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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일의 한강, 낙동강, 영산강 새만금과 금강 순례를 끝내고 생명평화순례단이 드디어 서울에 들어와서 서울 구간을 걷고 있습니다. 그리고 5월 24일 오전 8시 30분 서빙고역을 출발하여 오후 2시에 종각에 도착하여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아니 대단원을 시작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순례단이 순례를 시작할 당시 국민 여론은 "이명박표 대운하"에 대한 찬반이 비등했습니다. 그런데 순례가 진행되고, 대운하를 반대하는 교수들의 활동이 시작되면서 지금은 무려 85% 정도의 국민이 운하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의 과정에 자기반성과 자기희생적으로 운하라는 괴물에 정면으로 부딪힌 순례단의 공이 적지 않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운하→관광수로→치수로 운하의 성격을 그때 그때 바꾸면서 국민을 호도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습니다. 선거에 이기고 인수위 시절에는 오만한 자세로 당장이라고 운하를 시작하려고 하더니, 여론이 불리해지자 총선에서는 공약에서 운하를 제외하는 비겁함을 보입니다.
 
그리고 물류에서 관광으로, 관광에서 치수로 말을 바꾸면서 이들은 스스로 교활함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쩌다가 이런 오만하고, 비겁하며 교활하기까지 한 정권을 가지게 되었는지 참담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이명박 정권의 탓을 하기 전에 먼저 왜 이 시대가 이명박 운하를 수용하려고 하는 것일까? 혹시 이 과정에 종교지도자인 자신들의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닐까?는 소박하고 진솔한 의문을 가지고 생명의 강 순례를 시작한 순례단은 소중한 존재임에 분명합니다.
 
101일째를 맞는 어제(22일) 여의도와 국회 순례에는 저도 참여했습니다. 수경스님과 대화를 나누던 중에 스님은 "이명박 대통령이 남자답게 대운하는 적당한 공약이 아니었다"고 당당하게 인정하고 민관학이 힘을 합하여 이 땅의 생명의 강을 살리는 위대한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군요.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5월 24일 행사는 종교적인 의식도 순례단의 노고를 위로하는 행사도 아닙니다. 순례단이 자기 성찰을 하면서 발견한 우리 삶과 우리 마음 속에 대운하보다 더 지독한 욕망이 숨쉬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생명의 강을 소중하게 모시는 모습을 보여준 것을 짧은 구간이나마 함께 걸으면서 느꼈으면 하는 바람을 모은 행사입니다.
 
내일 오전 8시 30분 서빙고역 1번 출구에서 순례단을 출발합니다. 그리고 오전 9시 30분에 녹사평역을 통과합니다. 그리고 오전 11시 30분에 남산 일대와 백범광장에서 퍼포먼스를 갖습니다. 함께 걷고, 퍼포먼스를 보고 점심을 하고, 그리고 오후 1시 불타버린 숭례문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불이 숭례문을 태웠다면, 물은 훨씬 더 많은 우리 조상들이 얼이 새겨져있는 문화재를 수장시켜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기억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 숭례문을 출발하여 행사장인 보신각에 오후 2시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종교 행사도, 명망가 중심의 행사도 지양하여 이 땅의 주인인 우리가 소리를 순례단 여러분이 듣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싶다고 합니다. 부디 참석하셔서 여러분의 소리를 들려주십시요. 우리는 누가 뭐라고 해도 이땅의 주인입니다.
 
내일은 이 땅의 주인인 우리가 스스로 머슴이기를 자처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그 일당들을 엄하게 타이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에 우리가 게으르다면 우리 삶과 삶의 터전은 머슴들의 장난에 완전히 망가실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주인의 권리를 행사합시다.
 

태그:#대운하, #촛불집회, #생명의강을 모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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