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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에서 아이돌스타 공연을 ‘안전모 쓰고’ 관람할 뻔 했던 대구시민들,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TBC 대구방송이 결국 콘서트 4일을 앞두고 공연장을 바꾸었다.

 

사상 초유의 ‘공사장 대형 콘서트’가 여론의 질타 속에 월드컵 경기장 옆 고산정수장내 특설무대로 바뀌게 된 것.

 

TBC는 21일 오전에 '창사기념 특집쇼 장소변경 안내'를 홈페이지를 통해 알렸다. 25일 콘서트를 불과 나흘 앞둔 상황이었다.

 

TBC(사장 이노수)는 오는 25일, 대형 스타들이 총동원된 창사 13주년 기념 특집쇼 ‘러브 환타지’를 예정하고 있다. 하지만 공연장이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무대를 만드는 것이어서, 안정상의 문제가 제기 되었었다.

 

이를 집중 취재한 <연합뉴스>(5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행사가 열리는 장소가 지상 50층 안팎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9개 동이 들어서는 공사 현장 한가운데로 현재 해당 아파트가 30~40층 가량 뼈대만 올라간 상태여서 공연장소로는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최 측은 경호인력 84명을 행사 당일 현장에 배치하는 한편 경찰과 소방인력도 요청키로 했지만, 예상 관람 인원을 감안할 때 안전 관리상 턱없이 부족하다” 며 '공사장 안정성' 문제를 강조했다.

 

방송사 관계자, 10대들은 뒤쪽으로, 의자는 묶을 계획?

 

한편 해당 기사에서 경찰관계자는 ‘경찰로서는 행사장 외곽 교통관리와 질서 유지 인력을 배치하겠지만 공사현장 내부인 점을 감안, 관람객들에게 공사현장 관계자들이 착용하는 안전모를 착용시키도록 주최 측에 요청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라고 보도하고 있다.

 

방송사 관계자는 "이번 행사가 시청자들을 무료로 초대하는 창사기념행사인 만큼 사전에 초대권을 8500장만 배부하고 관람객들 사이에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한편 행사 사흘 전부터 건설자재와 컨테이너 박스를 치우는 등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객석을 섹터별로 철저히 구분해 자칫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10대들을 뒷좌석으로 배치하고 의자와 의자를 묶을 계획이어서 관객이 한꺼번에 몰릴 우려는 없다"고 덧붙였다.

 

TBC 시청자 게시판, ‘콘서트 취소, 장소변경’의견 봇물

 

한편 <연합뉴스>보도가 인터넷 포털사이트로 전송되면서 TBC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공연장 문제를 제기하는 시민들의 의견이 하루만에 20여건 등록되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빠”라고 밝힌 최병남씨는 “넓은 장소를 구해서 할 것이지 하필이면 공사장이며 …(중략)… 혹여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다면 …걱정입니다”, 박태섭씨는 “공사현장 보니깐 위험할꺼 같은데 괜찮나요? 벌써 아파트도 높이 세워져있고 철제물도 있는데.”라고 공사현장의 안정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이거 미친거 아닙니까‘라고 제목을 올린 이제윤씨는 “누구 깔려죽는 꼴 보고싶습니까? 제정신이라면 이거 취소하십시오”, 소선미 씨는 “아예 가수들이랑 사람들 다 죽이지 그러냐? 책임은 누구한테 지울 건데?”라며 장소문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고, 이외에도 장소를 변경해달라는 의견도 많았다.

 

대구는 지하철 참사, 가스 폭발 등 ‘안전불감증’도시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공사 현장의 어수선함과 건축자재 들로 인해 안전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사현장에서 안전모를 쓰고 스타공연을 보는’ 웃지 못할 상황을 연출할 뻔 했던, TBC 창사 13주년 콘서트.

 

뒤늦게 콘서트 장소 변경에 대해 ‘다행이다’고 생각되지만, 도대체 어떻게 ‘위험한 장소에서 대형 콘서트’를 기획할 수 있었을까? . ‘안정불감증’ 불치병으로 남을 것인가?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오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글쓴이는 참언론대구시민연대 (www.chammal.org) 사무국장입니다.


태그:#TBC, #공사장 콘서트, #비판여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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