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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뇌> <파피용> 등의 베스트셀러 소설로 국내에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47)가 6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개미> <뇌> <파피용> 등의 베스트셀러 소설로 국내에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47)가 6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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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세계 유명 작가들의 잇단 한국 방문이 예정된 가운데 <개미> <뇌> <파피용> 등의 베스트셀러 소설로 국내에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47)가 6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29일 개막하는 '월드사이언스 포럼 2008 서울'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5일 한국을 찾은 베르베르는 26일에는 교보문고에서 '팬 사인회'를, 27일에는 '해피 베르베르 데이' 콘서트를 가졌다. 포럼에 앞서 한국 독자들과 만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베르베르를 만나 한국과 그의 문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6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한국에 독자층이 굉장히 두터운데 한국 방문 소감이 어떤가.
"한국은 정말 좋아할 수밖에 없는 나라이다. 나를 작가로서 발견해 준 첫 번째 나라이고 나를 이벤트처럼 특별한 현상으로 만들어준 나라가 한국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알려진 것은 그 이후다. 그래서 한국은 나에게 친구 같은 존재이고, 정말 좋아한다. 한국 독자들이 나에게 관심을 갖는 것처럼 나 역시 한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항상 관심을 갖고 있다." 

- 오는 29일 개막하는 '월드사이언스 포럼'에서 '뇌의 비밀'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내용인지 짤막하게 소개를 부탁한다.
"'뇌'는 인류가 가장 마지막에 발견할 대륙이라고 생각한다. 인간 지성의 발전과 진화에 대한 얘기를 할 생각인데, 내 작품 <뇌>와 연관된 얘기가 될 것 같다. 작품 <뇌>는 뇌를 이해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인간의 뇌가 위대한 것은 의식과 자각을 할 수 있다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컴퓨터의 지능은 사람보다 뛰어난 부분이 있지만 그것을 스스로 자기가 존재하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지 않나.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할 것 같다. 따로 원고를 준비해오지는 않았다. 즉석에서 그 순간의 분위기에 맞는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하겠다."

- 직접 촬영한 영화 상영회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28일 한국독자에게 선보이는 영화는 작년에 프랑스에서 발표한 <우리 친구 지구인>이라는 영화다. 외계인이 지구인을 관찰하는 형태의 이야기인데 우리가 모르는 지구인을 찍는 것 같은 느낌으로 찍었다. 3개월간의 촬영기간이 있었는데 1개월은 그냥 사람을 관찰하는 것이고, 2개월째는 지구인들 속에 들어가 지구인들의 사는 모습을 들여다 본 것이고, 3개월째는 큰 우리를 만들어서 우리 안에 사람들을 넣어놓고 찍었다. 그렇게 외계인들이 지구인을 보면서 인간을 이해해나가는 과정인데,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더군다나 자신이 지구동물과 똑같은 동물 중의 하나라는 것은 더 더욱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 같다. 프랑스에서는 배급이 잘 되지 않아 컬트무비가 되어 버렸다.(웃음)"

영화 <우리 친구 지구인>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하이퍼텍 나다에서 7시 30분에 상영된다.

"한국은 굉장히 다이내믹한 나라"

베르베르는 한국의 이미지에 대해 "다이나믹하고 역동적인 나라"라고 말했다.
 베르베르는 한국의 이미지에 대해 "다이나믹하고 역동적인 나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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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으로 독자층이 넓지만 특히 한국에 독자층이 두텁다. 왜 한국에 독자가 많다고 생각하는가?
"<개미> 출간 이후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은 굉장히 다이내믹하고 역동적인 나라라는 인상을 받았다. 프랑스가 과거를 회고하는 나라였다면 한국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막 달려 나가는 나라처럼 보였다. 그러한 생명력이 한국을 끊임없이 변화하게 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한 것 같다. 나의 작품은 프랑스의 문학사조와 전혀 다른 것이었기 때문에 처음에 프랑스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런 것이 한국에서 읽힌 것이다. 또 전쟁과 같은 위협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내 문학의 소재가 되는 과학과 인류의 미래에 대한 관심도가 다른 나라보다 높은 것 같다."

- 최근 러시아에서도 많은 인기가 있다고 들었다.
"러시아에서의 인기는 아주 최근의 일이다. 항상 뜻하지 않은 일들로 나를 알리게 되는 것 같다. 러시아에서 교통사고로 다친 한 남자가 병원에 있으면서 내 작품인 <천사들의 제국>을 읽고 감동을 받아 스스로 번역해 인터넷에 올린 것이 계기가 돼 책으로까지 출판되게 됐다."

