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광우병 공포' 확산을 차단하려고 하고 있지만, 파문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이번에는 공무원 노조가 나섰다.

정운천 농림식품부장관의 “정부청사에 1년간 미국산 꼬리곰탕을 메뉴로 올리겠다”는 발언을 두고 공무원들이 발끈하고 나선 것. 이는 공무원을 ‘광우병 마루타’로 삼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공무원노조)은 8일 성명을 통해 “만일 정 장관의 발언이 현실화된다면 ‘광우병 구내식당 거부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전제한 뒤, “장관들의 구내식당 이용여부 또한 매일 조사해 공개할 것”이란 방침을 내세웠다.

"쇠고기 협상 관련 공무원 모조리 미국산 쇠고기 먹는지 감시할 것"

공무원노조는 “공무원을 광우병 임상실험 대상으로 삼겠다는 장관의 발언은 안 그래도 퇴출 등 각종 구조조정 정책으로 사기가 저하된 공무원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농림식품부장관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무원노조 정용천 대변인은 “지금 공무원들은 가뜩이나 연금문제, 구조조정 문제 등으로 분개해 있는 상황인데 정 장관의 발언은 기름을 더 부은 격이 됐다”며 “담당 장관뿐만 아니라 쇠고기 협상과 관련된 모든 관료들이 과연 구내식당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있는지 꼼꼼히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대변인은 “장관 발언을 규탄하고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방침’을 철회시키기 위해 ‘1인 시위’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강력한 자세로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무원이길 포기한 공무원... 즉각 사퇴해야"

한편 공무원노조는 “공무원은 국민에 봉사하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다른 무엇보다 소중히 여겨야 하는데 쇠고기 협상에 나섰던 사람들은 자신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담당 공무원의 문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공무원노조는 “대통령의 압박이든 장관의 압박이든 공무원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정치권의 압박을 이겨낼 자신이 없었다면 압박의 실체와 주체 등 진실을 밝히고 공직을 물러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대변인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이 자신의 신조라 할지라도 이를 주장하는 것은 공무원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라며 “국민입장을 고려 않고 자기 주장만 일방적으로 내뱉는 사람들은 공무원의 자격이 없는 만큼 즉각 자진사퇴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