 엔진이 가동돼 이륙 준비중에 있다"고 밝혔다.
선정된 해외작가는 Luis Fernandez Pons & Llobet Pons(스페인/독일), William Hsu(뉴질랜드), SP38(독일), Laurent Liefooghe(벨기에), Chuck Yatsuk & Justin Rancourt(미국), Elaine Tin Nyo(미국) 등으로 이들은 안양에 머물면서 작업 활동을 진행한다.
이들 해외작가들을 비롯한 모두 16명의 국내외 초청 작가들은 석수시장-만안교-안양대교 주변을 무대로 3개월 동안 활동하면서 퍼포먼스, 회화, 조각, 설치, 교육, 이벤트, 토론 등의 예술인 간의 교류, 예술인과 시민들과의 소통을 위한 활동을 벌이게 된다.
"SAP(Seoksoo Art Project)를 단어 그대로 풀면 원기를 가진 수액이란 뜻을 가지고 있죠. 재래시장과 안양 구도심 지역에 예술게릴라들이 활력을 불어넣자는 뜻도 되지요."석수아트프로젝트는 어울려 살아가는 모델
박찬응 관장은 "안양지역의 문화를 반영한 작가를 우선적으로 발탁했다"면서 "이는 석수시장의 유휴공간을 재생하고 만안교의 역사성·지역성의 발굴, 안양천의 정신과 생태를 잇는 활력소를 만든다는 'SAP의 기본 취지를 반영하고자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안양시는 관주도의 공공예술을 중점적으로 펼쳐왔지만 이번 민간주도의 SAP가 활성화되면 안양은 진정한 의미의 공공예술의 메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석수아트프로젝트는 일본 토리데시와 지역예술 활성화라는 공동 프로젝트를 병행하게 돼 국제 도시간 상호교류라는 성과물도 선보여 실행위원회 측은 이 모든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도시, 지역 간의 예술활성화에도 많은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찬응 관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서 SAP가 공식적인 국제프로젝트로 살아남기를 바라고 있다. 왜냐하면 지역을 중심으로 한 문화모델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 중심, 비교 중심의 문화는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지역공동체가, 문화공동체가 살아나야 세계가 살아날 수 있습니다. 이번 '석수아트프로젝트'는 다민족, 다문화공동체가 어울려 살아가는 모델을 만들 겁니다"라고 말하는 박 관장의 한마디에 힘이 들어 있다.
개관 6주년 맞은 '스톤앤워터', 사람들이 원하는 공간으로 변화 추구
| 지역문화에술 개발붐에 사라질 위기 |
'스톤앤워터'가 있기까지는 한 소년의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에 대해 깊은 애정과 추억이 담겨 있다.
안양철교 밑에서 노닐고, 석수동 안양영화촬영소 소품실을 몰래 넘나들고, 안양유원지 개울가에서 수영을 하던 박찬응이란 소년이 군대를 갓 제대한 박찬응 청년이 되어 지금의 스톤앤워터 자리에서 '빈방 아뜨리에'와 '들풀 까페'를 만들어 활동하다가 떠났다.
미술을 전공한 박 관장은 안양지역에서 미술활동 외에도 다양한 시민활동을 했다. 그것은 하나의 문화, 미술운동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또 한편으로는 돈을 벌어보겠다고 디자인 회사, 출판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아침미디어는 현재까지 계속 운영되고 있다.
이제 50대를 바라보는 중년의 박찬응 관장은 10년전 석수동에 발붙일 생각으로 자리를 잡고 지역문화예술을 시작했다. 도시단위 지역예술, 지역예술간 교류를 위한 '지역주의 문화기획자'를 자임하는 그의 꿈은 석수시장을 예술시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뉴타운개발 붐으로 석수시장을 비롯 인근 지역이 콘크리트 아파트들이 들어서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는 현실이다. 이제 그에게 남은 꿈은 뉴타운이라는 개발바람에도 무너지지 않을 석수동의 문화를 다져놓는 일이다. 현재로선 실낱같은 희망이긴 하지만.
그가 좋아한다는 체게바라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간직하자'는 미친 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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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석수시장에 위치한 보충대리공간 '스톤앤워터'가 문을 연 지 벌써 6년째를 맞고있다.
스톤앤워터는 동네이름 석수(石水)의 영문, 즉 돌(STONEN)과 물(WATER), 이것이 이름이 된 것이다.
스톤앤워터는 2002년 '리빙퍼니처 & 퍼블릭퍼니처' 개관전을 시작으로, 안양지역의 영화 역사를 주제로 한 '리바이벌'(2003), 안양천이 주제인 '안양천 프로젝트-FLOW'(2005) 등 굵직한 대형프로젝트들을 통해 국내외 언론들의 관심을 끌었다.
석수동은 물론 안양의 지역문화를 알려내는 성과를 거뒀으며 스톤앤워터를 다녀간 국내외 작가의 수만도 2~300명을 헤아린다.
마치 예술에 목 말라하듯 끊임없이 변신을 추구하는 스톤앤워터는 요즘 1층 전시실을 리자드카페(lizard cafe)로 꾸미느라 여념이 없다. 북카페 겸 예술포장마차로 오픈되는 이곳은 '공공의 수다방'으로 술 한잔을 기울이는 소통의 장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전시를 하면 정작 여기 사는 상인들은 몇명 오지 않아요. 이제는 스톤앤워터도 안정을 찾아야 합니다. 예술적 실험보다는 사람들이 원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해야죠.""이제는 템포를 늦추고 천천히 가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시장 상인들을 비롯한 다른 모든 이들과 함께 ‘예술이라는 수다’를 떨기 위해서 말이죠."박 관장의 말은 스톤앤워터의 실험적 예술들이 석수시장 상인, 동네 주민 등 공동체와 동떨어지고 지역시민들과의 소통에도 한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질문에 예술과 일상에는 그만큼의 간극이 있음을 시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또다른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스톤앤워터는 지난 6년간 함께했던 이들의 현재 진행중인 또는 과거의 작품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전시되는 과정에서 스톤앤워터만의 아카이브를 만들려고 준비중이라며 이는 아트마켓의 형태로 이후 지속적인 아트마켓의 시작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개관 6주년 기념 '아트마켓-여섯번째 여름'를 통해 그동안의 성과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걸음을 시작하며 지난 2002년부터 현재까지 이곳에서 활동했던 70여명의 기획자들과 작가들이 함께 할 예정으로 오프닝 행사와 기념식을 오는 14일 오후 6시에 개최한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