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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영상]촛불의 열기는 더 뜨거웠다 전날 비가 온 탓에 인원수는 비록 줄었지만 동대문 대형 의류매장 앞 광장에서 시작된 자유발언과 열띤 토론은 청계천으로 이어져 밤이 새도록 계속 이어졌다.
ⓒ 문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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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비가 온 탓이었을까? 가두행진에서의 대오이탈이 많아서였던 걸까? 아니면 모두 다 너무 지쳐버린 것일까? 기자가 도착한 새벽 1시 반, 동대문 모 대형의류매장 앞에는 200명이 채 안되어 보이는 촛불들이 모여 앉아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토론의 가장 큰 줄기는 두가지였다. 첫번째는 너무 우왕좌왕이라 '이젠 조직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것이었고 두번째는 촛불 속에 프락치가 있다라는 것. 조직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난상 토론 중에 누군가가 3가지 안을 가지고 거수 투표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다. 단지 오늘 모인 소수 사람들만의 투표가 과연 의미가 있느냐란 데에 의문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지도부가 있어야 한다'라는 문제 제기는 이미 충분히 예상된 것이었다. 특히 가두행진을 할 때 다수의 대중이 일사분란하지 않은 채 대오가 쉽게 흐트러지고 또 이런 가운데 선두를 놓친 일부가 뿔뿔이 흩어지거나 경찰에 포위되어 연행되는 일이 있었다. 이날 두번째 논쟁의 줄기, 프락치가 가두행진을 엉뚱한 방향으로 이끈다라는 부분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서였다.
 
행진 선두에서 메가폰을 잡았던 여성과 그 여성이 속한 단체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시민들의 참여가 필요하고 또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며 힘만 빼고 마는 프락치 논쟁을 지속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유익하냐는 의견이 좀 더 많은 호응을 받으며 정리되는 분위기였다.
 
3시 반경, 촛불들은 동대문 의류매장 앞에서 자리를 정리한 후 1시간 가량을 청계천 인도위를 걸어 청계광장으로 이동해 이미 청계광장에서 밤을 새고 있던 이들과 합류했다. 청계광장에 모인 촛불들은 새벽 5시 20분경까지 1시간 가량 자유발언을 마친 후 자진해산했다. 비록 숫자는 줄었지만 이들의 의지는 여전히 굳건했고 열기는 한층 더 뜨거웠다.
 
우연치 않게 청계광장에서는 떳떳이 소속을 밝히지 못한 두 명의 기자를 볼 수 있었다. 옆에 있던 MBC 기자가 그들의 신분을 대략 확인해 주었다. 자기 회사 바로 부근에서 신분도 제대로 밝히지 못하면서 노트북을 펴고 앉은 이들. 그들은 오늘 또 어떤 내용의 메모를 작성하고 있었을까?
 
 

태그:#청계천, #동대문, #광우병쇠고기, #촛불문화제, #이화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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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이화미디어 http://ewha.com 대표 문성식입니다. 아름다운 세상을 향해 열린 창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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