- 얼마 전 프랑스에서 장편소설 <신>을 출간했다. 현지 반응과 책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신>은 총 세 권의 책으로 구성된 시리즈물인데, <우리는 신>, <신들의 숨결>, <신들의 미스터리>가 바로 그것이다. 올해까지 매년 한 권씩 발표했는데 6년의 준비기간까지 포함해 총 9년이 걸렸다. 큰 프로젝트에 도전을 한 것인데, 이제까지 쓴 것 중에 가장 큰 반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 <개미>보다 더 많이 판매가 됐다. 

<신>시리즈는 우주에 관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신> 이전에 발표한 <타나토노트>가 저승을, <천사들의 제국>이 하늘과 인간세상을 담았다면 <신>은 그동안에 보여준 세계를 아우르는 완결판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만큼 굉장히 많은 인물과 다양한 배경이 등장한다."

국내판 <신>은 현재 번역작업 중에 있으며, 5~6권의 시리즈로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출간될 예정이다.

"글은 불안감을 넘어서게 하는 치료제 같은 것"

"어렸을 때 기분이 안 좋으면 글을 쓰곤 했는데 그러면 기분이 좋아졌다. 나에게 글을 쓰는 것은 무엇인가를 먹는 것과 같은 것이다."
 "어렸을 때 기분이 안 좋으면 글을 쓰곤 했는데 그러면 기분이 좋아졌다. 나에게 글을 쓰는 것은 무엇인가를 먹는 것과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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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작'(多作)하는 작가인데 하루에 얼마나 글을 쓰는지 평소 일과가 궁금하다.
"보통 7시 30분에 기상해 8시에 집근처 카페에 간다. 카페 구석에서 사람들을 쳐다보면서 12시 반까지 글을 쓴다. 전에는 집에서 작업을 했었는데 사람을 보면서 하는 작업의 필요성을 느껴 카페에서 글을 쓰고 있다. 현재 쓰고 있는 글은 오는 10월 발표할 소설집에 들어갈 작품이다. <나무>처럼 짤막한 단편들을 쓰고 있다. 그렇게 12시 30분까지 작업을 마치고 오후 1시에는 내 글에 대한 자문을 얻기 위해 과학자분들과 점심식사를 한다. 오후에는 나에 대한 기사들과 자료들을 정리하고 영화나 연극쪽(희곡) 작업을 한다. 한 마디로 오전에는 좀 심각한 일들을 하고 오후에는 즐기는 일들을 하는 편이다.

저녁에는 친구들과 식사를 하는 편인데 매일매일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다.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은 나에게 늘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뇌에 새로운 것을 공급하지 않게 되면 뇌는 잠들게 된다. 건강한 몸을 위해 운동을 하듯 상상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정보를 뇌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 그렇게 글을 쓰게 하는 창작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나에게는 어떤 불안증 같은 것이 있다. 어렸을 때 기분이 안 좋으면 글을 쓰곤 했는데 그러면 기분이 좋아졌다. 나에게 글을 쓰는 것은 무엇인가를 먹는 것과 같은 것이다. 불안감을 넘어서게 하는 치료제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되지 않았더라도 글은 계속 썼을 것 같다. 독자들에게도 나에게처럼 치료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여러 작품을 통해 인류의 많은 문제와 진보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왔는데 인류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인구증가라고 생각한다. 현재 세계에 약 60억 정도의 사람이 살고 있는데 계속 늘고 있으며 곧 100억이 될 것이라고 한다.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인구가 계속 늘어날수록 물과 공기는 오염되고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할 자연은 파괴될 것이다. 생태학자인 한 친구에 따르면 지구의 가장 이상적인 인구는 10억 정도라고 한다. 물론 인구를 감소시키는 일은 매우 정치적인 용기가 필요한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전 세계 대표가 모여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또 그것이 가능하려면 인류가 그랬듯 엄청난 재난이 있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 마지막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한국 독자 여러분들이 있어줘서 늘 감사하다. 글을 쓸 때에는 항상 한국어로 번역될 것을 생각하고 있다. 몇몇 작품에서 한국인 인물을 넣었듯 <신> 시리즈 중에 하나인 <우리들의 신>에도 한국 인물이 있다. 젊은 여성인데 '은비'라는 인물이다. 앞으로도 한국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베르베르는 29일 월드사이언스 포럼 개막식과 30일 포럼에 참석한 뒤 5월 1일 출국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방한 기간 중에 장편 애니메이션 <원더풀 데이즈>를 만든 김문생 감독과 만나 <개미>를 애니메이션 영화로 만드는 작업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컬처뉴스>(http://www.culturenews.net)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개미 1 (양장) - 제1부 개미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열린책들(2001)


태그:#베르베르, #베르나르 베르베르, #개미, #뇌,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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