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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을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지난 24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17차 촛불문화제에서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을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지난 24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제17차 촛불문화제에서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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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 예술이다. 촛불바다를 보라. 민중의 당당한 주권 선언이다. 10대 청소년에서 불붙은 저 촛불은 여울여울 타오르며 이명박 정권의 정체를 낱낱이 밝혀주었다. 하지만 촛불의 예술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촛불은 이 땅의 이른바 진보세력이 저지른 세 가지 잘못까지 밝혀주었다.

첫째, 이명박 정권에 대한 패배주의다. 민주당 후보를 500만표 넘는 표차로 따돌려서일까. 적잖은 진보적 지식인들이 이명박 정권의 출범을 과대평가했다. 가령 과거 '보수세력'과 다른 '신보수시대'가 열렸다는 진단이 그것이다. 보수가 달라졌다거나 '업그레이드' 되었다며 눈 부릅뜨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서였다. 이명박 후보가 수구정치인이라거나 그의 득표가 사상 처음으로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37%)보다 적었다는 사실을 강조하면 비현실적이거나 낡은 담론으로 흘겨보기 일쑤였다.

하지만 보라. 저 눈 맑은 청소년들이 든 촛불은, 사회구성원들에게 곰비임비 퍼져간 촛불은 이명박 정권의 정체와 더불어 그가 고작 30%의 득표로 당선된 진실을 단숨에 확인해주었다.

둘째, 민중에 대한 불신이다. 대선 뒤 개혁세력은 물론, 진보세력의 붕괴를 예단하는 담론이 서슴지 않고 퍼져갔다. 한나라당의 집권이 5년은 물론, 10년, 15년을 갈 거라는 윤똑똑이들의 진단도 퍼져갔다. 지난 3월 초에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새사연)은 창립 2주년 행사에서 <왜 다시 민중인가>를 제기하며 모든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돌렸다. 어느 언론도 소개하지 않았다. 아직도 '민중 타령'이냐는 비아냥만 한 귀 건너 들려왔다. 하지만 어떤가. 민중은 촛불로 스스로 증언해주고 있다. 왜 다시 민중인가를.

김대중-노무현 정권과 달리 이명박 정권은 신자유주의 정권의 정체가 그 어떤 환상의 베일도 없이 극명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는 권력이다. 바로 그렇기에 민중은 그에 맞서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 주장을 비현실적이라고 몰아치던 주장이 기실 얼마나 비현실적인가를 촛불은 또렷하게 밝혀주었다.

셋째, 진보세력의 분열이다. 대선 패배의 원인을 엉뚱하게 '종북주의'에서 찾던 세력이 민주노동당을 깨고 나갔다. 대선 패배의 원인을 '실현가능성 있는 새로운 사회의 비전과 구체적 정책 제시의 결여'에 있다고 본 나는 진보정당을 쪼개는 데 각을 세워 반대했다. 더러는 그 반대를 곡해해 한쪽을 편드는 일이라고 흘겨보았다. 심지어 'NL'로 규정했다. 과연 그러한가. 아니다. 명토박아두거니와 NL과 PD사이에 한쪽 편을 든 게 아니다. 단결과 분열의 갈등에서 단결을 편들었을 뿐이다. 전국 곳곳에서 타오르는 촛불은, 민주노동당 강기갑의원의 투쟁은, 총선을 앞둔 진보세력의 분열이 얼마나 민중과 동떨어진 일이었던가를 명료하게 보여준다.

그럼에도 보라. 패배주의에 젖어있거나 민중을 불신하거나 진보세력의 분열을 정당화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 물론, 이명박을 과소평가하거나 민중을 신앙화하거나 아무 원칙도 없이 진보세력의 단결만 부르댈 생각은 없다. 이미 진보세력의 단결 3원칙(신자유주의 극복, 남북공동선언 실천, 과거운동노선 불문)을 제시했다.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가 25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가운데 한 여성이 참가자들의 자유발언을 들으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가 25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가운데 한 여성이 참가자들의 자유발언을 들으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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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름다운 촛불의 예술은 진보세력에게 거듭나기를 촉구하고 있다. 촛불을 든 민중의 눈부시게 빛나는 눈은 당당한 주권선언, 주권혁명의 선언이다. 촛불이 속절없이 꺼지지 않고 신자유주의와 분단체제를 청산하는 불꽃으로 활활 타오르려면 아래로부터 폭넓게 뜻을 모아나가는 연대가 절실하다.

패배주의에 젖어 갈라지고 민중을 불신한 진보세력이 그 연대를 위해 지금 할 일은 무엇인가. 관성에 젖은 자신에 대한 성찰과 겸손이 아닐까. 진보세력 개개인이 자기를 낮출 때 그 때 비로소 신자유주의와 분단체제를 넘어설 새로운 연대, 개개인의 주권을 실현하는 연대, 진정한 진보의 재구성이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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